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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05
2018.03.25 23:16

안준 Jun Ahn

조회 수 1358 추천 수 0 댓글 0
Extra Form
전시제목 Obscure Present
전시기간 2018. 3. 26 ~ 6. 2
전시장소 BMW Photo Space, Busan
오프닝 2018. 4. 6(금) 18:00
갤러리 주소 부산시 해운대구 해운대 해변로 299, BMW MINI 2F (051.792.1630)
작가 홈페이지 http://ahnjun.com
갤러리 홈페이지 http://www.bmwphotospace.kr
관람시간 월-금 10:00 – 18:00 / 토 10:00 – 14:00 매주 일요일 휴관
주최 BMW동성모터스
주관 고은문화재단, 고은사진미술관
우리는 시간을 어떻게 인지하고 체감하며 살아가는 것일까? 물리적으로 시간은 미래, 현재, 과거로 흐르는 일방향적이라는 속성과 연속성을 함께 가지고 있다. ‘현재’는 이러한 시간의 속성이 매 순간 발생하는 기준점으로, 육안으로 확인하고 체감할 수 있는 유일한 영역이기도 하다. 하지만 인지됨과 동시에 부재하는 ‘현재’ 라는 시간은 인간의 삶에서 가장 가까우면서도 가장 빨리 흘러가는 시간이 된다. 안준의 «Obscure Present»(무명의 현재)는 시간의 흐름 속에 놓인 ‘현재’에 대한 성찰을 [Self–Portrait], [Float], [The Tempest], [One Life] 시리즈를 통해 이야기한다.
  • ⓒ안준 Jun Ahn
  • ⓒ안준 Jun Ahn
    One Life (2015) #010, HDR UltraChrome Archival Pigment Print, 60.96x91.44cm, 2015
  • ⓒ안준 Jun Ahn
    One Life (2017) #003, HDR UltraChrome Archival Pigment Print, 60.96x91.44cm, 2017
  • ⓒ안준 Jun Ahn
    One Life (2017) #002, HDR UltraChrome Archival Pigment Print, 60.96x91.44cm, 2017
  • ⓒ안준 Jun Ahn
    One Life (2016) #005, HDR UltraChrome Archival Pigment Print, 60.96x91.44cm, 2016
  • ⓒ안준 Jun Ahn
    One Life, Gravity, HDR UltraChrome Archival Pigment Print, 101.6x152.cm, 2015
  • ⓒ안준 Jun Ahn
    The Tempest (2015) #007, HDR UltraChrome Archival Pigment Print, 101.6x76.2cm, 2015
  • ⓒ안준 Jun Ahn
    The Tempest (2015) #005, HDR UltraChrome Archival Pigment Print, 101.6x76.2cm, 2015
  • ⓒ안준 Jun Ahn
    Float, Untitled #0, HDR UltraChrome Archival Pigment Print, 91.44x60.96cm, 2011
  • ⓒ안준 Jun Ahn
    Float, Untitled #1, HDR UltraChrome Archival Pigment Print, 91.44x60.96cm, 2011
  • ⓒ안준 Jun Ahn
    Float, Untitled #3, HDR UltraChrome Archival Pigment Print, 91.44x60.96cm, 2011
  • ⓒ안준 Jun Ahn
    Float, Untitled #5, HDR UltraChrome Archival Pigment Print, 91.44x60.96cm, 2011
  • ⓒ안준 Jun Ahn
    Self-Portrait, HDR UltraChrome Archival Pigment Print, 101.6x152.4cm, 2013
  • ⓒ안준 Jun Ahn
    Self-Portrait, HDR UltraChrome Archival Pigment Print, 101.6x152.4cm, 2013 (2)
우리는 시간을 어떻게 인지하고 체감하며 살아가는 것일까? 물리적으로 시간은 미래, 현재, 과거로 흐르는 일방향적이라는 속성과 연속성을 함께 가지고 있다. ‘현재’는 이러한 시간의 속성이 매 순간 발생하는 기준점으로, 육안으로 확인하고 체감할 수 있는 유일한 영역이기도 하다. 하지만 인지됨과 동시에 부재하는 ‘현재’ 라는 시간은 인간의 삶에서 가장 가까우면서도 가장 빨리 흘러가는 시간이 된다. 안준의 «Obscure Present»(무명의 현재)는 시간의 흐름 속에 놓인 ‘현재’에 대한 성찰을 [Self–Portrait], [Float], [The Tempest], [One Life] 시리즈를 통해 이야기한다.

[Self–Portrait](2008–2013)는 뉴욕, 서울, 홍콩, 등의 대도시에 위치한 고층 빌딩 꼭대기나 난간 또는 창문의 경계에서 작가 스스로가 모델이 되어 촬영한 작업이다. 무감각해진 현재와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개인의 고민으로 시작된 이 시리즈는 특수한 장소에 의해 시시각각 변화되는 촬영자이자 촬영 대상인 작가의 감정을 포착한다. 이때 이 감각은 고층 빌딩의 가장 높은 지점에 마주 섰을때 일어나는 무수한 감정들로 이것을 경험함으로써 자신이 현존한다는 것을 자각하게 만드는 요소가 된다. 안준은 익숙한 도시의 풍경을 보여주는 수평적 앵글과 그것과 마주치는 수직적 앵글이 담긴 장면들에 스스로를 위치 시킴으로써 그 경험의 감각을 시각화한다.

