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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기간 2015. 2. 7 ~ 3. 15
전시장소 캐논플렉스 갤러리 Canon Plex Gallery, Seoul
갤러리 주소 서울특별시 강남구 선릉로 829
참여작가 강예제 (경일대학교 예체능대학 사진영상학부 3학년) : 고아
KANG Yeje (Kyungil University, School of Photography & Motion Picture)
강응규 (순천대학교 인문예술대학 사진예술학과 4학년) : 학교
KANG Eungkyu (Sunchon National University, Department of Photographic Art)
조승현 (경일대학교 예체능대학 사진영상학부 3학년) : 박제 아닌 박제
CHO Seunghyun (Kyungil University, School of Photography & Motion Picture)
기타 - 초대 일시: 2015년 2월 11일(수) 오후 5시
- 관람 시간: 오전 11시 – 오후 8시
- 주최•주관: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 박건희문화재단
  • ⓒ강예제
    고아(GO A) #001, Inkjet Print, 133.33x200cm, 2014
  • ⓒ강예제
    고아(GO A) #003, Inkjet Print, 40x60cm, 2014
  • ⓒ강예제
    고아(GO A) #004, Inkjet Print, 53x80cm, 2014
  • ⓒ강예제
    고아(GO A) #006, Inkjet Print, 76.67x115cm, 2014
  • ⓒ강예제
    고아(GO A) #008, Inkjet Print, 100x150cm, 2014
  • ⓒ강예제
    고아(GO A) #010, Inkjet Print, 40x60cm, 2014
  • ⓒ강예제
    고아(GO A) #011, Inkjet Print, 53.33x80cm, 2014
  • ⓒ강예제
    고아(GO A) #012, Inkjet Print, 52.98x80cm, 2014
  • ⓒ강응규
    학교(School) #001, Inkjet Print, 118.5x160cm, 2014
  • ⓒ강응규
    학교(School) #003, Inkjet Print, 118.5x160cm, 2013
  • ⓒ강응규
    학교(School) #005, Inkjet Print, 80x60cm, 2014
  • ⓒ강응규
    학교(School) #010, Inkjet Print, 60x80cm, 2013
  • ⓒ강응규
    학교(School) #017, Inkjet Print, 60x80cm, 2013
  • ⓒ강응규
    학교(School) #019, Inkjet Print, 60x80cm, 2013
  • ⓒ강응규
    학교(School) #025, Inkjet Print, 118.5x160cm, 2014
  • ⓒ강응규
    학교(School) #035, Inkjet Print, 118.5x160cm, 2014
  • ⓒ조승현
    박제 아닌 박제 #04, Inkjet Print, 40x60cm, 2015
  • ⓒ조승현
    박제 아닌 박제 #05, Inkjet Print, 40x60cm, 2015
  • ⓒ조승현
    박제 아닌 박제 #06, Inkjet Print, 30x45cm, 2015
  • ⓒ조승현
    박제 아닌 박제 #07, Inkjet Print, 80x120cm, 2015
  • ⓒ조승현
    박제 아닌 박제 #08, Inkjet Print, 40x60cm, 2015
  • ⓒ조승현
    박제 아닌 박제 #11, Inkjet Print, 40x60cm, 2015
  • ⓒ조승현
    박제 아닌 박제 #12, Inkjet Print, 80x120cm, 2015
  • ⓒ조승현
    박제 아닌 박제 #13, Inkjet Print, 30x45cm, 2015
2014 MIRAE AWARD

The MIRAE AWARD is a program aimed at nurturing next generation artists, where the Art Foundation’s education programs and corporate Mecenat are combined. The award first started in 2008 as the “Canon Scholarship by Parkgeonhi Foundation”. In 2010, eligible candidates for the contest were expanded to college students across the nation, regardless of their major, to transform the award into “MIRAE AWARD”, in order to provide an opening and give hope to all college students who are dreaming through their photos.
The three winners selected in the contest will be given cameras and the opportunity to take mentoring and master tutoring classes for six months by professional photographers. Then their work, further enhanced by the training, will be introduced at an exhibition and a publication of the works. This program was jointly organized and sponsored by Parkgeonhi Foundation and Canon Korea Consumer Imaging Inc.

