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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12
2017.12.13 23:15

강레아 Rhea Kang 개인전

조회 수 394 추천 수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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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제목 설악의 숨
전시기간 2017. 12. 12 ~ 12. 21
전시장소 갤러리 브레송 Gallery Bresson, Seoul
갤러리 주소 서울시 중구 퇴계로 163 B1(허주회관) 02)2269-2613
작가 홈페이지 http://cafe.daum.net/eclimbing
갤러리 홈페이지 http://cafe.daum.net/gallerybresson
지난전시 http://www.ephotoview.com/exhibitions/6361
몇 년 전 <북한산의 사계>라는 제목으로 두 번째 개인전을 가졌다. 내게 북한산과 설악산은 자연 그 이상이다. 마치 내 몸이 이어진 듯 혹은 내가 산의 혈관과 뼈를 훑듯 그렇게 내 마음을 온통 홀리게 한 매혹적인 대상이다. 혈연과 에로스가 절묘하게 섞여 있다고나 할까. 나를 홀린 암벽을 바라보다가 오르며 더듬고 부여잡고 가끔은 내동댕이쳐지기도 한다. 때론 나보다 먼저 오르는 이들을 멀리서 관조하며 프레임에 가두고 담았다. 그러나 그 모든 시선이 항상 표피적이고 부분적이었다. 대상에 집착하거나 혹은 질투하는 왜곡된 사랑의 시선이랄까. 한때 작가주의를 고집해야 한다는 중압감에 시달렸다. 그러다가 문득, 작가 이전에 네가 그리 사랑하는 대상에 영혼으로 호흡하며 다가가 보았니? 라고 자문했다. 없었다. 부끄러웠다. 그래서 내 영혼을 탈곡하는 마음으로 설악산을 다니며 그 전체와 내면을 포착해보았다. 전생의 빚 갚는 심정과 부드러운 긴장으로... 장대비가 쏟아지던 어느 여름날, 작정하고 텐트를 짊어진 채 설악산으로 향했다. 종일 비로 두들겨 맞은데다 밤새 비가 그치지 않아 텐트에 물이 들기 시작했다. 비를 감상할 여지가 없었다. 새벽에 밖으로 나가니 안개와 비만 가득한 세상이었다. 심연이었다! 내 안의 바다가 고요히 드러나 있었다. 그때 내 몸은 '만 미터 심연을 본 고래의 충혈된 눈'이었다.
  • ⓒ강레아 Rhea Kang
    설악의 숨
  • ⓒ강레아 Rhea Kang
    설악의 숨
  • ⓒ강레아 Rhea Kang
    설악의 숨
  • ⓒ강레아 Rhea Kang
    설악의 숨
  • ⓒ강레아 Rhea Kang
    설악의 숨
  • ⓒ강레아 Rhea Kang
    설악의 숨
몇 년 전 <북한산의 사계>라는 제목으로 두 번째 개인전을 가졌다. 내게 북한산과 설악산은 자연 그 이상이다. 마치 내 몸이 이어진 듯 혹은 내가 산의 혈관과 뼈를 훑듯 그렇게 내 마음을 온통 홀리게 한 매혹적인 대상이다. 혈연과 에로스가 절묘하게 섞여 있다고나 할까.

나를 홀린 암벽을 바라보다가 오르며 더듬고 부여잡고 가끔은 내동댕이쳐지기도 한다. 때론 나보다 먼저 오르는 이들을 멀리서 관조하며 프레임에 가두고 담았다. 그러나 그 모든 시선이 항상 표피적이고 부분적이었다. 대상에 집착하거나 혹은 질투하는 왜곡된 사랑의 시선이랄까.

한때 작가주의를 고집해야 한다는 중압감에 시달렸다. 그러다가 문득, 작가 이전에 네가 그리 사랑하는 대상에 영혼으로 호흡하며 다가가 보았니? 라고 자문했다. 없었다. 부끄러웠다.

그래서 내 영혼을 탈곡하는 마음으로 설악산을 다니며 그 전체와 내면을 포착해보았다. 전생의 빚 갚는 심정과 부드러운 긴장으로...

장대비가 쏟아지던 어느 여름날, 작정하고 텐트를 짊어진 채 설악산으로 향했다. 종일 비로 두들겨 맞은데다 밤새 비가 그치지 않아 텐트에 물이 들기 시작했다. 비를 감상할 여지가 없었다. 새벽에 밖으로 나가니 안개와 비만 가득한 세상이었다. 심연이었다! 내 안의 바다가 고요히 드러나 있었다. 그때 내 몸은 '만 미터 심연을 본 고래의 충혈된 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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