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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01
2017.12.26 03:01

하지권 JiKwon Ha

조회 수 331 추천 수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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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제목 해인사 강원 사진展
전시기간 2017. 12. 23 ∼ 2018. 1. 7
전시장소 해인사 구광루
갤러리 주소 경남 합천군 가야면 해인사길 122 Tel. 055-934-3000
지도보기 http://naver.me/5cFfGPIV
“강원 사진을 찍읍시다.” 올봄 해인사 강원의 학감스님에게서 뜻밖의 제안을 받았을 때 하지권은 머리끝이 쭈뼛 서는 것 같은 전율을 느꼈다. 불교 사진을 17년 간 찍어왔고, 팔만대장경 디지털화 작업을 하며 7년 간 머물렀던 곳이 해인사였기에 강원이 어떤 곳인지 잘 알고 있었다. 강원은 승가대학, 즉 스님들의 대학이다. 선지식을 모시고 승가의 가풍과 법도를 익히는가 하면 경전과 어록을 공부하면서 수행자로서의 자질과 자세를 가다듬는다. 규모가 큰 강원은 전국적으로 22개 곳에 이르는데, 이 중에서 비구 강원으로 가장 규모가 큰 것이 바로 해인사 강원이다.
  • ⓒ하지권 JiKwon Ha
  • ⓒ하지권 JiKwon Ha
  • ⓒ하지권 JiKwon Ha
    법고
  • ⓒ하지권 JiKwon Ha
    법당
  • ⓒ하지권 JiKwon Ha
    소임
  • ⓒ하지권 JiKwon Ha
    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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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불
  • ⓒ하지권 JiKwon Ha
    용맹정진
  • ⓒ하지권 JiKwon Ha

해인사 강원 사진展


불교 사진가 하지권 개인전 ‘절집, 세 번째 이야기-해인사 강원’

- 깨우침을 향해 쉼 없이 나아가는 학승의 치열한 일상을 담은 사진전
- 일반인에게 굳게 닫힌 강원의 내밀한 모습을 98점의 사진에 담아
- 17년 간 불교사진 찍어온 다큐멘터리 사진가 하지권의 네 번째 개인전
- 오는 12월 23일부터 내년 1월 7일까지 해인사 구광루에서 열려

“강원 사진을 찍읍시다.”
올봄 해인사 강원의 학감스님에게서 뜻밖의 제안을 받았을 때 하지권은 머리끝이 쭈뼛 서는 것 같은 전율을 느꼈다. 불교 사진을 17년 간 찍어왔고, 팔만대장경 디지털화 작업을 하며 7년 간 머물렀던 곳이 해인사였기에 강원이 어떤 곳인지 잘 알고 있었다.

강원은 승가대학, 즉 스님들의 대학이다. 선지식을 모시고 승가의 가풍과 법도를 익히는가 하면 경전과 어록을 공부하면서 수행자로서의 자질과 자세를 가다듬는다. 규모가 큰 강원은 전국적으로 22개 곳에 이르는데, 이 중에서 비구 강원으로 가장 규모가 큰 것이 바로 해인사 강원이다.

강원은 일반인에게는 굳게 문을 걸어 닫은 스님들만의 영역이다. 공부하는 스님들의 치열함과 스님으로서의 존재감이 그 무엇보다 큰 곳이기도 하다. 그러한 강원의 문을 열고 들어가 감춰져 있던 스님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을 수 있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하지권은 잘 알고 있었다.

사진가 하지권의 98점 사진 속에는 해인사 강원 스님들의 치열한 수행과 학습, 그리고 일상의 모습이 담겨 있다. 스님들이 공부하고 토론하는 모습, 울력하는 모습, 법당에서 예불을 드리는 모습, 법고 두드리는 연습을 하는 모습, 그리고 일주일간 잠을 자지 않고 참선에 몰두하는 용맹정진 등 다양한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다.

하지권은 처음 강원 스님들과 상견례를 나누던 올봄을 떠올린다.
“강원이 개방됐다. 스님의 마음도 열려야 내가 사진을 찍는다.” 이런 생각을 하며 카메라를 들었지만, 왠지 모르게 가슴은 답답했다. 작업의 본질을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이들은 왜 스님이 되고 싶었을까? 물음표만 머릿속에 떠다녔다. 그러던 중 강원 학감스님과 대화를 나누다가 돌파구를 찾았다.
“이 사람들은 행복하기 위해, 행복을 공부하기 위해 온 사람들입니다.”
‘행복’이라는 말이 가슴에 크게 와 닿았다. ‘행복한 수행자’의 모습을 담아야겠다고 결심했다. 늘 스님의 하루를 함께 하며 같이 어울렸다. 밤 새워 3천배를 하는 스님 곁을 지켰고, 요가나 축구를 하며 단련을 할 때도 함께 어울렸다.
어느 순간 스님들의 굳은 표정이 펴지고 웃음이 보이기 시작했다. 하얀 스크린 앞에서 장난기 어린 표정을 짓거나 익살스러운 포즈를 잡기도 했다.
“이때부터 사진이 풀리기 시작했다.”
사진이 가진 기록성을 바탕으로 찍되 현장에 머물며 집중하다 보면 미학적인 것들이 보였다. 하지권은 그 미학적인 부분 역시 스님이 추구하고 있는 행복에 대한 본질과 맞닿아 있다고 믿는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사진 가운데 하얀 스크린을 배경으로 스님들의 포트레이트를 찍은 작품들에선 스님의 눈빛과 순수함을 읽을 수 있다. 늘 풍경 속에 또 다른 풍경으로만 존재하던 스님들이 풍경을 배제한 채 그 자신으로서만 설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스님의 얼굴, 복장, 손에 든 물건들도 스님을 말해준다.

큰 나무 아래서 법고 연습을 하는 사진은 전국대회에서 1등을 놓치지 않는 해인사 스님들의 법고 실력의 원천을 보여준다. 아직은 북채 잡는 것도 서툰 1학년 스님들이 땀을 뻘뻘 흘리며 연습에 연습을 반복한다. 어느 순간 즉흥으로 합주를 하기도 하고, 4학년쯤 되면 북채를 들고 날아다닐 정도로 놀라운 솜씨가 된다.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는 사시예불 때 법당에서 창밖을 내다보는 스님의 사진도 눈에 띈다. 노전스님의 구성진 예불 소리에 이끌려 법당에 올라간 하지권은 우연히 창밖에 지긋한 시선을 보내고 있는 스님을 보게 된다. 한 사람은 사진가이고 한 사람은 스님이지만, 같은 곳에서 같은 예불 소리를 들으며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는 두 사람. 하지권은 ‘내가 왜 이 자리에 있는가’를 생각했고, 스님 역시 같은 생각을 하고 있지 않았을까 짐작한다.

용상방 아래서 스님들이 대나무 옷걸이에 가사장삼을 정리하는 사진도 있다. 예전에 강원에 스님들이 많을 때에는 대방의 중간 곳곳에 대나무 옷걸이가 있을 정도였는데, 지금은 한 칸만 옷걸이가 있다. 예불을 마친 뒤 멋있고 화려한 가사장삼을 벗고 울력을 하기 위해 평상복을 갈아입는 스님들을 보며 하지권은 옷 갈아입는 것도 수행의 하나라는 것을 깨닫는다.

모든 것이 급변하는 시대, 사찰도 예외는 아니다. 그런 흐름 속에서 해인사 강원 스님들의 시각화 작업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올 6월부터 시작된 하지권의 해인사 강원 작업은 내년 봄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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