이 전시는 지난 7월 전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미래작가상 공모에 지원한 104명의 포트폴리오 중 선발된 강예제, 강응규, 조승현이 6개월간의 튜터링 과정을 거친 후 그 결과물을 발표하는 것이다.
사진가 구본창이 마스터 튜터를 구성수, 박영미, 정희승, 최광호 사진전문가들이 개별 튜터를 맡아 학생들의 첫 번째 포트폴리오를 발전시키고 미래의 사진가가 되기 위한 교육 과정을 진행하였다. 수상자들은 이 모든 과정에서 자신이 꿈꾸는 사진가로서의 삶과 태도에 대해 고민할 수 있었고, 스스로의 작업을 더욱 깊이 있게 변화시켜왔다.
강예제의 [고아]는 의자라는 소품을 이용하여 사진 한 장 한 장에 단편 영화 한편의 모든 이야기를 담은 것 같은 스토리를 구성하였다. 지난 튜터링을 거치면서 더욱 다양한 상황에서 의자를 반복적으로 이용하고 유기적으로 연결시킨 점이 돋보인다. 편리하게 사용하는 도구로서의 의자가 아니라, 지금 스스로 가지고 있는 내면의 세계를 드러내는 은유로서의 의자를 통해 스스로의 지금의 모습을 강한 상징의 이미지로 투영하고 있다.
강응규의 [학교]는 우리 모두에게 잠재적으로 정의되어 있는 권위적이고 일률적인 학교라는 공간을 사진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사진의 일차적인 방법론인 톤과 프레임을 통해 주제를 극명하게 드러낸 이 작업은 사물과 공간을 바라보는 시각이 과장되지 않으면서도 오히려 심층적으로 확대되는 발전된 모습을 보여준다. 이 시대의 학교라는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작업입니다.
조승현의 [박제 아닌 박제]는 박제와 살아있는 동물들 그리고 현실과 허구의 공간을 넘나들며 만들어낸 가상의 이미지이다. 튜터링을 통해서 작품들은 보다 자연스러운 이미지를 구현하게 되었고 안정적 구도와 다채로운 상황 설정의 변화를 가졌다. 디지털로 만들어진 이 작은 가상의 공간 속에 전혀 엉뚱한 상황을 재현시킨 상상력이 사진을 보는 즐거움을 안겨준다.
1. KANG Yeje [GO A (Orphan)] 강예제 [고아]

The thought that one is alone is a thought of his own.

The hurts that have been caused – their size, depth and width are all different.
But everyone buries them deep inside themselves, chugging along with life.

Likewise
Fighting a brutal battle with solitude,
You realize in the process what kind of thing loneliness is.

You wish I wouldn’t bother you so much
But I can’t abandon you to be alone.
You don’t want to show the truth
But I would like to have a look at you.
You would say it’s unnecessary
But I would want to be your chair.

Depression is close by, next to you.
I, too, have seen myself on the edge of a cliff.

I close my eyes and think.
I think of myself as having been a chair to you back then.
I remind myself of your chair amidst the warmth.

I am worried.
Because you, too, might be waiting for someone, who would recognize you.
My heart is aching because I ran too fast.
My breath is short because I suddenly stopped.
First,
How about we sit here together.
I’d like to look for that chair you used to sit on.

혼자라는 생각은 혼자만의 생각

상처, 그 크기와 깊이와 넓이는 다르다.
하지만 모두 가슴 한구석에 묻어둔 채 살아간다.
그렇게
고독이란 놈과 처절히 싸우며
너는 외로움이 어떤 놈인가 알게 된다.

넌 괴롭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나는 널 외롭게 놔둘 수 없다.
넌 진실을 보여주기 싫겠지만
나는 너가 보고 싶다.
넌 필요 없다 하겠지만
나는 너의 의자가 되고 싶다.

우울함이 너의 옆에 가까이 있다.
나 역시 벼랑 끝에 서있는 자신을 봤다.

