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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회 KT&G SKOPF 올해의 작가 고성, 김승구, 정정호 선발

by PhotoView posted Jun 06,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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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상상마당은 2018년 5월 31일(목) 제 11회 KT&G 상상마당 한국사진가 지원 프로그램(KT&G Sangsangmadang Korean Photographer's Fellowship, KT&G SKOPF, 스코프) 올해의 작가 3인을 선발하여 공고한다. KT&G SKOPF는 2008년부터 매년 진행해온 지원 프로그램으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갖고 있는 한국의 젊은 사진가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KT&G 상상마당의 대표적인 작가 지원 프로그램이다. 11th KT&G SKOPF 올해의 작가로 선발된 작가는 고성, 김승구, 정정호 3인이다 11th KT&G SKOPF 심사위원장 구본창은 올해의 작가 선발 심사문을 통해서 “고성 작가는 풍경을 읽어 내는 데 섬세한 시선을 가지고 있다. 적합한 장소의 선택을 통해 독특한 색감의 이미지로 이끌어내는 감각을 갖춘 것으로 기대된다. 김승구 작가는 도시에 대한 이미지를 오랫동안 작업해 왔다. 사진가로서 도시를 바라보고 기록하는 일을 오랜 시간 노력해 온 덕분에 다른 작가보다 도시를 시각화하는데 많은 경험이 있다고 생각된다. 정정호 작가는 작품을 어떻게 보여주어야 시각적인 세련미와 완성도를 만들 수 있는가에 대한 남다른 능력이 있는 것 같다. 6.25 전쟁 당시 노무자로 일을 하다가 전사한 할아버지의 삶과 전쟁에 대한 해석. 그리고 개인의 경험을 추리소설처럼 풀어나가는 상황이 흥미롭다.”고 평했다. 11th KT&G SKOPF 올해의 작가로 선발된 3인의 작가는 지원금과 멘토링 지원을 받게 된다. 또한 올해 말 선발 예정인 11th KT&G SKOPF 올해의 최종 작가 1인의 후보가 됨과 동시에 KT&G 상상마당 시네마에서 그간의 결과물을 문화예술계 인사와 대중에게 공개하는 공개 포트폴리오 리뷰의 기회를 가지게 된다.
  • ⓒ고성
    끝은 시작에 닿다, 목화종이에 잉크, 2017
  • ⓒ김승구
    밤섬, 2011
  • ⓒ정정호
    Dear my father, 80x100cm, Archival Pigment Print, 2018
KT&G 상상마당은 2018년 5월 31일(목) 제 11회 KT&G 상상마당 한국사진가 지원 프로그램(KT&G Sangsangmadang Korean Photographer's Fellowship, KT&G SKOPF, 스코프) 올해의 작가 3인을 선발하여 공고한다.

KT&G SKOPF는 2008년부터 매년 진행해온 지원 프로그램으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갖고 있는 한국의 젊은 사진가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KT&G 상상마당의 대표적인 작가 지원 프로그램이다.

11th KT&G SKOPF 올해의 작가로 선발된 작가는 고성, 김승구, 정정호 3인이다

11th KT&G SKOPF 심사위원장 구본창은 올해의 작가 선발 심사문을 통해서 “고성 작가는 풍경을 읽어 내는 데 섬세한 시선을 가지고 있다. 적합한 장소의 선택을 통해 독특한 색감의 이미지로 이끌어내는 감각을 갖춘 것으로 기대된다. 김승구 작가는 도시에 대한 이미지를 오랫동안 작업해 왔다. 사진가로서 도시를 바라보고 기록하는 일을 오랜 시간 노력해 온 덕분에 다른 작가보다 도시를 시각화하는데 많은 경험이 있다고 생각된다. 정정호 작가는 작품을 어떻게 보여주어야 시각적인 세련미와 완성도를 만들 수 있는가에 대한 남다른 능력이 있는 것 같다. 6.25 전쟁 당시 노무자로 일을 하다가 전사한 할아버지의 삶과 전쟁에 대한 해석. 그리고 개인의 경험을 추리소설처럼 풀어나가는 상황이 흥미롭다.”고 평했다.

