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나에 오래 머물고 싶지 않았다. 7년 전 그러했듯이 재촉하듯 서둘러 동부로 길을 나섰다. “모든 여행에는 자신도 모르는 비밀스런 목적지가 있다”는 경구가 기억 저편에서 떠올랐다. 체나 피델이 안다면 불경스럽다할지 모르나 그 길 어디쯤에서 혁명선(船) ‘그란마’의 이름을 빌어 내가 몰던 중국산 차 ‘질리’에 명명했다. ‘그란마’가 달린 9월 한 달 쿠바의 모든 길에선 비가 오고 그치길 반복했다. 끝없이 이어진 길이 비에 가려 사라졌다가 번개에 간간히 나타났다. 비가 그치면 사람들을 만나 길을 묻고 뜨거운 태양을 피해 마을 어귀에 차를 세웠다. 노점에서 5 세우페짜리 피자를 먹고 1 세우페짜리 커피를 마셨다. 남루한 만큼 영감을 간직한 그 경이롭고 아름다운 동부 변경 길을 따라 오래전 불가능해 보였던 수많은 의문들을 숙제하듯 풀고 싶었다. 낡은 혁명은 서서히 작은 변화를 시작하며 ‘지속가능한 꿈’으로 난 길을 이어가고 있었다. ‘잃어버린 시구(詩句)를 떠 올린다’는 ‘로르까’처럼 나는 그 길 위에서 새롭게 태어났다.
손문상 사진전 [부스까르 쿠바] 2016 TRAILER from Eugene Mok on Vimeo.
찾고 구하기 위해 어디론가 향한 여행, 부스까르 buscar는 스페인어 ‘찾다’의 동사 원형이다.
쿠바는, 다 알다시피 그 쿠바다.
[미디어오늘], [한국일보], [동아일보], [부산일보], [프레시안]에서 시사만화가로,
사진기자로 20년 넘게 세상을 누벼왔던 손문상 화백이 2016년 1월 20일부터 26일까지
서울시 인사동 갤러리 루벤에서 ‘부스까르 쿠바’ 사진전을 연다.
오프닝은 1월 20일 오후 6시다.
이번 사진전은 지난 2015년 9월 10일부터 10월 10일까지, 한 달간 여행했던 쿠바 기록 프로젝트 중 하나다.
손 화백은, 지난 2008년 1월 23일부터, 그해 4월 1일까지 70일 동안 체 게바라의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루트를 따라간 라틴 아메리카(남미) 여행의 마지막 종착지로 쿠바를 택한 이후, 약 7년 반 만에 다시 찾은 쿠바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손 화백의 라틴아메리카 여행은 [뜨거운 여행](도서출판 텍스트)로 묶여 나왔고,
이 책 후반부에, 작은 꼭지로 실린 쿠바 여행기의 후속으로 이번 쿠바 여행을 기획했다.
손 화백은 ‘아바나’의, 흔한 도시적 풍경 뒤에 숨겨진 ‘누구도 보지 않고 관심 없는’ 쿠바의 모습들을 담아냈다.
손 화백은 카보크루즈(Cabo cruz), 콜론 (Colon), 니케로(Niquero), 산타크루즈 델 수르(Santa cruz del sur) 등
쿠바의 시골 마을을 차례로 지나갔고, 그 안에서 ‘진짜 쿠바’의 풍경을 담기 위해 렌즈를 들었다.
이것이 ‘진짜 쿠바’의 풍경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최소한 ‘가짜 쿠바’의 모습에서는 가장 멀리 떨어지고자 했다.
손 화백은 작업 노트를 통해 “남루한 만큼 영감을 간직한 그 경이롭고 아름다운 동부 변경 길을 따라
오래전 불가능해 보였던 수많은 의문들을 숙제하듯 풀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번 ‘부스까르 쿠바’ 사진전에서는 손 화백의 이같은 고민의 흔적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손문상 Munsang Son
아바나에 오래 머물고 싶지 않았다.
7년 전 그러했듯이 재촉하듯 서둘러 동부로 길을 나섰다.
“모든 여행에는 자신도 모르는 비밀스런 목적지가 있다”는 경구가 기억 저편에서 떠올랐다.
체나 피델이 안다면 불경스럽다할지 모르나
그 길 어디쯤에서 혁명선(船) ‘그란마’의 이름을 빌어 내가 몰던 중국산 차 ‘질리’에 명명했다.
‘그란마’가 달린 9월 한 달 쿠바의 모든 길에선 비가 오고 그치길 반복했다.
끝없이 이어진 길이 비에 가려 사라졌다가 번개에 간간히 나타났다.
비가 그치면 사람들을 만나 길을 묻고 뜨거운 태양을 피해 마을 어귀에 차를 세웠다.
노점에서 5 세우페짜리 피자를 먹고 1 세우페짜리 커피를 마셨다.
남루한 만큼 영감을 간직한 그 경이롭고 아름다운 동부 변경 길을 따라 오래전 불가능해 보였던 수많은 의문들을 숙제하듯 풀고 싶었다.
낡은 혁명은 서서히 작은 변화를 시작하며 ‘지속가능한 꿈’으로 난 길을 이어가고 있었다.