눈을 감아 생각한다.
그 시절 너의 의자를 생각한다.
따뜻함 속에 있는 너의 의자를 떠올린다.

걱정이 된다.
너도 나처럼 널 알아줄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을까 봐
가슴이 아픈 건 너무 빨리 뛰어서 그런다.
숨이 차오르는 건 갑자기 멈춰서 그런다.
일단
나와 같이 앉아보자
너가 앉던 의자를 찾아보련다.
2. KANG Eungkyu [School] 강응규 [학교]

In the autumn of 2013, when I accidently came into a strange but familiar space—the school campus—I felt a deafening feeling unknowingly, and I shed a heavy tear. What on earth did the space mean to me, as to give me such a feeling? This question made me pick up a camera.
In my school days, I had to repeat a routine endlessly as I had to get up, wash, get dressed, and be sent off by my mother early in the morning, without knowing why I should do this every day. I went to a big rectangular space every morning, carrying my bag full of books, which I hardly understood. This was what I used to do from my early childhood without doubt. I was bored in the small world, and I could not feel any emotion as I became numb with the endless routine. I wasted my time at school from morning to evening. I could not find any pleasure or a genuine meaning in learning. I was distressed.
What is a school? For a long period of time, a total of 12 years consisting of 6 years, 3 years, and 3 years in elementary school, middle school, and high school, respectively, during the most beautiful years of my life, what did I learn? All the numbers I had to learn, without even knowing what my major would be. I was evaluated and judged by the criteria of value judgment established by someone I did not know. In a space called 'school,' which did not recognize me, I was lonely and sad.
As a victim of the formal education, I do not have any place to which I can complain. Now, ten years later, I wished to return and capture the space in my camera. I hope I can associate the sentiment I felt before in the space, associating it with certain feelings and perceptions, rather than just conveying some message.

학교에서 배운 것 - 유하

인생의 일할을
나는 학교에서 배웠지
아마 그랬을 거야
매 맞고 침묵하는 법과
시기와 질투를 키우는 법
그리고 타인과 나를 끊임없이 비교하는 법과
경멸하는 자를
짐짓 존경하는 법
그 중에서도 내가 살아가는데
가장 도움을 준 것은
그런 많은 법들 앞에 내 상상력을
최대한 굴복시키는 법.

2013년 가을, 우연찮게 들어선 교정, 낯설었지만 낯익은 공간 속에서 무언가 알 수 없는 먹먹함이 가슴 깊이 밀려들었고 이윽고 무거운 눈물 한 방울이 흘러내렸다. 그 공간이 무엇이기에 나에게 이런 감정이 생기게 되었을까? 라는 의문에서 나는 사진기를 들게 되었다.
나의 학창시절. 아침에 졸린 눈 부비며 일어나 씻고 옷 입고 어머니의 배웅을 받으며 대문 밖을 나서는 일이 무슨 이유에서였는지 알지 못한 채,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무슨 내용인지 모를 내용의 책들을 가방에 넣은 채 커다랗고 네모난 공간을 오가던 일들의 반복. 어려서부터 그렇게 해왔던 것들. 그냥 그렇게 당연했던 일 들 이였다. 그 작은 세상 속에서 지루하지만 익숙한 시간에 아무 감정을 느낄 수 없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시간 죽이기. 그 속에서의 나는 배움의 기쁨과 참 의미를 알 지 못한 채 괴로움 받는 학생이었다.
학교란 무엇일까…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12년이라는 엄청나게 긴 시간 동안 가장 아름다운 나이에 나는 무엇을 배우고 있던 것일까?? 무엇을 전공해야 할지도 모르는 채 배우는 숫자들. 도대체 누가 세워 놓은 지도 모를 가치판단의 기준들 아래에서 평가되고 판단되는 내 모습들. 나라는 존재를 알아주지 못하는 학교라는 그 공간 속에서 나는 외로웠다. 슬펐다.
제도권 교육의 피해자. 그러나 어디 가서 하소연할 곳 없는 현실. 10년이 지난 지금 다시 한 번 그 공간으로 돌아가 내 사진기에 담고 싶다. 그 공간에서 내가 느꼈던 감정이 직접적인 메시지로 전해지기보다는 무언가의 느낌과 감정들로 환유되기를 바란다.
3. CHO Seunghyun [Stuffed, not stuffed] 조승현 [박제 아닌 박제]

