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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07 01:12

스페이스 407 사진전

조회 수 598 추천 수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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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제목 기억의 숲 Memories of Forest
전시기간 2014. 12. 2 ~ 12. 7
전시장소 류가헌 Ryugaheon, Seoul
갤러리 주소 서울 종로구 통의동 7-10 / 3호선 경복궁역 4번 출구(02-720-2010)
갤러리 홈페이지 http://www.ryugaheon.com
참여작가 김전기(Kim Jeonki), 박부곤(Park Bookon), 신현민(Shin Hyunmin), 이선정(Lee Sunjung)
  • ⓒ김전기(Kim Jeonki)
    Someones site #2,2011
  • ⓒ김전기(Kim Jeonki)
    Someones site #7,2011
  • ⓒ박부곤(Park Bookon)
    문명의 조각-1,80x100cm, C print,2014
  • ⓒ박부곤(Park Bookon)
    숲의 조각-2,80x100cm, C print,2014
  • ⓒ신현민(Shin Hyunmin)
    멈추어진 것, 숲-1,60x234cm, C print, 2012
  • ⓒ신현민(Shin Hyunmin)
    멈추어진 것, 숲-2, 60x197cm, C print, 2012
  • ⓒ이선정(Lee Sunjung)
    검은 숲-1, 80x80cm, C print, 2011
  • ⓒ이선정(Lee Sunjung)
    검은 숲-3, 80x80cm, C print, 2011
숲의 시간을 찍다
- 스페이스 407 사진전 [기억의 숲] 12월 2일부터 류가헌


용암이 흘러나온 끝자락에 자리한 숲. 용암이 크고 작은 바위 덩어리로 쪼개지며 지반을 만들고 그 위에 다양한 식물이 뿌리내렸다. 살기위해 나무를 감아 올라간 덩굴과, 쓰러지지 않기 위해 단단한 뿌리를 드러낸 고목들, 죽어서도 숲에 생명을 공급하는 사목들까지. 마치 하나의 유기체처럼 살아 숨 쉰다. 사람이 살기 이전 원시림의 원형을 증거하는 것처럼 거대하지만 고요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숲은 ‘곶자왈’이다.
숲을 의미하는 ‘곶’과 수풀이 우거진 곳을 뜻하는 ‘자왈’을 합쳐 만든 ‘곶자왈’이란 이름에서 드러나듯이 숲에는 계절을 거스르는 동식물이 공존한다. 인간의 손길을 거부한 채 자립하는 숲은 살아있는 생명이자 시간이다.
여기 숲의 시간 속으로 발을 들인 사진가들이 있다. 김전기, 박부곤, 신현민, 이선정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숲의 시간을 기록했다. 한 명의 시각에서 다른 이의 시각까지 ‘따로’이면서 ‘같이’인 작업이다. 네 가지 숲은 독립적인 숲으로서 의미를 가지면서도, 시간성 속에서 맥락을 같이한다.
김전기가 [Someone’s Site]에서 포착한 숲은 현재성을 담은 개인의 숲이다. 그는 자신의 흔적을 남김으로써 곶자왈에 새로운 기억을 심었다. 그가 머문 자리마다 숲은 조금씩 모습을 달리했다, 사소한 사건과 흔적들은 사진으로 기록되었다. 작가가 떠난 곶자왈에는 익명의 기록이 새겨졌다.
박부곤의 숲은 과거의 시간을 담고 있다. 그는 곶자왈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인공의 흔적들에 주목했다. 숲은 가축을 키우기 위한 울타리, 군사용 진지가 남긴 자국들까지 자신의 일부로 흡수했다. 문명의 조각들마저도 조화 속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작가는 숲과 동화된 이 조각들을 다양한 화각으로 카메라에 담아냈다. [문명의 조각, 숲의 조각]이다. 신현민의 숲은 시간과 시간을 연결하는 선분이다. 가로로 넓게 펼쳐진 그의 숲은 프레임을 넘어 작품 바깥으로까지 확장된다. 작가의 사진에 담긴 곶자왈은, 작업의 제목 [멈추어진 것, 숲]이 가리키듯 긴 시간축의 정지된 일부이다. 하지만 작가의 숲은 결코 단절로 끝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이선정의 [검은 숲]에서는 숲의 세월을 드러낸다. 그는 시간을 거스르는 나무와 덩굴이 뒤엉킨 곶자왈을 가감 없이 포착했다. 우거진 수풀은 그 시간을 짐작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하고 고요하다.
네 명의 사진가는 곶자왈의 내면에 담겨있는 기억들의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내고 연결했다, 과거부터 미래까지 이어지는 숲의 시간을 찍은 사진들은 12월 2일부터 갤러리 류가헌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전시 문의 : 류가헌 02-720-2010
숲은 언제부터 우리 곁에 있었을까? 신의 아들이 여인과 사랑을 나누고 원죄를 지은 곳, 수 많은 전설과 신화의 무대, 그리고 인류 문명의 발생지들은 모두 숲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구조주의 인류학자 클로드 레비-스트로스(Claude Le’vi-Strauss)는 [야생의 사고 La Pense’e Sauvage, Paris, 1962]에서 ‘야생(Savage)’이란 말은 본디 ‘숲’을 뜻하는 ‘실바Silva’에서 유래하므로 나무들은 살아있는 ‘영혼’을 가지고 있다고 하였다. 스웨덴의 ‘웁살라(Uppsala)’, 부처의 출생과 계시 그리고 죽음을 지켜주는 ‘룸비니(Lumbini)’, 네미의 신성한 숲 ‘네무스(Nemus)’ 는 모두 성스러운 숲을 지칭한다. 우리 전통에도 숲은 위대한 것이자 토템, 샤머니즘적 요소로 충만한 공간이다. 현재까지 남아 있는 당산 숲과 비보 숲은 소중한 문화 자산이며, 시베리아 바이칼호 주변의 삼림지대 타이가(Taiga)는 우리민족의 시원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기억의 숲-Memories of Forest]전에 등장하는 숲은 제주 ‘곶자왈(Gotjawal)’이다. 세계 유일의 열대 북방한계 식물과 한대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하는 독특한 숲 또는 환경인 곶자왈은, 나무•덩굴식물•암석 등이 뒤섞여 수풀처럼 어수선하게 된 곳을 일컫는 제주도 방언에서 유래한다. 화산 용암이 굳어진 지형과 숲이 어우러져 형성된 곶자왈은 희귀 동식물의 보고인 동시에 현대사(4.3사건)의 아픔을 기억하고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또한 개발과 보존 사이의 첨예한 대립과 욕망이 거칠게 충돌하는 영역이기도 하다. 본 전시에 참가한 네명의 사진가들은 2010년 부터 2014년까지 제주도에 분포되어 있는 곶자왈을 찾아 자신들의 카메라에 담았다. 각자만의 방식으로 다가간 곶자왈은 원시림의 태고적 기운과 영성을 품고 있는 숲, 기억의 성소, 과거와 미래를 이어주는 순환의 고리로써 우리들의 시선과 감성을 잡아 당긴다.