11th KT&G SKOPF 올해의 작가로 선발된 3인의 작가는 지원금과 멘토링 지원을 받게 된다. 또한 올해 말 선발 예정인 11th KT&G SKOPF 올해의 최종 작가 1인의 후보가 됨과 동시에 KT&G 상상마당 시네마에서 그간의 결과물을 문화예술계 인사와 대중에게 공개하는 공개 포트폴리오 리뷰의 기회를 가지게 된다.
◆ 11th KT&G SKOPF INFORMATION
1. 11th KT&G SKOPF 심사위원 구성
- 심사위원장: 구본창
- 심사위원: 김옥선, 신승오, 전소록, 정현, 최성우

2. 선정방법
- 1차 포트폴리오 공모, 포트폴리오 심사를 통한 12인의 인터뷰 대상 작가 선발
- 2차 비공개 개별 심층인터뷰, 올해의 작가 3인 선발
- 3차 KT&G 상상마당 공개 포트폴리오 리뷰 및 심사, 올해의 최종작가 1인 선발

3. 지원기간
- 11th KT&G SKOPF 2018년 6월 ~ 2019년 10월까지(해당기간 지원)
- 11th KT&G SKOPF 올해의 작가 지원: 2018년 6월 ~ 12월
- 11th KT&G SKOPF 올해의 최종 작가 지원: 2019년 1월 ~ 10월

4. 지원내용
- 11th KT&G SKOPF 올해의 작가 지원 (3명): 현금 현물 포함 각 1천 만원 상당 지원
(지원금, 작품 제작비, 지원 작가 리플렛, 멘토링, 작가 프로모션 등)
- 11th KT&G SKOPF 올해의 최종 작가 지원: 현금 현물 포함 4천 만원 상당 지원
(추가 지원금, 작품 제작비, 전시 준비 지원금, KT&G 상상마당 갤러리에서 개인전,
개인 작품집, 작품 컬렉션(선택), 작가 프로모션 등)

11th KT&G SKOPF 올해의 작가 선발 심사문


구본창(심사위원장)


제 11회를 맞은 KT&G 상상마당 한국사진가 지원 프로그램(KT&G SKOPF)이 좀 더 새로운 도약을 위해 체재를 다지고 있다. 이번에 선정된 3명의 작가들이 최종 선정 여부와 상관없이 앞으로 사진가로서의 삶에 힘을 받게 되기를 기원하는 마음이다.

KT&G SKOPF는 작가들이 앞으로 하고자 하는 작업을 심사해야 한다는 점에서 선정하기가 쉽지 않다. 기존에 발표하고 완성되었던 작업을 평가하기는 오히려 수월하지만 이제 막 시작한 몇 장의 사진과 본인의 작업 계획서만을 보고 미래의 작업을 예측해야 하는 심사위원들에게야 말로 상상력이 필요하다. 작업이란 진행하면서 많은 변화가 있게 되고 추후 촬영할 수 있는 여건이 어떤 가도 중요한데 계획하고 있는 작업에 대한 심사를 한다는 것은 조금 리스크가 있다고 본다. 심사위원들은 그 작가가 기존에 해왔던 능력을 믿고 앞으로의 발전을 기대하면서 선정하게 되는 것이다.

이번에 선정된 고성 작가는 풍경을 읽어 내는 데 섬세한 시선을 가지고 있다. 가까운 가족의 임종에 대한 경험을 사진적으로 표현하려고 한다. 적합한 장소의 선택을 통해 독특한 색감의 이미지로 이끌어내는 감각을 갖춘 것으로 기대된다. 생과 사의 문제 그리고 자화상이 어떻게 어우러져 발전할지 궁금하다.

김승구 작가는 도시에 대한 이미지를 오랫동안 작업해 왔다. 사진가로서 도시를 바라보고 기록하는 일을 오랜 시간 노력해 온 덕분에 다른 작가보다 도시를 시각화하는데 많은 경험이 있다고 생각된다. 이번에는 도시 개발의 그늘 속에 가려진 밤섬의 역사에 시선을 돌렸다. 접근이 쉽지 않은 밤섬이라는 공간의 기록성, 현장성을 통한 사진 가능성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정정호 작가는 작품을 어떻게 보여주어야 시각적인 세련미와 완성도를 만들 수 있는가에 대한 남다른 능력이 있는 것 같다. 6.25 전쟁 당시 노무자로 일을 하다가 전사한 할아버지의 삶과 전쟁에 대한 해석. 그리고 개인의 경험을 추리소설처럼 풀어나가는 상황이 흥미롭다. 세련된 형식미가 작품의 내용을 앞서지 않기를 기대한다.

