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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05
2017.04.30 20:38

박진영 Area Park

조회 수 368 추천 수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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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제목 엄마의 창 Window for my mother
전시기간 2017. 4. 11 ~ 5. 25
전시장소 아트스페이스 J
갤러리 주소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일로 166 SPG Dream 빌딩 8층 (031-712-7528)
작가 홈페이지 http://www.areapark.net
갤러리 홈페이지 http://www.artspacej.com
관람시간 월-금 10:00 –18:00, 토 11:00-18:00
우리 엄마의 이야기입니다. 엄마는 서울대를 나온 형보다 지방대를 나온 나를 더 좋아하셨습니다. 명절 때 마다 친척들 앞에서 하신 말씀이니 믿을 만 하죠. 사진과를 졸업한 놈이 카메라 팔아먹고 섬을 떠돌며 바다낚시를 다닐 때,엄마는 보험설계사 일을 시작했습니다. 저 놈이 언젠가 다시 카메라를 잡을 터이니 필름 값을 댈 요량으로요. 의외로 숨겨진 역량을 발휘해서 필름 값은 물론 대학원 등록금도 아버지 몰래 대주셨습니다. 간혹 큰 계약을 하시면 시상이라는 명목으로 여행을 다니시는 걸 즐겼습니다. 재벌의 보험회사에서 시상을 받아 호주를 다녀 온 적도 있지요. 대략 20년 전의 일입니다. 엄마는 서서히 기억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치매환자입니다. 집을 찾아오지 못하고,손을 씻다 반지를 잃어버리고,10분 주기로 같은 말을 반복합니다. 정말 힘든 건 자신은 멀쩡하다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건강한 당신을 왜 병원에 가두어 두냐고. 몇 분간 언쟁이 오가고 몇 분간 침묵이 흐릅니다. 병원을 나와 부산역으로 가는 전철 안에서 저는 웁니다.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보지요. 효도라는 건 어울리지 않는 내가 엄마에 대해 고민을 한 것이 병원생활을 하고부터 입니다. 용돈을 드리고, 맛난 걸 사드리고, 짧은 여행을 같이 해도 엄마는 힘들어 하셨습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엄마의 기억’을 더듬는 대화였습니다. 거창하게 카메라를 들이대고 조명을 설치해서 인터뷰를 하는 게 아니라,침대에 앉아 족발을 먹으며 둘이서 옛날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어디가 가장 가고 싶었는지,무엇을 가장 보고 싶었는지,누가 가장 보고 싶은지.
  • ⓒ박진영 Area Park
  • ⓒ박진영 Area Park
    엄마의 창_아오모리, 125x300 cm, C-Print, Ed. of 10, 2017
  • ⓒ박진영 Area Park
    엄마의 창_플로리다, 260x160 cm, C-Print, Ed. of 10, 2016
  • ⓒ박진영 Area Park
    엄마의 창_이즈반도, 125x450 cm, C-Print, Ed. of 10, 2016

엄마의 창(窓)


박진영 (Area Park)


우리 엄마의 이야기입니다.

엄마는 서울대를 나온 형보다 지방대를 나온 나를 더 좋아하셨습니다.명절 때 마다 친척들 앞에서 하신 말씀이니 믿을 만 하죠.사진과를 졸업한 놈이 카메라 팔아먹고 섬을 떠돌며 바다낚시를 다닐 때,엄마는 보험설계사 일을 시작했습니다.저 놈이 언젠가 다시 카메라를 잡을터이니 필름 값을 댈 요량으로요.의외로 숨겨진 역량을 발휘해서 필름값은 물론 대학원 등록금도 아버지 몰래 대주셨습니다. 간혹 큰 계약을 하시면 시상이라는 명목으로 여행을 다니시는 걸 즐겼습니다.재벌의 보험회사에서 시상을 받아 호주를 다녀 온 적도 있지요.대략 20년 전의 일입니다.

엄마는 서서이 기억을 잃어가고 있습니다.흔히 말하는 치매환자입니다.

