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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제목 {blog : surgical diary}
전시기간 2014. 12. 22 ~ 2015. 1. 22
전시장소 사진‧미술 대안공간 SPACE22, Seoul
갤러리 주소 서울시 강남구 강남대로 390번지 미진프라지빌딩 22층(02-3469-0822)
갤러리 홈페이지 http://www.space22.co.kr
관람시간 월~토 11:00~19:00 |일요일, 국경일 휴관
  • ⓒ노상익 Jason Sangik Noh
    written operative consents, 60x60cm, c-print, 2014
  • ⓒ노상익 Jason Sangik Noh
    patient’s hospital IDs, 60x60cm, c-print, 2014
  • ⓒ노상익 Jason Sangik Noh
    Mr. Park, b.1929, C25.0, 100x75cm, wide color on LED, 2014
    박씨, 1929년생, 인천 연수구 송도, C25.0 췌장 두부암, C16.0 위암. 박씨는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심한 다발성 수상을 입었고 그에 따른 만성 통증으로 인하여 데메롤 중독이 되었다. 그는 2기 위암에 대하여 2003년 위절제술을 받았으며 항암치료 없이 10년을 생존하였으나 절제 불가능한 췌장암이 발병하여 2014년1월 사망하였다. 07/18/2014 | by jason
  • ⓒ노상익 Jason Sangik Noh
    Mr.Tak, b.1943, C16.0, 75x100cm, wide color on LED, 2014
    ….. POD#1 일부터 눈을 감으면 죽은 사람들이 보이고 죽은 사람들끼리 이야기하는 소리 들리다가 그 이후로는 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눈만 감으면 죽은사람이 보여서 잠을 못 주무신다 합니다. 잘 때 손발을 계속 움직이면서 뭔가를 중얼거리는 양상 보이고 중얼거린 내용에 대해서는 기억을 못하십니다…… (암병동 경과기록지 중에서)
  • ⓒ노상익 Jason Sangik Noh
    OR 2008 2009, 100x75cm, wide color on LED, 2014
    [above] At August 20th 2008, 18 major operations and 14 minor procedures were done in C-rosette (6 operation rooms) [below] 수술실 라운지 2009년 1월 14일 11/07/2014 | by jason
  • ⓒ노상익 Jason Sangik Noh
    RETRACTORS IN SITU #1, 100x100cm, C-print, 2014
‘사진・미술 대안공간’ SPACE22의 개관 1주년 기념 초대전으로, 노상익의 {blog : surgical diary}(블로그 : 써지컬 다이어리)를 기획한다. 지난 1년간 SPACE22는 작업력이 15년 이상이 된 중진작가들의 전시와 공간지원을 해왔고, 그동안 ‘이원철, 박홍순, 김창겸, 안옥현, 이규철, 차경희’작가가 선정되어 전시를 개최했다. 오는 12월 22일에는 공간지원 뿐만 아니라, 특별히 도록제작을 지원하는 1주년 기념전시를 기획했고, 2014년의 주인공으로 노상익이 초대된다.

노상익은 하루에도 몇 차례의 암수술을 집도하는 외과 의사이자 사진가이다. 지난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진작업을 시작해서 그동안 세 번의 개인전과 ‘대구사진비엔날레’, ‘아를 사진 축제’ 등 굵직한 국제 전시에 참여하며 사진가와 의사로서 열정적인 활동을 펼쳐왔다. 그의 작품의 배경은 삶과 죽음이 팽팽한 긴장 속에 놓인 병원이다. 그동안 환자와 의사 외에 아무도 들어갈 수 없는 수술실 내부의 정황을 차가울 정도로 신중하고 섬세하게 담아왔었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암’을 매개로 만나게 되는 의사, 연구자, 환자 및 그 주변 사람들의 그칠 줄 모르는 투쟁과 환상, 희망, 절망, 죽음과 생존을 향한 고투가 펼쳐진다. ‘암’이라는 보이지 않는 질병 속으로 들어가 그 성격을 이해하고 행동의 수수께끼를 풀어내려는, 오직 노상익
사진술, 의술, 죽음의 트라이앵글

새로운 것의 숭배와 현대의 이념에는 일종의 저항이 들어 있는바,
새로운 것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한 저항이다.
- 아도르노,『한 줌의 도덕』

