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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그늘 - 탄광촌 철암의 오늘 광부들의 삶의 터전이자 아버지의 기억 속 탄광촌 마을, 검은 얼굴에 하얀 이를 보이시며 퇴근하시던 광부 아버지의 기억은 삼방동의 젖줄인 두골산(頭骨山)에서 찾아들어간다 다리를 뻗듯 뻗어 내려온 그길 끝에 비스듬하게 옹기종기 자리 잡은 삼방동 마을 60~70년대 막장에서의 황금를 꿈꾸며 모여든 사람들이 이곳 삼방동에 둥지를 틀기 시작하였다 하나의 우물에 공동화장실을 양보하며 살았었다 살기위한 목적 하나로 작은 공터에 나무를 얼기설기 엮으면 집이 되었고 쌓인 눈에서 물이 떨어지면 지붕위에 누런 종이를 덧 씌워 골탄과 모래를 섞은 후 여러 번 바르고 나면 그것이 단단한 “루핑지붕”이 되었던 것이다 연탄불에 된장 익어가는 냄새가 마을을 휘 젖고 황금색 도시락 보자기를 든 광부들이 출근하는 시간이 되면 여자라는 이유 하나로 골목길을 나서지 못했었다 광부가 보이면 집으로 들어가거나 뒤돌아가기가 일쑤였고 여자가 그 앞을 가로지르거나 앞질러간다면 막장에서 사고가 난다는 속설 때문에 여자는 미물의 존재로 여겼던 것이다 햇살이 산기슭을 오르고 광부가 출근 하고나면 우물에서 광부의 땀 냄새와 검은 분진을 씻어내며 세상얘기, 광부 가족들의 애환들을 주고받으며 서로를 위로한다. 가슴 답답한 속을 애꿎은 검은 옷에 화풀이 하듯 꾹꾹 밟으며 빨았으며 그로 인해 철암천에는 늘 검은 물이 흘렀다고 한다 암모니아 가스가 스멀거리는 공동화장실에서 목울음 넘기다 못해 서러움을 토했다고 한다 석탄합리화 정책 이후 하나 둘 폐광이 늘어가면서 고향이라 여기며 살았던 이곳을 떠나는 사람들로 인해 옥수수 낱알 빠지듯 빈집이 늘어나고 철거가 되면서 그 자리는 남은 사람들의 야채 밭으로 변해 갔다. 광부의 눈치를 보며 뒤돌아섰던 그 골목엔 벽화가 그려지고 탄광촌의 흔적을 찾으려는 사람들에게 작은 실마리만 안겨줄 뿐이다 강남처럼 번성했던 옛 시절은 지폐를 물고 있는 만복이의 형상으로 표현되고 1세대의 남은 검은 산업전사는 진폐라는 또 다른 고통으로 인생의 남은 시간을 싸움으로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철암천 위에 인위적으로 나무를 놓아 공간을 넓혀 생활한 것이 까치발 건물이다 지금은 탄광촌 사람들의 생활상을 그대로 보존해 “철암 역사촌 박물관”으로 운영되며 많은 관광객들이 그 시대의 생활상을 보며 안타까움과 고달픈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일제 강점기를 지나 석탄 산업발전사와 근대화 과정을 보여주는 산업유산인 “철암 역두 선탄장”은 1935년에 준공된 등록 문화재 제 21호로 지정되어 있다 검은 분진이 덕지덕지 묻은 얼굴에 구슬땀을 닦아가면서 착암기의 진동으로 인해 온몸이 바들바들 떨면서 캐내어진 석탄들은 지하 컨베어 벨트를 타고 이곳 선탄장으로 집결된다. 