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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07
2017.06.29 18:44

성남훈 Namhun Sung

조회 수 172 추천 수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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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제목 불완한 직선
전시기간 2017. 6. 28 ~ 7. 16
전시장소 서학동사진관, Jeonju
작가와의 만남 2017. 7. 1(토) 오후4시
갤러리 주소 전주시 완산구 서학로 16-17
갤러리 홈페이지 http://blog.naver.com/jungmiso77
관람시간 월, 화 휴관. 11:00 ~ 18:00
관람요금 2,000원
불완한 직선 1999년 발칸의 코소보 사태 당시 취재한 사진과 수첩을 꺼내보았다. 그 수첩의 첫 페이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인간은 그 자체가 실존이고, 그 존엄성이 인정되어야 한다. 그러나 해묵은 앙금은 작은 바람에도, 작은 물결에도 온통 흙탕물로 변하고 만다. 약 2백만 명의 코소보인들 중 절반 이상이 생명을 구하기 위해 마케도니아, 알바니아 등 주변국으로 떠났다. 발칸은 긴장과 인간적인 절규로 뒤덮여 있다. 생명에 대한 위협과 공습에 대한 공포는 그들의 생활 터전의 모든 것을 남겨둔 채 가족의 손만을 잡고 철조망을 넘게 했다.’ 2016년 발칸엔 다시 아프게 흐르는 시리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이 있다. 이들의 최종 목적지는 오로지 직선 독일이다. 2013-2016년 레바논, 요르단, 터키, 그리스, 마케도니아, 세르비아, 크로아티아, 오스트리아 등 발칸루트를 부유하는 ‘유럽 난민’들을 기록했다. 나라가 더 이상 자신들의 안전을 보장해 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생존을 위해 삶의 터전을 떠날 수밖에 없는 사람들. 일제 침략과 한국전쟁이라는 멀지 않은 근대사 속에 난민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 우리에게 ‘유럽 난민사태’는 먼 나라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5천만 명의 사람들이 난민의 삶을 살고 있고, 질병이나 배고픔으로 사망하는 난민의 80%가 여성과 노인, 어린 아이들이다. 따라서 ‘유럽 난민’의 이야기는 지구촌 인류에 대한 이야기이며 약하고 무구한 사람들이 처한 비극에 대한 이야기다. 그들이 걷고 있는 험난한 직선의 풍경들이, 낯선 자연과 사물들을 배경으로 함에도 불구하고 낯설지 않은 것이 그 때문일 것이다. 또 ‘유럽 난민사태’는 민족과 종교 갈등, 자원 전쟁 등으로 인해 자신의 근거지를 떠나 부유해야만 하는 희생자들이자, 세계화 핵심 국가의 전략적 오류와 안이한 직선의 정책이 낳은 예측 불가능한 불기둥과 같은 존재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지속될 불완한 삶들인 것이다. 사진의 힘이 센 이유는 '부재(不在)를 현존(現存)으로' 불러오기 때문이다. 지난 25년간 찍은 난민들의 사진이 중요한 이유도 사진이 그들의 존재를 증명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전달하기 때문이다. 그들이 부재한 이후에라도 사진은 남아, 난민들의 삶의 역사를 증명할 것이다.
  • ⓒ성남훈 Namhun Sung
  • ⓒ성남훈 Namhun Sung
    027-Lesvos, Greece, 2016
  • ⓒ성남훈 Namhun Sung
    052_re
  • ⓒ성남훈 Namhun Sung
    063-Presevo, Serbia, 2016
  • ⓒ성남훈 Namhun Sung
    067_Presevo, Serbia, 2016
  • ⓒ성남훈 Namhun Sung
    068_Presevo, Serbia, 2016
  • ⓒ성남훈 Namhun Sung
    070_Presevo-Sid, Serbia, 2016
  • ⓒ성남훈 Namhun Sung
    071_Presevo-Sid, Serbia, 2016

불완한 직선


1999년 발칸의 코소보 사태 당시 취재한 사진과 수첩을 꺼내보았다. 그 수첩의 첫 페이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인간은 그 자체가 실존이고, 그 존엄성이 인정되어야 한다. 그러나 해묵은 앙금은 작은 바람에도, 작은 물결에도 온통 흙탕물로 변하고 만다. 약 2백만 명의 코소보인들 중 절반 이상이 생명을 구하기 위해 마케도니아, 알바니아 등 주변국으로 떠났다. 발칸은 긴장과 인간적인 절규로 뒤덮여 있다. 생명에 대한 위협과 공습에 대한 공포는 그들의 생활 터전의 모든 것을 남겨둔 채 가족의 손만을 잡고 철조망을 넘게 했다.’
2016년 발칸엔 다시 아프게 흐르는 시리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이 있다. 이들의 최종 목적지는 오로지 직선 독일이다. 2013-2016년 레바논, 요르단, 터키, 그리스, 마케도니아, 세르비아, 크로아티아, 오스트리아 등 발칸루트를 부유하는 ‘유럽 난민’들을 기록했다.
나라가 더 이상 자신들의 안전을 보장해 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생존을 위해 삶의 터전을 떠날 수밖에 없는 사람들. 일제 침략과 한국전쟁이라는 멀지 않은 근대사 속에 난민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 우리에게 ‘유럽 난민사태’는 먼 나라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5천만 명의 사람들이 난민의 삶을 살고 있고, 질병이나 배고픔으로 사망하는 난민의 80%가 여성과 노인, 어린 아이들이다. 따라서 ‘유럽 난민’의 이야기는 지구촌 인류에 대한 이야기이며 약하고 무구한 사람들이 처한 비극에 대한 이야기다. 그들이 걷고 있는 험난한 직선의 풍경들이, 낯선 자연과 사물들을 배경으로 함에도 불구하고 낯설지 않은 것이 그 때문일 것이다.
또 ‘유럽 난민사태’는 민족과 종교 갈등, 자원 전쟁 등으로 인해 자신의 근거지를 떠나 부유해야만 하는 희생자들이자, 세계화 핵심 국가의 전략적 오류와 안이한 직선의 정책이 낳은 예측 불가능한 불기둥과 같은 존재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지속될 불완한 삶들인 것이다.
사진의 힘이 센 이유는 '부재(不在)를 현존(現存)으로' 불러오기 때문이다. 지난 25년간 찍은 난민들의 사진이 중요한 이유도 사진이 그들의 존재를 증명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전달하기 때문이다.
그들이 부재한 이후에라도 사진은 남아, 난민들의 삶의 역사를 증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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