집을 찾아오지 못하고, 손을 씻다 반지를 잃어버리고,10분 주기로 같은 말을 반복합니다.정말 힘든 건 자신은 멀쩡하다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건강한 당신을 왜 병원에 가두어 두냐고.몇 분간 언쟁이 오가고 몇 분간 침묵이 흐릅니다.병원을 나와 부산역으로 가는 전철안에서 저는 웁니다.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보지요.효도라는 건 어울리지 않는 내가 엄마에 대해 고민을 한 것이 병원생활을 하고부터 입니다.용돈을 드리고 맛난 걸 사드리고 짧은 여행을 같이 해도 엄마는 힘들어 하셨습니다.그래서 시작한 것이 ‘엄마의 기억’을 더듬는 대화였습니다.거창하게 카메라를 들이대고,조명을 설치해서 인터뷰를 하는 게 아니라,침대구석에 앉아 족발 먹으며 둘이서 옛날이야기를 하는 것이었습니다.어디가 가장 가고 싶었는지,무엇을 가장 보고 싶었는지,누가 가장 보고 싶은지

엄마가 몇 번이나 말한 후로리다는 아마 미국의 플로리다였을겁니다.달력에서 보았던 그 바닷가 사진이 팜비치인지 마이애미비치인지는 모르겠지만,저는 지난 3년 간 엄마가 말한 곳을 찾아다녔습니다.미국,중국,일본,멕시코,핀란드..길에서 먹고 자고 기나긴 여정이었지만, 여태 느끼지 못했던 즐거운 촬영이었습니다.이 사진들은 전시가 끝나면 엄마의 병실에 걸 예정입니다. 창문 없는 병실에 엄마의 창을 만들 겁니다.효도 없는 내 인생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보험설계사를 하시며 나를 응원했던 사진의 길입니다.

박진영(Area Park)


부산출생. 대학과 대학원에서 저널리즘 사진과 다큐멘터리 사진을 공부했다.
파노라마 카메라와 대형카메라로 도시풍경과 사건현장을 누비며 20-30대를 보냈다. 형식과 내용에 있어 새로운 다큐멘터리 사진의 시도와 모색을 하며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고, 디지털이 도래한 시대에 사진의 원점 혹은 사진 본연의 의미가 이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지에 대한 질문과 대안을 찾고 있다. 현재는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몇 가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우리가 알던 도시-강홍구, 박진영2인전>, 에르메스 아뜰리에 <사진의 길-미야기현에서 앨범을 줍다>, 고은사진미술관 <방랑기1989-2013>, 금호미술관 <The Game>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2008 광주비엔날레 <연례보고>, 대구사진비엔날레, 국립현대미술관<한국사진 60년>, 서울시립미술관 <한국 현대사진의 풍경>, 경기도미술관 <미술에 꼬리 달기>, 로댕갤러리 (사춘기 징후), 아르코미술관 (트랜스 팝) 등의 전시와 미국 휴스턴뮤지엄, 산타바바라뮤지엄 <Chaotic Harmony>, 독일 레인반하우스 사진박물관 <Fast Forward: Photographic message from Korea>등 국내외에서 100여 회의 기획전에 참여했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경기도미술관, 서울대학교미술관,고은사진미술관, Smith College Museum, UBS컬렉션, Art Link, 서울올림픽미술관, 동강사진박물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작업하고 있다.

[Education]
중앙대학교 대학원 사진학과 중퇴
경일대학교 사진영상학과 졸업

[Solo Exhibition]
2015 ‘우리가 알던 도시_강홍구 박진영 2인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2013 ‘방랑기 1989-2013’ 고은사진미술관, 부산
2012 ‘사진의 길 -미야기현에서 앨범을 줍다-’ 에르메스 아틀리에, 서울
2011 ‘ひだまり’ 토요타 아트스페이스, 부산
2008 ‘ひだまり’ 갤러리 S, 서울
2006 'The Game -분단풍경 다시보기-' 금호미술관, 서울
2005 ‘Boys in the City’ 금호미술관, 서울
2004 ‘서울…간격의 사회’ 조흥갤러리,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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