광부가 막장 사고로 사망하면 그 부인이 가장(家長)의 생계를 위해 일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어 선탄부에서 잡목과 폐석을 고르는 작업을 하였던 것이다 시계를 쳐다볼 겨를도 없이 폐석을 고르고 나면 검게 변한 모자와 하얀 마스크가 검은 마스크가 되고 눈썹위에 가라않은 분진을 털어 낼 시간도 없이 가족을 위해 시장을 간다 많은 사람들로 인해 서로 부딪히며 걸어 다녔던 시장은 철거라는 명분아래 떠난 자리와 남은 자리가 분명해 졌고 그나마 남은 상가에는 인기척이 그립다 시간을 잃어버린 것처럼 낡은 철암시장은 정이 그리운 사람들의 어깨가 무겁기만 한데 나무판자 건물로 날려드는 눈바람이 매정하기까지 하다 어느 허름한 가게 안에서는 끓어오르는 주전자의 증기에 온기를 느끼는 사람들의 한스런 수다가 이어지고 시장골목은 커피 향으로 채워졌다. 거대한 인정으로 꿈을 지녔고 영원히 존재 할 것 만 같았던 철암시장은 뭉텅뭉텅 부셔지고 무너지면서 삐죽한 철골들이 앙상하게 드러나고 날리는 분진에 가던 길을 멈춘 사람은 물끄러미 바라보며 가슴을 쓸어내린다. 내리치는 것에 힘없는 상가들은 폐광 후 떠났던 그 사람들처럼 그렇게 먼지 속에 하나 둘 사라져만 갔다 광활한 공터가 되면서 찾아드는 상인들로 인해 천막을 치고 물건을 정리하고 찾는 사람들과 하나가 되니 또 다른 노점시장이 형성 되었다 꿈꾸는 사람들이 있는 한 철암시장은 다시 살아날 것이다 막장의 특성상 안전을 위해 찾는 피넷골 입구의 교회는 탄광촌 사람들의 마음의 안식처이다 팔순의 노모, 젊은 새댁, 누구나 할 것 없이 손이 부르트도록 빌고 또 빌었었다 교회의 종소리가 울리면 막장의 안전을 떠 올리며 고개 숙였을 것이다 마을길을 굽이굽이 돌아 올라가면 피넷골의 가장 깊숙한 곳에 막장 사고로 돌아가신 분들의 위패가 모셔져 있고 광부들의 아픔을 덤덤히 지키며 위로하는 ‘흥복사(興福社)’가 자리해 탄광촌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고 있다 탄광촌 사람들의 무거웠던 삶의 타래들을 흑백으로 담아낸다는 것이 그리 호락하지만은 않았다 사고 난 막장의 광부를 구급차에 태워 보낸 후 눈물을 닦는 광부의 아픔과 울음, 그리고 불안감, 그 불안감을 평생 품고 사셨던 아버지 낡아지고 사라져 가는 삼방동의 움직임, 남은 사람들의 허전함, 저탄장을 바라보며 지그시 눈 감으시던 할아버지, 우물 두레박 들고 연탄과 함께 시작해 같이 늙어간다며 웃음보이시던 할머니, 광부들의 고단했던 삶을 밤낮을 번갈아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며 아버지의 기억들을 낱낱이 기록하였다. 막장의 검은 탄벽을 기둥 삼아 살아가는 광부들의 진솔함을 담는 순간 자신을 낮출 수밖에 없었다. 그분들의 숨 막히는 막장은 현실을 거부 할 수 없는 역동의 그 자체, 아버지를 보았던 것이다 탄광촌의 밤은 평온 그 자체였지만 무거웠던 삶의 짐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고 골목을 울리는 코고는 소리는 정겹기까지 하였다 천막을 이불삼아 하루를 견뎠던 철암의 노점시장 사람들에겐 보약과도 같은 따스한 밤 이였으리라 북적였던 삼방동의 과거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떠나가고 빈집이 늘어나면서 그 추억을 찾아 들어오는 관광객들의 수효가 늘어나는 만큼 새로이 변해 갈 것이다 새로운 변모아래 탄광촌 사람들의 검은 생활은 그들의 역사 속에서 유구할 것이다 아버지의 발자취를 찾고 기록하는 것에도 더욱 더 매질을 할 것이다