1. When trying to understand the feelings after reading the works of a poet or a novelist, we sometimes polish the images of them through our imagination. And, we try to find the most familiar sentimental feeling that we have experienced. Based on this thought, this work, consisting of a stuffed animal and an animal objet, shows unnaturalness, which can be often seen in produced works. Through this work, I wanted the stuffed animals to be seen easily in the space made by people, and through stuffed animals and actual animals, I wanted to show, not the forms parted from reality, but the recreated reality, which is a completely composed reality.

2. I think no space can last forever nor can be kept. Stemming from this thought, I started to take pictures of specific structures or spaces, looking for a place that had an empty space. I took the moment when this kind of place disappeared or changed. But, the space I thought would be familiar came to me as different and unfamiliar, and it changed into a closed space. In this way, I wanted the viewers to be able to enter, at least indirectly, into the fiction that appeared in the space and the reality by putting the animals, which did not exist in reality, in surroundings that changed in a way different from my expectation.

1. 우리는 종종 시인이나 소설가의 작품을 읽고 감정을 이해하려 할 때 상상을 통해 이미지를 다듬는 행위를 한다. 그리고 자신이 경험한 것 과 가장 가까운 정서를 불러 일으키려 노력한다.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박제와 동물의 오브제로 구성된 이번 작업은 연출된 작업에서 볼 수 있는 부자연스러움이 많이 드러나고 있다. 나는 박제가 되어버린 동물들이 인간이 만들어낸 공간에 어렵지 않게 발견될 수 있는 존재였으면 바랐고, 동물 역시도, 그 실재를 통해 ‘재현된 현실’ 즉 전적으로 구성 된 현실을 나타내었다.

2. 나는 그 어떤 공간도 영원하지 않으며, 간직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런 관심은 자연스레 특정한 구조물이나 공간을 찍게 되었고, 나는 빈 공간이 있는 곳을 찾아 다니며, 그 곳에서 변형되어서 발생하는 순간을 남겼다. 하지만, 친근하게 다가올 것 만 같았던 공간들은 오히려 이질적이고 낯설게 다가왔으며, 폐쇄적인 공간으로 변해있었다.
이처럼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변해버린 공간에 존재할 수 없는 동물을 놓고, 나타나는 허구와 실제에 대해 어떻게 보이는가를 간접적으로 들어나게 하고 싶었다.
강예제 튜터: 최광호

멘토가 된 나에게 사진을 가지고 왔다. 내가 그 나이 사진을 공부할 때를 생각해보니, 나보다 더 실력이 뛰어나 나는 아무 것도 가르쳐줄 것이 없었다. 작업의 의도도 확실하고 표현력도 풍부하고 사진적 기술도 완벽하여 사진이 참 좋았다.

흘러 넘쳐야 할 것이 무엇일까? 너무나도 잘 하고 있어서 나는 고민을 하였다. 그리고 나는 나를 보여 주기로 하였다. 평창으로 오라고 하여 내가 사는 모습과 내가 밤을 새워 작업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작업하며 작가로 사는 나의 삶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내가 살면서 또 작업하면서 느끼는 나의 마음을 함께 나누어 가지고 싶었기 때문이다.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만날 때 마다 나는 몸이, 마음이 시키는 대로 스스로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말을 했다. 내가 나의 작업을 보고 감동을 할 때까지 계속 하라고 하였다. 무엇을 어떻게 하던 작업을 하면서 내가 나를 감동 시키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을 했다. 작업을 하면서 스스로가 감동을 하여야 그 감동이 작업에 우러나오고 그 작업을 보는 사람도 감동을 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 만난 날 정리된 사진을 보여주며 '이렇게 하겠습니다'라 하여 그렇게 하자고 했다. 최선을 다 한 흔적을 느낄 수 있었기에 '수고했다. 너무 알아서 잘 하기에 이대로만 하면 좋다'고 내 마음을 전했다.