선정된 작가 3명에게 주어진 과제는 본인의 독특한 주제가 과연 사진이 가지고 있는 시각적인 힘만으로도 제3자에게 잘 전달될 수 있는지 더 나아가 국제적인 무대에서 작가로서 자리매김을 할 수 있는 작업이 될 것인가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

이미 10회를 거친 KT&G SKOPF를 통해 일부 작가들은 작가의 길로 한걸음 다가가고 있다. 이러한 지원 프로그램이 젊은 작가들에게 얼마나 많은 힘이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KT&G 상상마당의 계속되는 지원에 사진가의 한 사람으로 박수를 보내고 싶다.

2018년 5월
11th KT&G SKOPF 심사위원장 구본창
심사위원 김옥선, 신승오, 전소록, 정현, 최성우 일동

11th KT&G SKOPF 올해의 작가 - 고성


학력
순수미술 석사, 프랫 인스티튜트, 미국 2012

개인전
2016 “Walls and Wells”, 빛의 축제, 부에노스 아이레스, 아르헨티나
2014 “At the End of Winter”, 블루스카이 갤러리, 포틀랜드, 미국

단체전
2018 "In The Beginning:Of Species", 콜로라도 예술사진센터, 미국
“Small Works Baruch 2018”, 미시킨 겔러리, 뉴욕,
2016 “Der Greif A Process 2.0” 포토먼스 페스티벌, 폴란드
“FOCUS photo l.a”, 로스앤젤레스, 미국
2015 “Flash Forward 2015” 마젠타 파운데이션, 디비젼 겔러리, 토론토, 캐나다 등 다수

기금 및 수상
2018 11th KT&G SKOPF 올해의 작가, KT&G 상상마당, 서울, 한국
2015 필라델피아 미술관, 여성위원회 사진상 수상
2015 마젠타 재단, Flash Forward 2015 수상
2015 블러브 출판사, Photography Book Now 수상

레지던시
2017 토지 문화관, 토지문화재단, 원주, 2017

소장
아르헨티나 국립미술관, 아르헨티나
필라델피아 미술관, 미국
뉴멕시코 미술관, 미국
포틀랜드 미술관, 미국
해거티 미술관, 미국
콜로라도 예술사진센터, 미국
닻 미술관, 한국

고성 [Anchorless Land] 작업계획서


근래의 작업은 작년 제 가족의 임종전 며칠간 의식불명 상태를 지켜보며 시작하였습니다. 병원 침대 위 혼수상태의 몸을 바라볼 때면 현실감이 떨어지고 눈앞의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좋을지 알 수 없었습니다. 제 자신과 관계 맺고 있는 시간, 장소, 사람 사이에 왜곡이 일고 연결 고리가 끊긴 느낌이 들었습니다. 제가 인지하는 이 세상과 실체와의 간극을 느꼈습니다. 그것이 얼마나 넓고 깊은지 알 수 없었습니다. 잘 알 수 없는 것의 정체를 모른다는 사실이 저를 불안하게 만들었습니다. 장례를 마치고 당시 머물고 있던 강원도 산골로 돌아왔습니다. 마을엔 다 타버린 논두렁이 많았고 저는 그것을 자주 바라보았습니다. 그 위에는 지푸라기와 갈대 줄기들이 겨울바람에 날려와 드러누워있었습니다. 만약 혼수상태 때, 회생 가능이 없는 몸에서 빠져나온 정신이 어딘가에서 표류하고 있었다면 그곳은 어떤 곳이었을까요. 무엇을 바라보고 무엇을 돌아보았을까요. 어두운 숲속과 재로 덮인 들판 위를 매일 걸으며 그 답을 찾으려 했습니다. 그리고 의식의 단절, 그 공백의 공간에 대한 이미지를 그려보며 촬영을 시작했습니다.
현재 작업의 바운더리를 확장시키기 위한, 올해의 단기적 계획은 우선 특정 지역과 특정 시기에서 벗어난 접근입니다. 현재의 제출하는 포트폴리오는 강원도 원주에서 겨울과 봄 사이의 모습에 국한되어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유사한 톤의 흙과 나무 종들이 등장하였는데, 다른 계절에 다른 지역에서 이미지들을 찾고 탐구해 볼 계획입니다. 그리고 대상을 조금 더 구체화시켜보려고 합니다. 어느 지역이던 도심 밖의 작은 마을들 옆에 이름 없는 야산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산속에는 발로 밟아 만든 작은 길들이 숨어있고 그 길들은 이름 없는 무덤들로 이어지는 걸 발견하였습니다. 그 무명의 장소들, 생과 사를 잇는 길들, 그 끝의 묘들을 연관 지어 고민하여보고, 셀프 포트레잇과 함께 촬영을 연장해 보고 싶습니다.