  • ⓒ박병문 PARK BYUNG MOON
    아버지의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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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의 그늘

아버지의 그늘 - 탄광촌 철암의 오늘


광부들의 삶의 터전이자 아버지의 기억 속 탄광촌 마을,
검은 얼굴에 하얀 이를 보이시며 퇴근하시던 광부 아버지의 기억은
삼방동의 젖줄인 두골산(頭骨山)에서 찾아들어간다
다리를 뻗듯 뻗어 내려온 그길 끝에 비스듬하게 옹기종기 자리 잡은 삼방동 마을
60~70년대 막장에서의 황금를 꿈꾸며 모여든 사람들이 이곳 삼방동에
둥지를 틀기 시작하였다 하나의 우물에 공동화장실을 양보하며 살았었다
살기위한 목적 하나로 작은 공터에 나무를 얼기설기 엮으면 집이 되었고
쌓인 눈에서 물이 떨어지면 지붕위에 누런 종이를 덧 씌워 골탄과 모래를 섞은 후
여러 번 바르고 나면 그것이 단단한 “루핑지붕”이 되었던 것이다
연탄불에 된장 익어가는 냄새가 마을을 휘 젖고 황금색 도시락 보자기를 든 광부들이 출근하는 시간이 되면 여자라는 이유 하나로 골목길을 나서지 못했었다
광부가 보이면 집으로 들어가거나 뒤돌아가기가 일쑤였고
여자가 그 앞을 가로지르거나 앞질러간다면 막장에서 사고가 난다는 속설 때문에 여자는 미물의 존재로 여겼던 것이다
햇살이 산기슭을 오르고 광부가 출근 하고나면 우물에서 광부의 땀 냄새와 검은 분진을 씻어내며 세상얘기, 광부 가족들의 애환들을 주고받으며 서로를 위로한다.
가슴 답답한 속을 애꿎은 검은 옷에 화풀이 하듯 꾹꾹 밟으며 빨았으며 그로 인해 철암천에는 늘 검은 물이 흘렀다고 한다
암모니아 가스가 스멀거리는 공동화장실에서 목울음 넘기다 못해 서러움을 토했다고 한다
석탄합리화 정책 이후 하나 둘 폐광이 늘어가면서 고향이라 여기며 살았던 이곳을 떠나는 사람들로 인해 옥수수 낱알 빠지듯 빈집이 늘어나고 철거가 되면서 그 자리는 남은 사람들의 야채 밭으로 변해 갔다. 광부의 눈치를 보며 뒤돌아섰던 그 골목엔 벽화가 그려지고 탄광촌의 흔적을 찾으려는 사람들에게 작은 실마리만 안겨줄 뿐이다
강남처럼 번성했던 옛 시절은 지폐를 물고 있는 만복이의 형상으로 표현되고 1세대의 남은 검은 산업전사는 진폐라는 또 다른 고통으로 인생의 남은 시간을 싸움으로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철암천 위에 인위적으로 나무를 놓아 공간을 넓혀 생활한 것이 까치발 건물이다 지금은 탄광촌 사람들의 생활상을 그대로 보존해 “철암 역사촌 박물관”으로 운영되며 많은 관광객들이 그 시대의 생활상을 보며 안타까움과 고달픈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일제 강점기를 지나 석탄 산업발전사와 근대화 과정을 보여주는 산업유산인 “철암 역두 선탄장”은 1935년에 준공된 등록 문화재 제 21호로 지정되어 있다
검은 분진이 덕지덕지 묻은 얼굴에 구슬땀을 닦아가면서 착암기의 진동으로 인해 온몸이 바들바들 떨면서 캐내어진 석탄들은 지하 컨베어 벨트를 타고 이곳 선탄장으로 집결된다.
