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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08
2018.05.30 18:55

전명은 Eun Chun

조회 수 302 추천 수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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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제목 방안을 새까맣게 하니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When the room became pitch black, it began to snow.
전시기간 2018. 6. 4 ~ 8. 11
전시장소 BMW Photo Space
오프닝 2018. 6. 15(금) 18:00
갤러리 주소 부산시 해운대구 해운대 해변로 299, BMW MINI 2F (051.792.1630)
작가 홈페이지 http://chuneun.com
갤러리 홈페이지 http://www.bmwphotospace.kr
관람시간 월-금 10:00 – 18:00 / 토 10:00 – 14:00
주최 BMW동성모터스
주관 고은문화재단, 고은사진미술관
내가 만난 한 시각장애 소녀는 어떤 사람에 관해 알고 싶은 게 뭐냐는 질문에 대해, "외모를 뺀 모든 것"이 궁금하다고 대답했다. "외모"라는 단어를 "표면"으로 바꿔본다면, 그 아이가 알고자 하는 세상은 표면 위로 보이지 않는 다른 것들로 구성되어 있을 것이다. 나는 내 눈앞에 놓여진 하나의 사물을 바라보면서, 보이는 것을 뺀 다른 모든 것에 관해 궁금증을 증폭시켜보았다. 아마추어 천문가, 폴리아티스트, 시각장애인과 청각장애인, 그리고 조각가를 모델로 한 지난 작업은 특수한 감각 세계 속에 처한 이 인물들이 어떤 방식으로 자신의 세계를 극복하고 확장해나가는지를 이야기한다. 천문가가 별의 죽음을 보기 위해 전파망원경을 도구로 사용한다면, 폴리아티스트는 창문을 때리는 빗방울의 이미지를 시각화시키기 위해 모래와 풍선을 도구로 쓴다. 그렇다면 천문가의 망원경과 폴리아티스트의 모래알은, 각자 서로 다른 어떤 이미지를 시각화시키기 위해 사용된 특수한 도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새와 우산] 연작(2015)은 폴리아티스트의 작업실과 그들이 사용하는 도구를 보여준다. 소리를 통해 대상을 표현하는 폴리아티스트에게 있어서, 사물의 표면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의 세계를 이루는 사물들은 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듣고 상상하기 위한 것이다. 폴리아티스트에게 우산은 날아가는 한 마리 새이고, 국수가락은 무너지는 고층건물이며, 녹말가루는 곱게 쌓인 눈이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간의 이러한 간극은, 망막 위가 아니라 머릿속에서부터 사물을 바라봄으로써 벌어진다. 시각장애 사진가 앨리스 윙월(Alice Wingwall)은 말했다: "나는 시력을 잃었지만, 시각을 잃지는 않았다 (Though I’ ve lost my sight, I haven’t lost my vision)." 빛이 처리되는 시각체계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형태의 이미지가 결코 재현되지 않는다는 과학적 사실은 매우 상징적이다. 이미지가 시력을 통해서가 아니라, 시각화의 과정을 통해 태어난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때문이다. [다른 시를 읽는 아이](2014), [어떤 사람의 사진](2015), [금곡의 기억](2016)은 텍스트 작업을 기반으로 시각장애인들과 함께 한 프로젝트이다. 나는 안 보이는 사람들과 이미지를 공유할 수 있는 지점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매체란 사람들이 자신의 꿈을 실현시켜나가는 방법이다. 시인이 펜 끝으로 자신의 시를 찾아낸다면, 화가는 붓으로, 피아니스트는 피아노로, 사진가는 카메라로 각자가 찾던 시를, 다시 말해 각자가 꾸던 꿈을 꾸는 게 아닐까. [누워있는 조각가의 시간] 연작(2017)은 조각가였던 아버지가 남기고 간 석고모형을 촬영한 것이다. 아버지는 내가 어렸을 때 세상을 떠났으므로 그에 관해서라면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더 많다. 아버지의 조각품들을 바라보다가, 문득 조각가를 이해하는 것은 아버지를 이해하는 것이며, 아버지를 이해하는 것은 조각가를 이해하는 것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아있는 시간은 사진의 바깥으로 흐른다. 그러므로 셔터를 누르는 순간 사진가의 손가락은 곧바로 또 다른 순간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가기를 기다려야 한다고, 조각가는 내게 말했다. 전명은
  • ⓒ전명은 Eun Chun
  • ⓒ전명은 Eun Chun
    안내인-1, Archival Pigment Print, 108x144cm, 2017
  • ⓒ전명은 Eun Chun
    다른 시를 읽는 아이, Archival Pigment Print, 90x54cm, 2014
  • ⓒ전명은 Eun Chun
    안내인-3, Archival Pigment Print, 36x48cm, 2017
  • ⓒ전명은 Eun Chun
    안내인-4, Archival Pigment Print, 36x48cm, 2017
  • ⓒ전명은 Eun Chun
    새와 우산-40-5, Archival Pigment Print, 54x40.5cm, 2015
  • ⓒ전명은 Eun Chun
    새와 우산-32, Archival Pigment Print, 90x120cm, 2015
  • ⓒ전명은 Eun Chun
    방안을 새까맣게 하니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2, Archival Pigment Print, 30x24cm, 2017
  • ⓒ전명은 Eun Chun
    누워 있는 조각가의 시간-4, Archival Pigment Print, 120x90cm, 2016
  • ⓒ전명은 Eun Chun
    새와 우산-19, Archival Pigment Print, 160x120cm, 2015
백 번 듣는 것이 한 번 보는 것보다 못하다고 한다. 그만큼 우리에게 본다는 것은 세상을 판단하는 중요한 수단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본 것을 정말로 알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전명은의 이번 전시는 시각 장애인들과함께한 프로젝트에서 시작한다. 그들의 머릿속에 시각화 된 이미지는 어디서부터 오는지, 그 정체는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은 특정 감각이 부재하거나 혹은, 극대화된 상황에 위치한 사람들이 어떻게 자신의 세계를 극복하고 확장시키는지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진다. 소설가 오에 겐자부로가 오랜 친구인 음악가 다케미쓰 도루의 죽음에 부쳐 쓴 시 『’그리운 시절’로부터 답장은 오지 않는다』에서 가져온 전시명 “방안을 새까맣게 하니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는 오에의 소설 세계 전반에 나타난 극복의 메세지이자, 전명은이 표현하고자 하는 감각의 확장과 극복에 대한 함축적 메시지라 볼 수 있다.