초기작 [Self–Portrait]가 ‘현재’에 대한 인지와 감정을 감각적으로 드러냈다면, 반대로 [Float](2011 - )과 [The Tempest](2014- )는 온전히 지각될 수 없는 현재의 속성을 고민하고 관찰해 붙잡으려는 작업이다. 우주에 떠다니는 소행성들을 기록한 듯한 [Float]은 돌을 분쇄하는 크러셔 기계에서 쏟아지는 파편들을 촬영한 것이다. 검은 폭포와 같이 쏟아지는 돌을 고속 연사 촬영한 이 장면은 짐작할 수는 있으나 결코 온전히 인지할 수 없는 시간의 흐름을 시각화하려는 시도이다. 댐 방류 순간의 웅장한 모습을 기록한 [The Tempest](2014- ) 또한 이 같은 시간의 특성을 드러내려는 것이며, 고정된 시점으로 진행하는 촬영 방식을 통해 극히 짧은 찰나의 시간이 만들어내는 물이라는 사물의 무작위성을 보여준다.

이러한 현재라는 시간을 붙잡으려는 작가의 의도는 사과를 공중에 던지고 촬영하는 [One Life](2013 - )에서 변화, 확장된다. [One Life]에서 사과는 문화 인류학적 상징성을 가진 오브제이기도 하지만 던져질 때마다 다른 위치와 모습을 가진다. 중력에 의해 아래로 떨어지는 사과는 우연과 필연의 공존을 상징하는 대상이기도 하다. 안준은 자신이 원하는 장면을 얻을 때까지 사과를 던지고 찍는 행위를 일종의 퍼포먼스 삼아 반복한다. 그리고 던질 때 마다 불특정적인 곳에 위치하는 사과와, 던진다는 행위의 규칙성이 만나서 특별한 한 장면을 이루어 작업이 된다. 이 같은 과정은 결국 현재라는 시간의 속성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안준의 사진적 응답이며, 실존을 확인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고은사진미술관ㆍBMW Photo Space

One Life


하나의 삶은 두 영원 사이 시간의 작은 반짝임 –토마스 칼라일

생은 마치 중력이 있는 공간에 던져진 물체와 같다. 행위의 결과로 생겨나며 필연적으로 죽음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태어남과 죽음 사이에 있는 삶에는 우연과 필연이 마치 씨줄과 날줄처럼 교차한다. 이것을 예측할 수 있을까. 유전자의 조합과 생에서 벌어질 수 있는 모든 변수를 알고 있고, 계산할 수 있다면 가능할 것이다. 혹은 어떠한 일이 발생하기 전의 초기조건을 이해하면, 즉, 모든 변수를 파악한 후 태어나기 이전 상태로 돌려 계산하면 이론적으로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이 두 가지 모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다시 말해 생은 사랑의 결과로써 생겨나기에 필연적이고, 태어난 이상 반드시죽음을 맞이하는 운명에 있지만 그 과정은 무작위(Random)이다.

인간의 역사와 문명은 생이 지니는, 혹은 인류의 생이 속해있는 환경의 무작위성을 여러 가지 관점으로 이해해보려고 노력해 온 결과물과 다름 아니다. 때문에 과학을 비롯한 학문이 진보함에 따라 이전에는 우연이었던 많은 것들은 확률로, 기적이었던 것은 자연현상으로, 관찰할 수 없었던 것들은 사진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것이 되었다. 이전에는 우연이기 때문에, 예측할 수 없기에 인류가 느꼈던 두려움 혹은 숭배의 감정은 문명의 발전으로 인해 희석되었다. 때문에 배우는 것은 기쁨이며 학문은 두려움을 없애준다고 믿고 있었다. 그러나 이 생각은 외조부님의 죽음을 목도하며 바뀌었다.

외조부님은 어린 시절에는 난해한, 그래서 무서운 어른이셨다. 어른이 되어 깨달은 사실은 그 난해함의 이유는 학도병으로써 겪으셨던 한국 전쟁의 트라우마에서 기인한 것임을 깨달았다. 외조부님은 공부하셨으나 이를 평생 극복하지 못한 학자셨다. 신념을 가지고, 항상 공부하고 학문을 평생 멈추지 않았다고 해서 죽음 앞에서 덜 두려운 것은 아니라는 사실은 내게 상실감 보다 큰 충격이었다. 해로하던 외조부님을 잃으시고 혼자 남으셔서 급격히 말수가 적어지신 외할머니를 바라본다. 외할머니는 한국 전쟁 중 할아버지와 결혼하셔서 배움을 중단하시고 평생 가족들을 내조하셨다. 그렇다고 늙는다는 것, 죽음을 앞에 두고 있다는 것이 더 두려운 것도, 덜 두려운 것도 아니었다. 정말 안다는것은, 지식을 쌓는다는 것은 생을 이해하고 긍정하게 되는 것일까.