김전기의 숲은 사적이다. 자연이라는 거대한, 심지어 짙디 짙은 곶자왈의 기운 앞에서 그것을 내 것인 양 품어내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허나 작가의 사진들에는 그가 머물던 자리, 누웠던 흔적, 그리고 약간의 변화로 인해 달라진 장소성이 고스란히 묻어 난다. [Someone’s Site]는 장소 특정적(Site specific)이다. 숨골, 나무, 바위 틈새에 대한 작가의 물리적 개입은 아주 소소하고 조심스러운 다가섬, 마치 어린 아이를 매만지는 손길처럼 보드랍다. 그에게 곶자왈은 자연의 순수,중립성 안으로 위장하여 매몰, 동화되어질 수 있는 곳일 지도 모른다. 필연적인 만남처럼, 그 안에 축적된 기억의 한 자락을 붙잡을 수 만 있다면 말이다.
[문명의 조각, 숲의 조각]에서 박부곤은, 곶자왈 여기 저기에 흩어져 있는 인공의 흔적들에 주목하고 있다. 대형 카메라에 의해 정교하게 촬영된 그의 숲은 고요한 반면 무수한 흔적들로 채워져 있다. 삶의 공간, 혹은 가축을 키우기 위한 울타리, 군사용 진지의 허물들은 이제 자연스럽게 곶자왈의 일부로 남아있다. 그러나 숲 특유의 복원력과 조화로움으로 인해 자연의 대립항에 위치한 문명의 파편들을 파악하기란 무척이나 어렵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이미 다가온 미래에 이르기까지 숲은 인간의 역사를 기억하고 대변해준다. 깊은 침묵 속에 말 건네는 알 수 없는 것들의 공명은 우리의 눈과 마음에 오랫동안 울려 퍼진다. 곶자왈의 특색을 놓치지 않는 섬세한 클로즈 업에서 부터 넓은 화각의 사진에 이르기까지, 그의 숲은 연속되지 않는 시간의 단절과 이행으로 생성된 퍼즐 조각이다. 한편, 신현민의 [멈추어진 것, 숲]은 느즈러져 있다. 가로로 길게 죽 잡아 당긴 프레임은 곶자왈의 시작과 끝을 동시에 포함한다. ‘멈추어진 것’ 이라는 수식어에서 암시하 듯 그 숲은 어딘가에 일시적으로 정지, 지연, 수축 상태에 있음을 보여준다. 작가의 파노라마 사진에서 곶자왈은 잘라져 나간 육체를 경계선상에 위치시킨다. 하나의 프레임으로는 증명하기 어려운, 자연과 문명의 대립과 팽창, 개입과 화해의 작용이 가로로 넓게 펼쳐진 파노라마에 담겨있다. 그의 사진에서 숲은 경계 안에 머물러 있으나, 그 것의 힘은 밖을 향하여 무한히 확장된다. 딱딱한 선긋기로는 결코 제어 되지 않는, 숨소리와 생명력이 고요한 평행선 위에 잠시 멈춰져 있을 뿐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곶자왈의 디테일을 포착한 사진들도, 숲의 일상과 상황이 응축된 서사의 단편들로 짜여져 있다.
마지막으로 [검은 숲]연작에 나타난 숲은 무섭다. 푸른 빛이 강하게 서려 있는 이선정의 사진에서 우리는 곶자왈이 엄습하는 차가운 기운 혹은 그 것이 발산하는 분위기에 위축되고 만다. 어두운 방 안에 그려진 무정형의 드로잉처럼, 공간 내부를 꽉 채운 아우라는 설명키 어려운 감정의 하층부를 건드린다. 심지어 찰나적으로 멈춰진 그 숲은 기묘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우리는 어두운 공간 안에 진입함으로써 숲의 바닥과 하늘, 그리고 그가 제안한 미지의 세계, 또 다른 내부를 비로소 바라보고 상상하게 된다. 우리의 시선을 잠시 교란시키는 것은 최소한의 빛과 헝클어진 숲의 결이다. 단언컨데 작가의 곶자왈은 추상적이고 감성적이며, 지극히 무질서하다. 이성의 개입을 최소화시키는 언캐니(Uncanny)한 숲이자, 낮과 밤을 가로 지르는 탈차원적, 무의식적 틈새이다.