11th KT&G SKOPF 올해의 작가 – 김승구


학력
2012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

개인전
2018 [A Day Trip], 아트비트 갤러리
2017 [Better Days], 송은수장고
<유리의 성>, BMW Photo Space
2016 [꿈에 그린], 탈영역 우정국
2015 [풍경의 목록], 송은아트큐브

단체전
2017 [아트프리즘 2017], 경기도 미술관
2016 [50X50], 아트선재
2015 [Summer Love], 송은아트스페이스
[기쁜 우리 좋은 날],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 등 다수

기금 및 수상
2018 11th KT&G SKOPF 올해의 작가, KT&G 상상마당, 서울, 한국
2018 서울문화재단 예술작품지원 전시작가, 서울문화재단
2017 BMW포토스페이스 전시작가, 고은문화재단
2016 서울문화재단 예술작품지원 전시작가, 서울문화재단
2014 송은아트큐브 전시작가, 송은문화재단

소장
경기도 미술관, 안산
고은사진미술관, 부산
동강사진박물관, 영월

김승구 [밤섬] 작업계획서


‘돌격 건설’이라는 기치를 걸고 자행된 여의도 개발 사업에 의해 밤섬에 살던 400여 명의 주민들은 강제 이주되었고, 1968년 2월 마을은 폭파되어 윤중제 공사를 위한 골재를 제공한 뒤 우리의 기억에서 잊혀갔다. 소수와 약자의 희생이 국가 발전의 자양분이 되는 모순적 구조는 독재 시대이던 당시에는 당연하게 여겨졌을 것이다. 그 후 5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밤섬은 사람의 출입이 통제된 채 자연 복원되어 2012년 람사르 습지로 지정되었다. 이 지역은 의도치 않게 도시의 한 가운데 남겨진, 개발독재와 압축성장의 그늘인 셈이다.

서울에 살면서 어린 시절부터 밤섬을 봐온 나는, 누구나 알고는 있지만, ‘감각할 수 없는 미지의 영역’으로써 이곳이 궁금했다. 이 묵은 궁금증 때문에, 어느 날부턴가 나는 서강대교 인근에서 식사를 하고, 그 주변을 산책하며 서성거렸다. 이후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서울시로부터 촬영 허가를 받았고, ‘인간이 파괴하고, 자연이 복원한 섬’에 대한 다양한 접근과 표현을 고민했으며 최종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치열하게 몸부림치며 폐허 속에서 돋아나, 바람과 물결 맞으며 서서히 구축한 ‘비정형의 역동성’, 그 ‘야생의 법칙’보다 더 좋은 아이디어는 없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2011년부터 배를 타고 들어가 무질서한 자연과 저 멀리 작은 도시를 보고 있으면, 우리가 평소 떠올리지 않는 ‘문명 이전 혹은 인류 이후’를 상상하게 된다. 어느 책에서 ‘도시는 인간의 파괴적 활동의 결과이고, 우리는 언젠가 멸종한다. 멸종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다.’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밤섬은 도시의 중심에 있으면서도 역사적 사건에 의해 문명의 바깥으로 밀려난 거친 우리 현대사의 단면인 동시에, 인류의 과거에 대한 증거이고 미래에 대한 전망이다.

