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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제목 골목
전시기간 2015. 11. 18 ~ 11. 24
전시장소 갤러리 나우 gallery now, Seoul
갤러리 주소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길 39, 관훈동 성지빌딩 3F (02. 725. 2930)
갤러리 홈페이지 http://www.gallery-now.com
삼선교 우리 집에서 성북동에 이르는 좁고 작은 골목은 나의 어린 시절 활동 무대였지요. 동무들과 만나는 집합소였고 놀이터였고 싸움터였습니다. 그렇게 골목을 헤짚다 보면 어디선가 나타난 동생 병곤이가 '언니' 하며 내 뒤를 졸졸 따르던 기억도 어제 일처럼 생생합니다. 서울촌놈이 낯선 지방이라고 처음 내려간 곳이 대구였습니다. 공군졸병시절이었지요. 휴가 때면 먼 서울 집 대신 부대근처 골목 골목을 찾아 다녔습니다. 부러 다녔다기 보다는 숨어 들어갔다고나 할까요. 지금 생각해보면 호기심 보다는 신장대로를 혼자 다닐 용기가 없어 그랬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니 말입니다. 어찌되었던 신기하게도 그 골목이 따스하더란 말입니다. 낯선 사람들의 낯선 말투가 정겹기만 했습니다. 사람냄새가 달달 했습니다. 낭만까지 지키려 했던 공군시절의 기억이 그렇습니다. 시끌벅적한 무교동 골목은 치유의 장소였습니다. 매운 낙지 한 그릇에 소주한잔이면 만사가 오케이 였으니까요. 빡빡하고 텁텁한 하루도 그렇게 날릴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함께한 동지와 맘이 맞으면 사회, 정치, 경제를 망라한 대토론회가 벌어졌고 때론 직장 선후배의 성토장이 되기도 했습니다. 밤이 새도록 왁자지껄하게 어울렸던 그곳엔 치기 어린 용기도 억지도 있었겠습니다만 청년 유병창의 화려한 추억이 더 크게 새겨져 있습니다. 어느덧...... 삼선교 골목을 졸졸 따라다니던 병곤이도 먼저 갔고 낯선 도시의 골목을 방황하던 젊음도 시들해졌고 무교동 골목을 누비던 호쾌함 역시 삭으라 들었습니다. 이제.. 카메라를 만나 친구가 되어 시간만 나면 미국으로 유럽으로 아시아로 여행을 다니고 있습니다. 언젠가부터 카메라 앵글을 통해 골목을 찬찬히 들여다 보고 있는 나를 발견했습니다. 골목 사이사이 부는 바람, 수줍게 새어 나온 빛, 그림자 그 일부가 되어 살아가는 사람들, 새, 의자, 소담한 꽃들에 마음과 눈을 빼앗기고 이내 찰칵찰칵 셔터를 누르고 있더군요. 그리스 미코노스 섬 신비하리만큼 새하얀 골목길에서 만난 비둘기를 보고 그랬고 독일 루텐버그의 골목 사이로 비친 파란 하늘을 만났을 때 그랬습니다. 내 눈에는 허튼 골목 하나가 없었고 카메라 앵글을 통해서는 더욱 그랬습니다. 마치 처음 본 것처럼 새로웠고 때론 익숙한 곳인 마냥 아스라했으니까요. ‘막다른 골목인가’ 하던 순간 비로서 새로운 골목을 만난 것이지요. 카메라를 사귀고 맞이한 가장 기쁜 순간이었습니다. 이제 나는 갈수 있는, 가봐야 할 골목길이 예전보다 훨씬 많아졌습니다. 카메라 친구와 말입니다. 그것 역시 말할 수 없이 기쁘네요. 다행히도 '골목엔 끝이 없더란 말입니다.'
  • ⓒ유병창 Byeongchang Yoo
    Mikonos Island Greece, 2012
  • ⓒ유병창 Byeongchang Yoo
    Mikonos Island Greece, 2012
  • ⓒ유병창 Byeongchang Yoo
    Mikonos Island Greece, 2012
  • ⓒ유병창 Byeongchang Yoo
    Mikonos Island Greece 2012
  • ⓒ유병창 Byeongchang Yoo
    Mikonos Island Greece 2012
  • ⓒ유병창 Byeongchang Yoo
    Mikonos Island Greece 2012
  • ⓒ유병창 Byeongchang Yoo
    Santorini Island Greece 2012
삼선교 우리 집에서 성북동에 이르는 좁고 작은 골목은
나의 어린 시절 활동 무대였지요.
동무들과 만나는 집합소였고 놀이터였고 싸움터였습니다.
그렇게 골목을 헤짚다 보면 어디선가 나타난 동생 병곤이가
'언니' 하며 내 뒤를 졸졸 따르던 기억도 어제 일처럼 생생합니다.