‘잃어버린 시구(詩句)를 떠 올린다’는 ‘로르까’처럼 나는 그 길 위에서 새롭게 태어났다.
아바나에 오래 머물고 싶지 않았다.
7년 전 그러했듯이 재촉하듯 서둘러 동부로 길을 나섰다.
“모든 여행에는 자신도 모르는 비밀스런 목적지가 있다”는 경구가 기억 저편에서 떠올랐다.
체나 피델이 안다면 불경스럽다할지 모르나
그 길 어디쯤에서 혁명선(船) ‘그란마’의 이름을 빌어 내가 몰던 중국산 차 ‘질리’에 명명했다.
‘그란마’가 달린 9월 한 달 쿠바의 모든 길에선 비가 오고 그치길 반복했다.
끝없이 이어진 길이 비에 가려 사라졌다가 번개에 간간히 나타났다.
비가 그치면 사람들을 만나 길을 묻고 뜨거운 태양을 피해 마을 어귀에 차를 세웠다.
노점에서 5 세우페짜리 피자를 먹고 1 세우페짜리 커피를 마셨다.
남루한 만큼 영감을 간직한 그 경이롭고 아름다운 동부 변경 길을 따라 오래전 불가능해 보였던 수많은 의문들을 숙제하듯 풀고 싶었다.
낡은 혁명은 서서히 작은 변화를 시작하며 ‘지속가능한 꿈’으로 난 길을 이어가고 있었다.
‘잃어버린 시구(詩句)를 떠 올린다’는 ‘로르까’처럼 나는 그 길 위에서 새롭게 태어났다.
손문상 Munsang Son
-추계예술대 동양화과를 졸업하고, 20대의 많은 시간을 수원문화운동연합, 노동미술연구소에서 보냈다. 자신의 시대를 기록하는 두 가지 방법으로 사진과 만화를 택했다. 1991년 [부천시민신문], 1995년 [미디어오늘] 사진기자의 삶을 시작했으며 [한국일보] '강다리', [동아일보] '동아희평', [부산일보] '손문상의 그림세상' 등을 통해서는 시사만화가로 이름을 새겼다. 2007년부터 [프레시안]에 둥지를 튼 후, '손문상의 그림세상'을 계속해서 연재 중이다. 2004년에는 전쟁 중인 이라크를, 2008년에는 체 게바라의 여행 경로를 따라서 70일간 남아메리카를 취재한 후 글, 그림, 사진을 [프레시안] 등에 연재했다. 2015년 7년만에 쿠바를 다시 찾아 카메라에 담았다.
-지은 책으로는 [바그다드를 흐르다], [얼굴], [브라보 내 인생] [뜨거운 여행]등이 있다. 10인의 만화가와 함께 그린 인권 만화집 [십시일반], [사이시옷], [어깨동무], 한국여성노동자회협의회와 같이 만든 [이어달리기] 등이 있다.
-전시회로는 개인전으로[바그다드를 흐르다](부산민주공원 . 평화박물관-인사동. 2006년) 개인 사진전 [뜨거운 여행](B플러스. 서교동. 2011년) 생 쥐스트 르 마르텔 국제시사만화 페스티벌(리모쥬. 프랑스 2011~12년),
-2003년 민주언론상을, 2014년 올해의 시사만화대상, 2015년 한국기자협회 선정 303회 이달의 기자상을 수상.
-추계예술대 동양화과를 졸업하고, 20대의 많은 시간을 수원문화운동연합, 노동미술연구소에서 보냈다. 자신의 시대를 기록하는 두 가지 방법으로 사진과 만화를 택했다. 1991년 [부천시민신문], 1995년 [미디어오늘] 사진기자의 삶을 시작했으며 [한국일보] '강다리', [동아일보] '동아희평', [부산일보] '손문상의 그림세상' 등을 통해서는 시사만화가로 이름을 새겼다. 2007년부터 [프레시안]에 둥지를 튼 후, '손문상의 그림세상'을 계속해서 연재 중이다. 2004년에는 전쟁 중인 이라크를, 2008년에는 체 게바라의 여행 경로를 따라서 70일간 남아메리카를 취재한 후 글, 그림, 사진을 [프레시안] 등에 연재했다. 2015년 7년만에 쿠바를 다시 찾아 카메라에 담았다.
-지은 책으로는 [바그다드를 흐르다], [얼굴], [브라보 내 인생] [뜨거운 여행]등이 있다. 10인의 만화가와 함께 그린 인권 만화집 [십시일반], [사이시옷], [어깨동무], 한국여성노동자회협의회와 같이 만든 [이어달리기] 등이 있다.
-전시회로는 개인전으로[바그다드를 흐르다](부산민주공원 . 평화박물관-인사동. 2006년) 개인 사진전 [뜨거운 여행](B플러스. 서교동. 2011년) 생 쥐스트 르 마르텔 국제시사만화 페스티벌(리모쥬. 프랑스 2011~12년),
-2003년 민주언론상을, 2014년 올해의 시사만화대상, 2015년 한국기자협회 선정 303회 이달의 기자상을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