감동. 내가 세상에 감동하고 그 감동을 작업으로 풀어내며 작업에 또 감동하고 그래서 그 작업을 보는 사람들이 그 감동의 에너지를 느끼어 또 감동하기를. 나는 작업을 통해 '감동'의 본질을 느끼길 바랬다. 한편의 작품을 위해서가 아니라 작업의 순간순간마다 마음과 몸을 아끼기 않고 쏟아 부어 최선을 다하는 일. 그것이 작업의 시작이요 작업이 끝이어야 함을 나는 강예제와의 만남을 통해 서로 확인하고 느끼고 공감하고 싶었고 그는 나의 그 순간을 나누었다.
강응규 튜터: 구성수

어린 학생들이 생활하는 학교라는 공간을 시각화하는 방법에 대하여 강응규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학교라는 공간이 작가에게 다가오는 감정을 존중하는 선에서 그의 작업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앞으로 그가 작가로 성장하는데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했다. 이는 개인의 감정이나 취향이 지도를 통해 만들어질 수 없다는 평소 내 생각 때문이기도 하다.
밤의 학교는 괴담과 같이 무서웠다. 마치 군대의 불 꺼진 내무반처럼... 불 꺼진 교실에서 바라보는 바깥 풍경이나 운동장에서 보는 교실의 풍광은 아름답기보다는 무섭기까지 하다. 강응규가 여기에 집착하는 점이 일반적인 교육현실에 대한 비판보다는 개인적 경험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음악을 공부하다 사진으로 뒤늦게 전향한 그에게서 지난날의 학교에 대한 원망 같은 것이 묻어 나왔다. 이야기는 이야기일 뿐 자신의 목소리가 사진으로 반영되는 것은 분명 작가적 소양이나 기질이 있다는 증거일터...
나는 그를 존중하고 하고 싶은 마음에 우선 작품의 컨셉이나 주장에는 관여하지 않고 전시나 기술적 문제에 집중하기로 하였다. 작품의 시각화를 극대화하여 감상자로 하여금 강응규의 주장이 설득력을 가질 수 있도록 기술적 지원을 하는 것이 나의 임무이기도 했다. 작품의 최종 목표인 ‘전시’를 위해 시각적인 효과를 높이고자 작품은 다소 큰 사이즈로 제작되었다. 큰 작품을 통해 작가는 학교라는 공간의 디테일을 말할 수 있고, 공간을 대하는 감상자의 시선과 자신의 시각을 ‘등가’시키는 결과를 만들 수 있다.
그의 작품은 ‘교육현실’에 대한 비판이기보다는 작가 자신이 겪었던 학교에 대한 감정에 공감을 바라는 ‘이퀴벌런트(equivalent)’’라고 하는 것이 맞을지도 모른다. ‘구름’을 찍은 작품이 아니더라도 일반적인 학교의 이미지가 아닌 자신의 감정이 은유된 그런 작품으로 평가되길 바라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사진 작품에 음악적 요소를 가미했다는 단서를 찾기는 어려울 수도 있으나, 밤의 학교 공간은 모노 톤과 컬러의 경계를 통해 음악과 사진이라는 다소 이질적인 새로움을 만들어 내었다.
그의 시각은 흔히 볼 수 있는 ‘삼각대 테크닉’으로 보이지만 대상을 고집스럽게 바라보고 원론적인 사진의 테크닉을 구사한다는 점에서 아직 갈 길은 멀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사진에서 그의 ‘성실함’이 충분히 관찰된다는 것이다. 사진을 하면서 얻은 새로운 ‘도전’이 자기 성찰의 계기가 되어 열심히 하는 작가들은 많지만 교육이 그 지속력과 끈기를 더해주는 만큼 그와 나의 만남이 서로 자극이 되어 그 효과가 극대화 될 수 있었다.
이번 작업은 그가 학창시절 진행한 작업의 마무리를 내가 거들어 줬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작품의 시각화는 ‘선택’의 기술이다. 어떤 인화지를 쓸까? 어떤 프레임을 할까? 크기를 어떻게 할까? 등등 작가 초년생들은 이러한 많은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하게 된다. 그래서 사진은 ‘선택의 예술인가?’라는 물음에 대해 같이 고민해주고 도와주면서 얻은 소중한 경험들이 전시를 통해 ‘용기’로 바뀐다면 강응규가 훌륭한 작가가 되는 일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조승현 튜터: 정희승