광부가 막장 사고로 사망하면 그 부인이 가장(家長)의 생계를 위해 일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어 선탄부에서 잡목과 폐석을 고르는 작업을 하였던 것이다
시계를 쳐다볼 겨를도 없이 폐석을 고르고 나면 검게 변한 모자와 하얀 마스크가 검은 마스크가 되고 눈썹위에 가라않은 분진을 털어 낼 시간도 없이 가족을 위해 시장을 간다
많은 사람들로 인해 서로 부딪히며 걸어 다녔던 시장은 철거라는 명분아래 떠난 자리와 남은 자리가 분명해 졌고 그나마 남은 상가에는 인기척이 그립다
시간을 잃어버린 것처럼 낡은 철암시장은 정이 그리운 사람들의 어깨가 무겁기만 한데 나무판자 건물로 날려드는 눈바람이 매정하기까지 하다
어느 허름한 가게 안에서는 끓어오르는 주전자의 증기에 온기를 느끼는 사람들의 한스런 수다가 이어지고 시장골목은 커피 향으로 채워졌다.
거대한 인정으로 꿈을 지녔고 영원히 존재 할 것 만 같았던 철암시장은 뭉텅뭉텅 부셔지고 무너지면서 삐죽한 철골들이 앙상하게 드러나고 날리는 분진에 가던 길을 멈춘 사람은 물끄러미 바라보며 가슴을 쓸어내린다.
내리치는 것에 힘없는 상가들은 폐광 후 떠났던 그 사람들처럼 그렇게 먼지 속에 하나 둘 사라져만 갔다
광활한 공터가 되면서 찾아드는 상인들로 인해 천막을 치고 물건을 정리하고 찾는 사람들과 하나가 되니 또 다른 노점시장이 형성 되었다
꿈꾸는 사람들이 있는 한 철암시장은 다시 살아날 것이다
막장의 특성상 안전을 위해 찾는 피넷골 입구의 교회는 탄광촌 사람들의 마음의 안식처이다
팔순의 노모, 젊은 새댁, 누구나 할 것 없이 손이 부르트도록 빌고 또 빌었었다
교회의 종소리가 울리면 막장의 안전을 떠 올리며 고개 숙였을 것이다
마을길을 굽이굽이 돌아 올라가면 피넷골의 가장 깊숙한 곳에 막장 사고로 돌아가신 분들의 위패가 모셔져 있고 광부들의 아픔을 덤덤히 지키며 위로하는 ‘흥복사(興福社)’가 자리해 탄광촌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고 있다
탄광촌 사람들의 무거웠던 삶의 타래들을 흑백으로 담아낸다는 것이 그리 호락하지만은 않았다 사고 난 막장의 광부를 구급차에 태워 보낸 후 눈물을 닦는 광부의 아픔과 울음, 그리고 불안감, 그 불안감을 평생 품고 사셨던 아버지
낡아지고 사라져 가는 삼방동의 움직임, 남은 사람들의 허전함, 저탄장을 바라보며 지그시 눈 감으시던 할아버지, 우물 두레박 들고 연탄과 함께 시작해 같이 늙어간다며 웃음보이시던
할머니, 광부들의 고단했던 삶을 밤낮을 번갈아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며 아버지의 기억들을
낱낱이 기록하였다. 막장의 검은 탄벽을 기둥 삼아 살아가는 광부들의 진솔함을 담는 순간
자신을 낮출 수밖에 없었다. 그분들의 숨 막히는 막장은 현실을 거부 할 수 없는 역동의 그 자체, 아버지를 보았던 것이다
탄광촌의 밤은 평온 그 자체였지만 무거웠던 삶의 짐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고 골목을 울리는 코고는 소리는 정겹기까지 하였다
천막을 이불삼아 하루를 견뎠던 철암의 노점시장 사람들에겐 보약과도 같은 따스한 밤 이였으리라
북적였던 삼방동의 과거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떠나가고 빈집이 늘어나면서
그 추억을 찾아 들어오는 관광객들의 수효가 늘어나는 만큼 새로이 변해 갈 것이다
새로운 변모아래 탄광촌 사람들의 검은 생활은 그들의 역사 속에서 유구할 것이다
아버지의 발자취를 찾고 기록하는 것에도 더욱 더 매질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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