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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09 00:21

Pleasing Illusion

조회 수 3277 추천 수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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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제목 Pleasing Illusion
전시기간 2016. 5. 19 ~ 7. 9
전시장소 코로그램 KOROGRAM, Seoul
갤러리 주소 서울시 용산구 대사관로 12길 4-8, 2층 (010.6790.7079)
갤러리 홈페이지 http://www.korogram.com
참여작가 Claire Rosen, 양호상
관람시간 Mon - Sat / 11:00am - 7:00pm / Closed on Sunday
관람요금 Free
맨틱 영화에는 데이트를 앞둔 남자주인공(혹은 여자주인공)이 약속한 장소에 일찍 도착해 어느 자리에 앉을지 고민하는 장면이 종종 등장한다. 유리창 너머로 파란 강물이 보이는 창가 자리에 앉을지, 창문을 통해 들어온 햇살이 환하게 비치는 하얀색 벽 앞에 앉을지, 그리고 오늘 입고 나온 옷 색깔이 그 분위기에 어울릴지 등등…… 약속시간보다 일찍 데이트 장소에 가서 앉을 자리를 고민할 때에도, 그리고 거실에 선물 받은 화병을 놓을 위치를 정할 때와 같이 지극히 일상적인 상황에서도 우리는 늘 어떤 배경이 좋을지에 대한 고민을 한다. 그리고 이러한 고민이 조형예술에서는 ‘형태figure와 배경background의 관계’에 대한 조형적 성찰로 이어져, 예술가들의 조형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된다. 일찍이 아서 웨슬리 도우Arthur Wesley Dow(1857~1922)는 형태와 배경의 완벽한 조화로서의 농담(濃淡)에 대해서 “서로 맞물려 있는 음과 양의 덩어리는 본래 의미에서 완전히 독립된 미감을 발한다.(Related masses of dark and light [Notan] can convey an impression of beauty entirely independent of meaning.)”(Arthur Wesley Dow, Composition, Dover Publication, Inc., 2007, p. 53)라고 이야기하며 형태와 배경의 관계, 그리고 그 둘 사이의 균형을 강조했다. 또한 “지각(知覺)에 있어서 첫 단계는 배경으로부터 형상을 구분해 내는 일”(리차드 자키아, 『조형과 사진심리학』, 유한태 역, 해뜸, 1995, p. 20)이기도 하다. Pleasing Illusion展은 사진을 통해서 형태와 배경의 관계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두 작가의 작품을 소개한다. Claire Rosen의 “Birds of Feathers”는 역사적 가치가 있는 빈티지 벽지를 재생산하여(re-product), 그것을 배경으로 살아있는 새를 촬영한 사진 이미지들이다. 화려한 패턴의 벽지를 배경으로 하는 Rosen의 작품 안의 새들은, 언뜻 보았을 때에는 벽지의 무늬나 박제처럼 보인다. 하지만 계속 그 사진을 바라보고 있으면 가짜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어떠한 기운이 엄습해온다. 그 순간 새의 영롱한 눈빛과 마주하게 되며, 그것이 진짜 새라는 것을 알게 된다. 만약 그녀의 작품이 울창한 나뭇잎의 나뭇가지 위에서 촬영 되었다면 이러한 놀라움이 있었을까? 그녀의 사진에서 느낄 수 있는 매력은 오래된 스타일의, 그리고 재생산된 벽지에서 느껴지는 ‘생명 없는 건조함’과 살아있는 작은 새의 ‘생명’이 만나는 역설적인 조화에서 오는 것 아닐까? 양호상의 “Stereogram”은 모던시대까지 유행하던 패션의 패턴을 사용해 특징적인 역사와 기억을 드러내고자 그 당시의 object와 배경을 op-art의 형태로 표현하고 있다. 그는 수집한 의상을 촬영한 후 어도비 포토샵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의상의 패턴을 복제한 배경을 만든다. 아니, 배경을 지운다. 즉, 그가 배경을 만드는 행위는 배경을 지우는 행위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원래 의상이 촬영된 상황에서는 의상의 독특한 패턴이 도드라지게 보였을 것이지만, 그가 의상의 패턴을 복사해서 배경에 가져다 붙이면서(배경을 다시 만들면서) 형태와 배경의 경계가 모호해지기 때문이다. 결국, 그의 사진은 배경을 만드는 조형행위를 하고 있지만 조형적으로 그의 조형행위는 배경을 없애는 것이다. 그리고 그의 작품을 바라보는 우리는 모호한 경계로부터 형태와 배경에 대한 시각적 의문들을 갖게 된다.
  • ⓒClaire Rosen
    Parakeet No.7034_Archival Pigment Print_2012-2016
  • ⓒClaire Rosen
    Parakeet No.7042_Archival Pigment Print_2012-2016
  • ⓒClaire Rosen
    Parakeet No.7078_Archival Pigment Print_2012-2016
  • ⓒClaire Rosen
    Parakeet No.7461_Archival Pigment Print_2012-2016
  • ⓒClaire Rosen
    Parakeet No.7548_Archival Pigment Print_2012-2016
  • ⓒClaire Rosen
    Parakeet No.7746_Archival Pigment Print_2012-2016
  • ⓒClaire Rosen
    Parakeet No.7905_Archival Pigment Print_2012-2016
  • ⓒ양호상 Ho Sang Yang
    Stereogram_#016, archival pigment print, 62.5x50cm, 2012
  • ⓒ양호상 Ho Sang Yang
    Stereogram_#017, archival pigment print, 62.5x50cm, 2012
  • ⓒ양호상 Ho Sang Yang
    Stereogram_#018, archival pigment print, 62.5x50cm, 2012
  • ⓒ양호상 Ho Sang Yang
    Stereogram_#019, archival pigment print, 62.5x50cm, 2012
  • ⓒ양호상 Ho Sang Yang
    Stereogram_#058_#085, archival pigment print, 150x120cm(each)_150x240cm, 2013
  • ⓒ양호상 Ho Sang Yang
    Stereogram_#074_#075, archival pigment print, 240x150cm(each)_240x300cm, 2014
  • ⓒ양호상 Ho Sang Yango
    Stereogram_#080_#081, archival pigment print, 150x120cm(each)_150x240cm, 2014
# 형태와 배경의 완벽한 조화를 표현
‘형태’와 ‘배경’의 조화는 예술가들의 조형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된다. Claire Rosen과 양호상, 두 사진 작가의 조형적 성찰을 바탕으로 탄생한 사진 작품으로 형태와 배경의 관계, 그리고 둘의 완벽한 조화와 균형을 동시에 경험해보자!