11th KT&G SKOPF 올해의 작가 – 정정호


학력
2013 홍익대학교 대학원 사진학과 졸업
2009 건국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졸업

개인전
2016 Architype 7017, 갤러리정미소, 서울
2015 Fragments, Australian Centre for Photography, 시드니, 호주
2015 白의 發話, 류가헌, 서울
2014 결, 사이아트스페이스, 서울

단체전
2018 공인되지 않은 담론자들, 경기창작센터, 안산
2017 작업의 목적, 예술지구 P, 부산
2017 Current, Counihan Gallery, 시드니, 호주
2017 레시피, 예술지구 P, 부산
2017 영남문화의 원류를 찾아서 '경주남산', 신세계 갤러리, 대구

기금 및 수상
2018 11th KT&G SKOPF 올해의 작가, KT&G 상상마당, 서울, 한국

레지던시
2018 경기창작센터, 안산
2017 예술지구 P, 부산
2015 Bogong Center for Sound Culture, NSW, 호주
2014 아르코노마딕레지던시프로그램-이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정정호 <코인시던스(Coincidence)> 작업계획서


1. 할아버지
정재동. 내 할아버지는 한국전쟁 때 전사하셨다. 아버지가 한 살 무렵 할아버지는 철원 백마고지에서 폭탄에 맞아 돌아가셨고, 아버지는 그의 아버지를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어느 날 아버지는 조심스럽게 할아버지가 군인이 아니었다고 말씀하셨다. 그는 전쟁 물품을 나르던 노무자였다. 노무자는 박격포, 곡사포 및 군 보급품 등을 나르던 민간인으로서, 전쟁통에 지게를 이고서 군 물품을 운반했는데, 미군들은 이들을 가리켜 지게부대(A Frame Army)라 불렀다.
할아버지와 관련된 정보, 사진, 유품 등 작은 실마리의 이야기라도 찾기 위해 보훈처와 국방부에 자료를 요청한 상태이다. 조사 과정에서 할아버지는 얼굴 없는 숫자로만 존재하고 있었다. 나는 나의 기억(그리고 아버지의 기억)에서 부재한 할아버지와 관련한 단서나 작은 정보라도 찾기 위해 미군의 폭격 연습장이었던 농섬을 찾았다. 파헤쳐지고 무너진 섬의 산등성이를 보며 전쟁 당시의 참혹함을 간접적으로 떠올릴 수 있었고 섬 곳곳에 박힌 탄피와 포탄 흔적들은 지옥과도 같았던 당시의 풍경과 자연스레 오버랩되어 보였다.

2. 나
이상한 기분이 들어 뒤를 돌아보았다. 100미터 앞 방파제 너머로 파도가 들이치고 있었다. 이미 돌아갈 길은 바닷물로 잠긴 상태였다. 방향 감각을 잃었고 제정신이 아니었다. 이대로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갯벌을 가로지르기 시작했으나 설상가상으로 갯벌은 점점 허리까지 차올랐다.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몸은 늪처럼 빠져들었고, 여기서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바다 한가운데서 난 홀로 절규했고 절망했다.
최초 신고 후 45분 뒤 헬기가 날아왔고, 나는 가까스로 구조되었다.

3. 할아버지-나 / 백마고지-농섬 / 폭탄-바닷물
모든 것이 우연처럼 딱딱 들어맞았다.
‘총알이(바닷물이) 빗발치는(몰려오는) 백마고지에서(농섬에서) 폭탄을 나르던(폭탄을 찍던) 할아버지는(나는) 전사하셨다(죽을지도 모른다).’ 서로 마주 볼 수 없지만 한 몸인 동전(Coin)처럼 나와 할아버지도 만나지는 못했지만 피로 이어진 사이 아닌가. 죽음이 코앞까지 온 상황에서도 이 우연 같은 상황(Incidence)에 피식 미소가 번졌다.

이름과 숫자로만 존재하는 할아버지의 존재를 찾아가는 과정이 이 작업의 시작이다. 그와 관련된 정보를 많이 찾을 수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를 조사하고 찾아가는 과정은 분명 할아버지를 재구성하고 호명할 수 있는 단서가 될 것이다. 이 작업은 전쟁의 부조리함을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니다. 과거의 역사가 한 개인에게 간접적이며 지속해서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탐색하고자 한다. 과거의 역사를 찾아가며 전쟁의 아이러니함이 드러날 것이고 이미 일어난 사건과 앞으로 벌어질 우연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고 드러날지는 작업을 지속할수록 분명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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