조승현의 사진은 수많은 선택과 가공과 편집의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 다양한 공간과 대상을 촬영하여 목록을 만들고 그것들을 논리적이거나 체계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선택하여 결합한다. 의도적으로 이질적인 대상들을 만나게 함으로써 기이함을 도출하는 전략을 취하고는 있지만 그것은 전략이라기 보다는 작가의 기질에 가깝다고 보여진다. 그리고는 다시 이질감을 보완하기 위해 이미지를 자르고 다듬고 톤을 맞춘다. 이렇게 만들어진 한 장의 사진 안에는 다양한 시간과 공간과 질감이 사진의 매끈한 표면 아래 얽혀 있다. 조승현이 만드는 소위 메이킹 포토라고 일컬어지는 사진의 매력은 앞서 말한 다층적인 시공간이 빚어내는 실재와 가상,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로 감상자들을 초대하는 데 있다. 그런데 이러한 사진들에 있어서 작가가 구성한 이미지의 공간 안에 감상자가 효과적으로 진입하기 위해선 그 이미지를 구성하는 요소들에 대한 세심한 연출과 안무를 필요로 한다. 조승현과 함께한 지난 시간은 이러한 연출과 안무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발전시키는 과정이었다.

튜토리얼 초기에 보았던 조승현의 포트폴리오는 본인이 직접 촬영한 다양한 동물과 공간의 사진을 합성한 일련의 이미지들이었다. 새, 코끼리, 전갈 등이 불특정한 공간에 놓여있다. 어디인지 알 수는 없으나 밀실공포를 불러일으키는 공간에 갇혀 있는 거대한 코끼리라던가, 창 밖에는 바닷속 풍경이 펼쳐지는 가운데 메마르고 텅 빈 방안에 기이하게 떠있는 상어는 20대의 많은 젊은 작가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화두로 삼아 작업을 하듯 조승현 자신의 내면을 투사한 대상으로 읽혀졌다. 그러나 여러 색감과 질감을 덧입혀 과도하게 가공된 조승현의 사진들은 적어도 나에겐 지나치게 환상적이었다. 감상자의 유희의 공간이 되어야 할 현실과 비현실의 간극을 포토샾으로 덮어버린 느낌이랄까? 과도한 판타지는 오히려 상상력을 차단한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공유한 이후에 조승현은 동일한 주제에 대해 완전히 다른 접근방식을 취하며 작업을 새롭게 전개시켜 나아갔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게 된 조승현의 신작들에서 과도한 필터링이나 화려한 컬러는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신중하고 단순해진 그의 사진들은 오히려 풍부한 서사와 서정의 공간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작업의 대부분의 배경을 이루는 재개발 아파트단지의 내부공간은 작가가 어린 시절을 떠올렸던 사적인 공간이기도 하지만 곧 역사 속으로 사라질 이 도시의 익숙하고 쓸쓸한 단면들이다. 이렇듯 친밀하고도 낯선 장소에 유령처럼 출몰하는 동물들을 통해 작가는 무엇을 이야기하려 했는지 우리는 분명히 알 수 없다. 그러나 사진을 수집하고 해체하고 다시 재구성하는 조승현의 작업방식은 그다지 오래되지 않은 도시의 기억들을 사진적으로 복원하려는 흥미로운 시도로 보인다. 조승현의 사진처럼 기억이란 쉽게 변형되고 왜곡되는 속성이 있어 언제나 실제와는 다른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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