인류의 근원과 역사를 규명하려는 이들의 노력으로 숲은 새롭게 평가 받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기억 속 숲의 원형은 어디에 있는가? 잃어버린 숲을 소환하기 위하여 우리들은 산과 들로 향한다. 혹은 잘 만들어진 방송용 다큐멘터리를 통해서 숲의 환상을 만날 수 있을 뿐이다. 어릴 적 할머니와 어머니가 들려주시던 전설 속의 주인공, 요정과 정령들이 활약하던 숲은 먼 곳에 있다. 바깥으로 멀어져 버린 세계와의 조우는 아마도 인간 중심적 우주의 축을 본래의 위치로 이동시킴으로써 가능할 지도 모른다. 본 전시 [기억의 숲]은 일반적인 환경 사진이 답습하는 자연 생태 기록을 통한 비판성 유지에 머물지 않고 자연의 피부, 살, 골격과 기관에 다가가서려는 시도를 보여 준다. 당연히 그 실천이란 미약한 인간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는 무모한 도전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4명의 작가들이 마주한 곶자왈은 신비스러운 어둠과 신선한 공기, 그 속을 관통하는 생기와 영혼, 그리고 생명의 탄생과 죽음이 질서와 균형 속에 공존하는 세계이다. 그리하여 우리들이 그토록 열망하는 잃어 버린 순수성과 낭만성에 대한 회복은, 결핍에 대한 보충이 무한한 공간이자 거대한 유기체로써 실재하는 우주적 통로, 곶자왈에서 되살아나고 있음이다. – by 스페이스 407
김전기

2014  중앙대학교 일반대학원 사진학 전공 
개인전
2014  보이지 않는 풍경Ⅱ. 동강 사진 박물관. 영월 
2014  155miles. 프랑스문화원 Art Space . 부산
2013  보이지 않는 풍경. 갤러리 이즈 . 서울
그룹전
2013  TRIALOG. 토탈 미술관. 서울
2013  TRIALOG. 주한 독일 문화원. 서울 
2012  155miles project. 동강 국제 사진제.  영월
2012  우리안의 시간. 갤러리 이즈.  서울

박부곤

개인전
2014 열린 풍경, 관훈 갤러리, 서울
2012 진화의 땅, 갤러리 이즈, 서울
단체전
2013 서울 포토, 스페이스 407, 코엑스, 서울
2012 자연 존재의 거울, 충무로 국제 사진 축제, 극동빌딩, 서울
우리 안의 시간, 갤러리 이즈, 서울
2010 풀다, 갤러리 라메르, 서울
2009 사진 오늘을 말하다, 상명아트 센터

신현민

단체전
2013 서울 포토, 스페이스 407, 코엑스, 서울
2012 우리 안의 시간, 갤러리 이즈, 서울

이선정

단체전
2013 서울 포토, 스페이스 407, 코엑스, 서울
2012 우리 안의 시간, 갤러리 이즈, 서울
2010 관계성의 축, 갤러리 라메르, 서울
2009 사진 오늘을 말하다, 상명아트 센터,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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