노상익의 신작, [blog : surgical diary]는 작가의 홈페이지에 올린 수술일지를 재구성한 작업이다. 외과 의사이자 사진가인 노상익은 2008년부터『Biography of Cancer』연작을 발표해왔다. 의학논문의 주요 형식인 ‘도입’, ‘재료와 방법’, ‘결과’, ‘결론’, ‘토의’의 과정이 사진작업의 새로운 방법론이 되었고, 그 중 ‘도입’은 [Presence in Trace]로 묶여 첫 번째 개인전에서 선보인다. ‘재료와 방법’, ‘결과’는 2012년에 [RESULTs]로 발표됐고, 세 번째 개인전인 [blog : surgical diary]는 진행 중인 연작에서 파생된 작업이다. 암 수술을 집도하는 외과의사의 사진 연작은 처음부터 파격이었다. 암 병동 내부와 수술기구 및 사물에 집중한 [Presence in Trace]가 ‘암’의 바깥을 조형적으로 보여줬다면, 환자의 개인자료와 임상차트 기록 및 검사결과 등 사진가-의사에 의해 선택된 아카이브 자료들로 구성된 [RESULTs]는 보기를 중단시킬 정도로 낯설고 불편하였다. 그런데 세 번째 시리즈인 [blog : surgical diary]는 낯선 상태를 계속 유지하면서 난해하기까지 하다. 익숙해질 틈을 주지 않는 노상익의 연작은 범주화가 불가능하기에 저간의 사진계로 쉽게 포섭되지 않을 듯 했으나, 첫 작업을 발표한 후부터 지금까지 사진의 미소니즘(misoneism)의 대안과 예외적인 것으로, 평론가와 주요 기획전에서 주목을 받게 된다. 다양한 시각 테크놀로지에 의해 생산되고 소비되는 소위 이미지 왕국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이미지는 실재를 압도할 만큼 그의 영역으로 삶의 모든 영토를 귀속시켰다. 이러한 이미지의 유혹에 맞서 싸우려는 집요하고 지독한 기록과 아카이브의 산물이 노상익의『Biography of Cancer』연작이고, 바야흐로 무서운 작가로 변신하는 모습은 세 번째 개인전인 [blog : surgical diary]에서 목격할 수 있다.