# ‘생명 없는 건조함’과 살아있는 작은 새의 ‘생명’이 만나는 역설적인 조화
Claire Rosen의 작품 속 새는 우리로 하여금 가짜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기운을 느끼게 한다. 언뜻 보기에 생명 없는 건조함을 지닌 작품 속 작은 새가 실은 진짜 살아있는 새라는 것을 인지하게 되었을 때, 우리는 작품을 한층 더 깊게 경험할 수 있다.

# 옵아트의 형태로 시각적 의문을 갖게 만드는 양호상 작가의 역사와 기억
특정 시대에 유행했던 의상과 의상의 독특한 패턴으로 만든 배경은 그 시대의 역사와 기억을 드러낸다. 또한, 배경을 만듦과 동시에 지우는 그의 작업 방식은 모호한 지점에 우리를 서있게 하며, 나아가 형태와 배경에 대한 시각적 의문을 갖게 한다.

Pleasing Illusion

장서희



로맨틱 영화에는 데이트를 앞둔 남자주인공(혹은 여자주인공)이 약속한 장소에 일찍 도착해 어느 자리에 앉을지 고민하는 장면이 종종 등장한다. 유리창 너머로 파란 강물이 보이는 창가 자리에 앉을지, 창문을 통해 들어온 햇살이 환하게 비치는 하얀색 벽 앞에 앉을지, 그리고 오늘 입고 나온 옷 색깔이 그 분위기에 어울릴지 등등…….