One Life는 작가의 가족이 ‘대상을 허공에 던지고 줍는 행동을 반복하는’ 퍼포먼스를 통해 의도적인 무작위성을 연출하고 이를 촬영한 연작이다. 이후 편집 과정에서 떨어지기 위해 던져진 물체가 아닌 떨어져야 하는 운명과 중력을 거스른 채 멈추어 있으며, 동시에 구도적인 조화를 이루는 프레임만을 선택해 프린트하는 과정을 통해 문맥이 사라진 순간의 초월성을 드러내고자 했다. 생을 상징하는 ‘중력이 있는 공간에 던져진 물체’로는 일관되게 사과를 사용했는데, 종교와 권력의 주체가 바뀌는 역사 속에서 가장 오랜 시간 살아남은 지식과 운명의 상징이기 때문이며. 익숙한 동시에 심원한 상징이기 때문이다.

사과에는 수많은 상징이 있다. 선악과로 묘사된 사과. 게르만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의 힘을 지탱하는 사과. 트로이 전쟁을 낳은 황금 사과, 모자에 절을 하는 것을 거부한 윌리엄 텔이 아들의 머리 위에 놓고 활시위를 당기게 한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사과. 중력을 발견한 뉴턴의 사과. 동화 속 백설공주의 사과. 독일의 암호코드를 해석해 세계대전의 종식을 앞당기고 컴퓨터의 초석을 세웠으나 당시 동성애를 금지하고 있던 영국 정부로부터 호르몬 처방을 받게 되어 남성성을 읽게 되자 사과에 청산가리를 주사한 후 백설공주의 동화를 떠올리며 ‘가장 순수한 여자가 생을 아무리 하듯’ 한입 깨물고 죽어 지금 애플의 마크가 된 엘런 튜링의 사과. 이를 알고 있는 사람에게는 심원하고, 설령 이 상징들을 모르더라도 친근한 오브제이다.

삶에 있는 수많은 상징들을 아는 사람도 있고, 공부하는 사람도 있고, 별 상관없는 사람도 있고, 이해하고 싶으나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한 시대 속에 여러 가지 언어를 사용하며 뒤섞여 살아간다. 생은 죽음으로 가는 과정의 무작위성으로 가득 찬 과정이다. 사진은 그 과정에서 우연과 필연이 교차해 만들어내는 무언가를 기념한다. 본 연구자는 이해한 이에게도 덜 이해한 이에게도 생은 소중한 과정이며 그 일상의 과정에서 우연과 필연이 운명처럼 교차할 때 만들어지는 한순간을 기념하고자 했다.

안준

Jun Ahn
안준


1981 서울 출생

학력
2017 홍익대학교 대학원(Ph.D) 사진학 박사 졸업
2011 파슨스 사진과대학원(MFA) 우등졸업(with Honors)
2006 서던캘리포니아대학 미술사학과(BA) 졸업
개인전
2018 «On The Verge», Photographic Center Northwest, 시애틀, 미국
2017 «InvisibleScapes», 시장탕 미술관, 경덕진, 중국
2017 «UnveiledScape», 금산갤러리, 서울
2016 «The Present», 63아트, 63빌딩
2014 «Self-Portrait», Christophe Guye Galerie, 취리히, 스위스
2013 «New Heights», Kips Gallery, 뉴욕, 미국
2012 «Self-Portrait», Anna Nova Gallery, 상트 페테르부르크, 러시아
2012 «Invisible; 안준 개인전-Belt 공모전 사진부문 선발 작가 지원전», 아트링크, 서울
외 다수

그룹전
2018 «Space; Crashes in Street Life», 함부르크 트리엔날레, 함부르크, 독일
2017 «아시아 여성 미술가들», 전북도립 미술관, 전라북도
2016 «Ich», 쉬른 쿤스트할레 프랑크푸르트 미술관,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헤센, 독일
2016 «비밀의 화원», 서울미술관, 서울
2016 «사진속의 나», 대구사진비엔날레 특별전, 대구
2016 «Dream and Routine», 양평도립미술관, 경기도
2015 « Portfolios», 한미사진미술관, 서울
2015 « Photo London; Christophe Guty Gallery», Somerset House, 런던, 영국
2014 «Double Mirror», 아메리카 대학교 미술관, 워싱턴, 미국
2014 «Epilogue», 토탈뮤지엄, 서울
2014 «Pause & Pose», SPACE22, 서울
2013 «동상이몽», 고려대학교 박물관, 서울
2013 «The Youth Code», Christophe Guye Galerie, 취리히, 스위스
2010 «States of Flux», Aperture Gallery, 뉴욕, 미국
2010 «Jun Ahn & Kazue Taguchi», PS122 Gallery, 뉴욕, 미국
외 다수

수상
2013 Asian Artist to Watch 2013 선정,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 홍콩
2013 Ones To Watch, British Journal of Photography, 영국
2012 International Photographer Award 국제사진상, 순수사진분야, 미국
2012 BELT, 작가선정 사진부문, 한국판화사진진흥협회, 서울
2011 2011 Graduate Directory, Wallpaper Magazine, 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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