폴리아티스트(Foley Artist)는 영화에서 효과적인 장면 연출을 위해 다양한 사물들로 영상의 효과음을 재창조한다. [새와 우산](2015)에서는 폴리아티스트들이 효과음을 만드는 과정과 도구를 촬영했다. 그들의 작업실에서 우산은 새의 날개짓이 되고, 녹말 가루는 눈 밟는 소리로 변한다. 그 과정에서 사물이 가지고 있던 본래의 쓰임새와 형태는 사라지고 청각을 통해 또 다른 이미지로 변한다. 작가는 이를 통해 우리의 인식 체계가 시각적 감각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닌 머릿속에서 사물을 해석하는 것에서 시작됨을 말한다.

[누워있는 조각가의 시간](2017)과 [안내인](2017)에서는 우리의 시각을 촉각화하고 촉감을 또다시 시각화한다. [누워있는 조각가의 시간]은 조각가였던 작가의 부친이 남기고 간 석고 모형을 렌즈를 통해 관찰하고 촬영한 작업이다. 석고 모형의 질감이 손끝에 그대로 느껴질 듯한 이미지들은 조각가가 남기고 간 모형이 실제로 만들어지기 위해 펼쳐졌을 움직임의 시간을 생각하게 한다. 동시에 부분적으로 촬영한 형태를 통해 사진에 나타나지 않은 조각의 이면을 상상하도록 만든다. 메마른 나무 가지의 가시가 마치 춤추는 무용수처럼 보이는 [안내인]에서는 촉각적 감각이 더욱 강조되어 살아 움직이는 생명력이 느껴진다.

전명은은 이번 전시 《방안을 새까맣게 하니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에서 [새와 우산], [안내인], [누워있는 조각가의 시간], 그리고 [그 사진은 어디로 갔을까]를 통해 다양한 감각을 교차시켜 보여줌으로써 우리를 공감각의 세계로 안내한다. 작가가 보여준 이미지들은 하나의 고정된 이미지로 남아있지 않고 끊임없이 우리의 감각과 인지과정에 질문을 던지면서 또 다른 감각으로 확장될 것이다.

고은사진미술관ㆍBMW Photo Space

전명은 Eun Chun


1977년 서울에서 태어난 전명은은 2002년 중앙대학교 조소과 학사를 졸업, 2009년 파리 8대학 사진과 석사를 졸업했다. 아마도예술공간, 오래된 집, 플레이스막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2018년 두산갤러리, 2017년 프랑스 파비옹 포퓰레르, 2016년 경기도미술관 등에서 주요 그룹전을 가졌다. 2017년 아마도 사진상 수상, 2015 생생화화 경기문화재단 전문예술창작 발표 지원사업 등에 선정되었다.

1977 서울 출생

학력
2009 파리 8대학 사진과 석사 졸업
2002 중앙대학교 조소과 학사 졸업

개인전
2017 «안내인», 아마도예술공간, 서울
2014 «그 사진은 어디로 갔을까?», 캔파운데이션 오래된 집, 서울
2014 «사진은 학자의 망막», 유스퀘어문화관 금호갤러리, 광주
2013 «금성망막면통과», 플레이스막, 서울

그룹전
2018 «우리는 별들로 이루어져 있다», 두산갤러리, 서울
2017 «부토그라피 2017», 파비옹 포퓰레르, 몽플리에, 프랑스
2017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하이트컬렉션, 서울
2017 «하부양생», 성북문화재단 미인도, 서울
2016 «사월의 동행: 세월호 희생자 추념전», 경기도미술관, 안산
2016 «마블링+사진;마리안 피터+전명은», 베르나르당 아틀리에 갤러리, 물랑 엉질베르, 프랑스
2015 «어떤 사람의 사진», 성북예술창작센터 갤러리 맺음, 서울
2015 «알로호모라 아파레시움», 더 텍사스 프로젝트, 서울
2015 «시간수집자:2015생생화화», 경기도미술관, 안산
2014 «블랙박스 레코더», 성북예술창작센터 갤러리 맺음, 서울
2014 «다른 시를 읽는 아이», 우리들의 눈 갤러리, 서울

수상
2017 아마도 사진상, 아마도예술공간, 서울
2017 부토그라피 경쟁부문, 몽플리에, 프랑스
2016 경기문화재단 북부문화사업단 문화예술지원사업 선정, 경기문화재단
2015 생생화화, 경기문화재단 전문예술창작 발표지원사업 선정, 경기문화재단
2014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지원사업 선정, 서울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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