약속시간보다 일찍 데이트 장소에 가서 앉을 자리를 고민할 때에도, 그리고 거실에 선물 받은 화병을 놓을 위치를 정할 때와 같이 지극히 일상적인 상황에서도 우리는 늘 어떤 배경이 좋을지에 대한 고민을 한다. 그리고 이러한 고민이 조형예술에서는 ‘형태figure와 배경background의 관계’에 대한 조형적 성찰로 이어져, 예술가들의 조형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된다. 일찍이 아서 웨슬리 도우Arthur Wesley Dow(1857~1922)는 형태와 배경의 완벽한 조화로서의 농담(濃淡)에 대해서 “서로 맞물려 있는 음과 양의 덩어리는 본래 의미에서 완전히 독립된 미감을 발한다.(Related masses of dark and light [Notan] can convey an impression of beauty entirely independent of meaning.)”(Arthur Wesley Dow, Composition, Dover Publication, Inc., 2007, p. 53)라고 이야기하며 형태와 배경의 관계, 그리고 그 둘 사이의 균형을 강조했다. 또한 “지각(知覺)에 있어서 첫 단계는 배경으로부터 형상을 구분해 내는 일”(리차드 자키아, 『조형과 사진심리학』, 유한태 역, 해뜸, 1995, p. 20)이기도 하다.

Pleasing Illusion展은 사진을 통해서 형태와 배경의 관계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두 작가의 작품을 소개한다. Claire Rosen의 “Birds of Feathers”는 역사적 가치가 있는 빈티지 벽지를 재생산하여(re-product), 그것을 배경으로 살아있는 새를 촬영한 사진 이미지들이다. 화려한 패턴의 벽지를 배경으로 하는 Rosen의 작품 안의 새들은, 언뜻 보았을 때에는 벽지의 무늬나 박제처럼 보인다. 하지만 계속 그 사진을 바라보고 있으면 가짜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어떠한 기운이 엄습해온다. 그 순간 새의 영롱한 눈빛과 마주하게 되며, 그것이 진짜 새라는 것을 알게 된다. 만약 그녀의 작품이 울창한 나뭇잎의 나뭇가지 위에서 촬영 되었다면 이러한 놀라움이 있었을까? 그녀의 사진에서 느낄 수 있는 매력은 오래된 스타일의, 그리고 재생산된 벽지에서 느껴지는 ‘생명 없는 건조함’과 살아있는 작은 새의 ‘생명’이 만나는 역설적인 조화에서 오는 것 아닐까?

양호상의 “Stereogram”은 모던시대까지 유행하던 패션의 패턴을 사용해 특징적인 역사와 기억을 드러내고자 그 당시의 object와 배경을 op-art의 형태로 표현하고 있다. 그는 수집한 의상을 촬영한 후 어도비 포토샵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의상의 패턴을 복제한 배경을 만든다. 아니, 배경을 지운다. 즉, 그가 배경을 만드는 행위는 배경을 지우는 행위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원래 의상이 촬영된 상황에서는 의상의 독특한 패턴이 도드라지게 보였을 것이지만, 그가 의상의 패턴을 복사해서 배경에 가져다 붙이면서(배경을 다시 만들면서) 형태와 배경의 경계가 모호해지기 때문이다. 결국, 그의 사진은 배경을 만드는 조형행위를 하고 있지만 조형적으로 그의 조형행위는 배경을 없애는 것이다. 그리고 그의 작품을 바라보는 우리는 모호한 경계로부터 형태와 배경에 대한 시각적 의문들을 갖게 된다.
Clarie Rosen은 Bard College at Simon's Rock과 Savannah College of Art and Design에서 사진학을 전공하였다. 주로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며, 작품은 공공 및 민간 기관에 다수 소장되어 있다. Gulf Photo Plus(아랍에미리트), Center for Photography at Woodstock(미국), Saga Gallery(노르웨이), Savannah Museum of Art(미국), Johnson&Johnson New Brunswick(미국) 등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개최하였으며, Origins(HEIST Gallery, 영국), New Visionaries: Bridging Art + Commerce(Mount Ida College, 미국), Animals & Interiors(Hagedorn Foundation, 미국)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하였다.

양호상은 경일대학교 사진영상학부를 졸업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조형예술을 전공하였다. 갤러리룩스에서 개인전을 개최하였으며, Resight//Remind(갤러리룩스), 사진비평상 수상전(갤러리이앙), 도시의 비밀(대구예술발전소, 대구), 울림과 떨림(동구문화센터, 대구), The Way(경북디자인센터, 대구), Epoche(영광갤러리, 부산)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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