사진가-의사의 눈과 손과 기억과 경험, 사진기록의 종합인 [blog : surgical diary]는 외과의사가 특별하게 공개하는 비망록이다. 이 작업은 병원 밖의 사람들이 해독할 수 없는 기호(의학 전문 용어, 자료 사진, 바코드, 환자ID, 수술기구 등)들과 사진가-의사의 고유한 서명, 환자들의 앨범에서 가져 온 사진들로 구성된다. 일상생활의 소소한 기록이 보통의 일기라면, 노상익의 수술(외과)일기는 잘 알 수 없고, 볼 수 없었던 외과의 내밀한 기록이다. 그런데 그 기록은 발생의 원인이 아직까지 불분명하고, 그래서 재현이 불가능한 ‘암’이 주제이다. 누구나 알다시피, 사진은 세계를 지각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표상 불가능한 것들을 눈앞에 보이게 해주는 사진은 그 경이로운 기술로 ‘과학자들의 망막’이라 일컬어지기도 했다. 에밀 졸라는 ‘어떤 것이 사진으로 찍힌 것을 보기 전에는 그것을 정말로 보았다고 주장할 수 없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이렇듯 사진은 육안으로 본 것뿐만 아니라 볼 수 없었던 것까지 보게 하여 새로운 학문에 대한 열망에 들뜬 19세기의 과학자들에게 실증의 도구가 된다. 육안으로 식별되지 않는 것들을 표상의 역사로 들여와 주의를 집중시키고, 현실을 인식하도록 유도한 사진은 사물의 실재를 생생하게 보유한 이미지였기에 처음 출현했을 당시부터 선망의 도구였다. 그 연속선상에서, 외과의사인 노상익은 암세포가 발생한 지점을 주위 장기와의 관계에서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했다. 수술 필드에서 중심이 되는 사진은 집도의가 직접 찍어야 제일 확실했던 것이다. 수술실 조명의 캘빈도를 파악하는 것은 기본이고, 카메라가 들어가야 할 때와 보여주는 방식까지 세밀하게 점검해야 했다. 결국 자기 손으로 직접 수술한 환자들에 대한 꼼꼼한 도큐먼트가『Biography of Cancer』연작의 첫 계기가 된다. 단순히 이미지를 제작하는 것이 아닌, 환자의 병을 치료하는 의사이자, 목격자, 사진가이자 기록자의 역할을 성실하게 수행한 것이다. 그의 손이 직접 닿았던 개별 환자들의 몸과 임상차트 기록 및 검사결과는 ‘by Jason'(노상익의 서명)에 의해 새로운 맥락으로 몽타주 된다. 이 부분은 어떠한 사진작업과도 비교 불가능한, 노상익이 선취해 낸 독보적이고 특별한 영역이다. ‘그때 분명히 존재했던’ 것들에 외과의사의 손과 빛이 닿아 카메라에 입력된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에서 LED패널에 선보일 작업들은 노상익이 촬영한 사진들과 환자의 앨범에서 가져온 사진, 그리고 환자에 대한 기록들로 이뤄진다. 이는 마치 바로크 엠블럼(Emblem)을 연상시킨다. 그림(Imago)과 텍스트(Epigramm), 표제(Motto)로 이뤄진 엠블럼처럼, 노상익의 작업에서 이미지와 글자는 서로를 종속하지 않고 보충하거나 도우면서 사진기호 혹은 사진글자가 된다. 여기에서 컨텍스트를 이루는 기호들은 보편적으로 사진에 달린 설명처럼 사진의 의미를 고착시키는 것과는 다르다. 게다가 자세히 들여다보면 가독성이 있는 글자들은 오타(결함)와 여백으로 이뤄져 의미전달을 방해하기에 오히려 이미지처럼 보이기도 한다. 바로크의 엠블럼이 죽음, 시체 등 생물체의 마지막에 해당되는 모습을 통해 인생의 허무(Vanitas)를 상징적으로 제시했다면, 노상익은 파편적인 이미지들의 결합을 통해 알레고리컬한 외양을 시도하고 있다. 알레고리는 흔히 ‘같은 것을 다르게 말하기’ 정도로 번역되곤 한다. 더 깊이 들어가면, 알레고리는 보편의 상징과는 달리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것들이 특이하게 결합하여 완전히 새로운 이미지가 생성되기에 상징계의 위계를 벗어나 있다. 현실의 파편, 현실의 이면의 조각들이 서로 희미한 연관성을 갖더라도 한데 어울려 상호침투하는 형상들은 이성과 합리의 시선으로는 이해 불가능한 알레고리의 영역이다. 의학기술이 최첨단의 시대에 살고 있어도 ‘암’의 발생 원인이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듯이. 일반인의 눈으로는 볼 수도 없고, 해부할 수도 없는 ‘암’은 그동안 드라마와 영화에서 하얀 환자복과 모자를 착용한 창백한 배우들의 외양에서 다만 짐작할 수 있었을 뿐이다. 흔한 병동일지에서 벗어나, 예측 불허와 이해 불능의 영역에 놓인 ‘암’을 노상익이 기록과 기억과 실재와 경험으로 몽타주한 이유이다. 확정짓기 어려운, 지극히 개인적인 동시에 현대 사회에 만연한 ‘암’이 표상된다면, 파편화된 사건처럼 재구성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사진가-의사인 노상익이 ‘지금-여기’에서 무엇을 찍고 있는가의 문제는, 그가 어떤 맥락에서 무엇을 보고 기록하는가의 문제이다. 그가 근무하는 병원은 환자의 절반이상이 국가유공자이다. 그는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의 기억을 가진 환자들의 개별적인 사연에 주의를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환자의 입장에서, 절대적인 아우라의 자리를 점유한 의사와 진정한 소통이 이루어진다면, 그것은 이야기의 회복에서 시작된다. 환자개인과 의사개인간 관계의 구원은 서로 다른 이야기들의 어울림에 있다. 개인의 비밀스런 기억에서부터 국가의 지나온 역사를 지금-여기에서 상기시키는 것. 사진가-의사로서 노상익이 엠블럼과 알레고리로 지금-여기에서의 절망과 염려를 날것 그 자체로 작품에 호출하려 한 것은 결국 사진가-의사로서의 윤리를 묻는 일에 다름 아니었을 것이다. 고통으로 가득 찬 환자와 그것을 지켜보는 가족 사이에서 목격자로서의 사진가-의사는 환자의 죽음 이후에도 기록을 멈추지 않았고, 새로운 연관성을 획득해낸다. 환자의 수술을 집도한 외과의사의 손이 찍어 낸 환자의 흔적(trace)들은 수술실이라는 특별한 시・공간 속에서 유일무이한 개별 환자의 흔적-사진이 된다. 바로 이러한 아우라와 흔적의 공존, 특이한 감촉성으로 이뤄진 재현 불가능한 ‘암’적인 작품이 보는 사람들에게 큰 노력을 요구하는 까닭이다.