서울촌놈이 낯선 지방이라고 처음 내려간 곳이 대구였습니다. 공군졸병시절이었지요.
휴가 때면 먼 서울 집 대신 부대근처 골목 골목을 찾아 다녔습니다.
부러 다녔다기 보다는 숨어 들어갔다고나 할까요.
지금 생각해보면 호기심 보다는 신장대로를 혼자 다닐 용기가 없어 그랬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니 말입니다.
어찌되었던 신기하게도 그 골목이 따스하더란 말입니다. 낯선 사람들의 낯선 말투가 정겹기만 했습니다. 사람냄새가 달달 했습니다.
낭만까지 지키려 했던 공군시절의 기억이 그렇습니다.

시끌벅적한 무교동 골목은 치유의 장소였습니다.
매운 낙지 한 그릇에 소주한잔이면 만사가 오케이 였으니까요.
빡빡하고 텁텁한 하루도 그렇게 날릴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함께한 동지와 맘이 맞으면 사회, 정치, 경제를 망라한 대토론회가 벌어졌고
때론 직장 선후배의 성토장이 되기도 했습니다.
밤이 새도록 왁자지껄하게 어울렸던 그곳엔 치기 어린 용기도 억지도 있었겠습니다만
청년 유병창의 화려한 추억이 더 크게 새겨져 있습니다.

어느덧......
삼선교 골목을 졸졸 따라다니던 병곤이도 먼저 갔고
낯선 도시의 골목을 방황하던 젊음도 시들해졌고
무교동 골목을 누비던 호쾌함 역시 삭으라 들었습니다.

이제..
카메라를 만나 친구가 되어 시간만 나면 미국으로 유럽으로 아시아로 여행을 다니고 있습니다.
언젠가부터 카메라 앵글을 통해 골목을 찬찬히 들여다 보고 있는 나를 발견했습니다.
골목 사이사이 부는 바람, 수줍게 새어 나온 빛, 그림자
그 일부가 되어 살아가는 사람들, 새, 의자, 소담한 꽃들에
마음과 눈을 빼앗기고 이내 찰칵찰칵 셔터를 누르고 있더군요.

그리스 미코노스 섬 신비하리만큼 새하얀 골목길에서 만난 비둘기를 보고 그랬고
독일 루텐버그의 골목 사이로 비친 파란 하늘을 만났을 때 그랬습니다.

내 눈에는 허튼 골목 하나가 없었고 카메라 앵글을 통해서는 더욱 그랬습니다.
마치 처음 본 것처럼 새로웠고 때론 익숙한 곳인 마냥 아스라했으니까요.
‘막다른 골목인가’ 하던 순간 비로서 새로운 골목을 만난 것이지요.
카메라를 사귀고 맞이한 가장 기쁜 순간이었습니다.
이제 나는 갈수 있는, 가봐야 할 골목길이 예전보다 훨씬 많아졌습니다.
카메라 친구와 말입니다. 그것 역시 말할 수 없이 기쁘네요.

다행히도
'골목엔 끝이 없더란 말입니다.'
유병창 Byeongchang Yoo

2013.3 – 현재 삼성전자공과대학 교양학부 교수
2011.3 – 2012.4 헤럴드미디어 대표이사 사장 (Korea Herald, 헤럴드경제)
2009.3 – 2011.3 POSO ICT 고문
2007.3 – 2009.2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회장
2007.5 – 2009.2 정보통신국제협력진흥원 이사
2005.5 – 2009.3 POSCO ICT 대표이사 사장
2004.3 – 2005.5 POSCO ICT 부사장
2002.3 – 2002.5 POSCO 원료 및 홍보담당 전무
1999.1 – 2002.3 홍보담당 상무
1998.4 – 1999.1 Pohang Steel America Corp. 대표이사 사장
1995.3 –1998.4 USS-POSCO Industries 수석부사장
1994.3 – 1995.3 외자구매부장
1993.3 – 1994.3 비서부장
1990.3 – 1993.3 원료부장
1989.11 – 1990.3 POSCO Asia Corp. 대표이사 사장
1986.4 – 1998.11 POSCO Washington DC Office 소장
1975.8 – 1986.4 POSCO 수출부 및 Los Angeles 사무소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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