노상익의 사진이 가하는 낯섦이 충격적이라면 (그가 의학논문의 형식에 기대어 객관적으로 작업을 전개하고는 있지만) “알레고리의 목록: 예술, 사랑, 쾌락, 후회, 권태, 파괴, 지금, 시간, 죽음, 공포, 슬픔, 악, 진리, 희망, 복수, 증오, 존경, 질투, 사념 *1)”이 환자와 주변(의사, 가족, 간병인, 의학 전문 잡지, 매스미디어 등)에서 끊임없이 튀어나오는 정념의 말들이고, 결코 ‘나’와도 무관한 것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작가가 ‘불멸하는 암의 수수께끼를 풀어내려는’ 시도로 기록한 [blog : surgical diary]가 ‘결론’, ‘토의’의 과정에서는 어떠한 이미지에 이를지, 사진술, 의술, 죽음의 트라이앵글을 반복적으로 그리게 한다. ‘by jason’의 작업들이 비타협적이고 낯설어질수록 삼각형의 의미망은 더욱 견고해질 것이다.
글 : 최연하 (SPACE22 큐레이터) *1)발터 베냐민,『아케이드 프로젝트』, 조형준 옮김, 새물결, 2005, p. 786.
2008년 전 세계적으로 800만 명이 ‘암’으로 사망하였다. 이런 비극적인 세계지표 위에서 연작 { BIOGRAPHY OF CANCER } 이 시작 되었다. 이 연작은 ‘암’이라는 것을 매개로 하여 만나게 되는 의사, 연구자, 환자 및 그 주변 사람들의 그칠 줄 모르는 투쟁, 환상, 희망, 절망. 죽음 과 생존에 대한 작업이며, ‘암’이라고 하는 불멸하는 질병의 내면으로 들어가서 성격을 이해하고 행동의 수수께끼를 풀어 내려는 시도이다.
연작은 의학논문의 형식과 같이 [도입], [재료와 방법], [결과], [결론], [토의]의 다섯부분으로 이루어 지며 이중 [도입]은 2008년 [Presence of Trace] 라는 부제를 달고 전시되었으며 [재료와 방법], [결과]는 2012년 [RESULTs] 라는 부제로 전시 되었다.
이번 작업 { blog : surgical diary } 은 연작의 진행 중 파생된 작업이며 실제로 본인의 홈페이지에서 진행중인 블로그를 재구성하여 제시하는 전시이다.
노상익 Jason Sangik Noh

[Solo exhibition]
2014. {blog: surgical diary}, SPACE22, 서울
2012. CANCER WORK : PART III RESULTs, 갤러리 아트사간, 서울
2008. Presence of Trace, 아트비트 갤러리, 서울

[Selected group exhibition]
2014. Life is very Beautiful展, GS칼텍스 예울마루, 여수
2014. PONDY PHOTO 2014, 폰디체리, 인도
2013. 생명은 아름답다, 한국과학 기술원, 대전
2013. Delhi Photo Festival 2013, 델리, 인도
2012. 대구사진비엔날레, 특별전 1 사진의 과학, 대구
2012. Arles Photography Open Salon 2012, Galerie Huit, 아를, 프랑스
2011. Salatist, Gallery Aura, 서울
2011. New year, Gallery K, 서울

2010. Hereford Photography Festival, Hereford Museum&Art Gallery, 헤리퍼드, 영국
2010. Selected Korean Artist, Art&Criticism,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2009. Prescription, Gallery AG, 서울
2008. Meta-Text, Meta-Image, 광주시립미술관, 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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