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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0 21:37

성동훈 Sung Dong H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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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제목 밀낙원(密落園)_Inayawan, Bantargebang 필리핀, 인도네시아 쓰레기매립지에 관한 보고서
전시기간 2015. 11. 10 ~ 11. 22
전시장소 사진위주 류가헌 Ryugaheon, Seoul
갤러리 주소 서울시 종로구 통의동 7-10 Tel 02-720-2010
갤러리 홈페이지 http://www.ryugaheon.com
관람시간 Gallery hours: 화~일 10:30am~06:30pm 월 휴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쓰레기산, 하루 6,200톤씩 생산되는 쓰레기를 가득 채운 덤프트럭들이 도심을 혈관을 돌다 마침내 등에 가득 엉겨있는 쓰레기를 토해낸다. ‘가능한 도심에서 멀게, 사람들 눈에 띄지 않게’ 차곡차곡 쌓아 올려진 쓰레기들의 더미는 어느덧 아파트 10층 높이에 육박하게 되었고 약 500개의 판잣집과 1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보금자리가 되었다. 쉽게 예를 들자면 2015년 현재 여의도 규모에 약간 못 미치는 공간에 약 5천만 톤의 쓰레기가 쌓여있는 셈이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그곳에는 쓰레기가 존재할 뿐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도시에서 용도 폐기된 자본의 흔적들이 만든 민낯과 공생하며 밤낮으로 쓰레기를 해체하는 사람들은 법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유령들이다. 지그문트 바우만은 위대한 자본주의 시스템이 쉴 새 없이 내뱉는 쓰레기를 이렇게 해석한다.
  • ⓒ성동훈 Sung Dong Hoon
    밀락원. 80x120cm. Inkjet printing. 2015
  • ⓒ성동훈 Sung Dong Hoon
    밀락원. 80x120cm. Inkjet printing. 2015
  • ⓒ성동훈 Sung Dong Hoon
    밀락원. 80x120cm. Inkjet printing. 2010
  • ⓒ성동훈 Sung Dong Hoon
    밀락원. 55x80cm. Inkjet printing. 2015
  • ⓒ성동훈 Sung Dong Hoon
    밀락원. 55x80cm. Inkjet printing. 2015
  • ⓒ성동훈 Sung Dong Hoon
인간이 만든 비밀의 산, 그곳에 비공식의 삶
- 성동훈 사진전 [밀락원] 11월 10일부터 류가헌에서


“쓰레기는 우리 시대의 가장 괴로운 문제인 동시에 가장 철저하게 지켜지는 비밀, 모든 생산의 어둡고 수치스러운 비밀이다.” - [쓰레기가 되는 삶들] 지그문트 바우만

사진가 성동훈의 [밀락원 密落園]은 이 비밀, 어둡고 수치스러운 비밀에 관한 사진적 보고서이다. 쓰레기라는 괴로움이 없는 누군가의 ‘낙원(樂園)’을 위해서 비밀스럽게 폐기된 땅이 존재하고, 그곳에는 또 공식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그래서 제목이 ‘밀락원 密落園’.

실제로 필리핀 세부 섬의 쓰레기 폐기장은 ‘이나야완(INAYAWAN)’ 즉 ‘추방당한 자들의 땅’이라고 불린다. 타의적으로든 자의적으로든 이 시대와 자본주의 사회의 패러다임 바깥으로 밀려난 사람들이 이곳에 모여 산다. 언제부터 쌓였는지 모를 수 백 수 만 톤의 쓰레기들이 끝없이 펼쳐진 그야말로 거대한 ‘쓰레기 산’에, 실체가 있음에도 존재의 기록을 갖지 못한 사람들이 쓰레기에 의존하여 하루하루 생존해가고 있는 것이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멀지 않은 ‘방타르게방(Bantargebang)’도 쓰레기 산의 다른 이름이다. 하루 6,200톤씩 생산되는 쓰레기들이 ‘가능한 도심에서 멀게, 사람들 눈에 띄지 않게’ 이곳으로 옮겨져 아파트 10층 높이를 이루고 있다. 약 500개의 판잣집에 1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 산에서 밤낮으로 쓰레기를 해체하며 살아가지만, 역시 법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사진가 성동훈이 필리핀 세부섬의 쓰레기 산을 우연히 보게 된 것은 2010년이었고, 그때 느낀 감정은 ‘불편함’이었다. 그것은 마치 필리핀에서 처음 ‘코피노(필리핀에 남겨진 한국인 2세)’를 마주쳤을 때 들었던 느낌과도 같은 것이었다. 결국 그 불편함 혹은 문제의식이 코피노를 사진으로 찍을 수밖에 없게 만들었듯이*, 이 ‘추방당한 자들의 땅’도 찍을 수밖에 없었다. 이곳에 그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뷰파인더라는 하나의 눈을 더 가진 사진가 성동훈의 눈이 보았으므로.

바우만은 다시 말한다. “우리는 쓰레기를 보지 않음으로써 보이지 않게, 생각하지 않음으로써 생각할 수 없도록 만든다.”라고. 그렇다면 성동훈의 [밀락원]은 사진이라는 방식을 통해 우리로 하여금 현실을 직시해서 ‘보게’, 그럼으로써 ‘생각하게’ 만든다.
전시는 11월 10일부터 22일까지 2주간 계속된다.

* 성동훈의 첫 전시작 [강제된 이름 코피노]는 다큐멘터리사진가들이 사진가에게 수여하는 상으로서 그 수상의 의미가 두드러지는 [온빛사진상]의 제3회 수상작이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쓰레기산, 하루 6,200톤씩 생산되는 쓰레기를 가득 채운 덤프트럭들이 도심을 혈관을 돌다 마침내 등에 가득 엉겨있는 쓰레기를 토해낸다. ‘가능한 도심에서 멀게, 사람들 눈에 띄지 않게’ 차곡차곡 쌓아 올려진 쓰레기들의 더미는 어느덧 아파트 10층 높이에 육박하게 되었고 약 500개의 판잣집과 1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보금자리가 되었다. 쉽게 예를 들자면 2015년 현재 여의도 규모에 약간 못 미치는 공간에 약 5천만 톤의 쓰레기가 쌓여있는 셈이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그곳에는 쓰레기가 존재할 뿐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도시에서 용도 폐기된 자본의 흔적들이 만든 민낯과 공생하며 밤낮으로 쓰레기를 해체하는 사람들은 법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유령들이다. 지그문트 바우만은 위대한 자본주의 시스템이 쉴 새 없이 내뱉는 쓰레기를 이렇게 해석한다.

“쓰레기는 신성한 존재인 동시에 사악한 존재인 것이다. 쓰레기는 모든 창조의 산파인 동시에 극히 가공할만한 장애물이다. 쓰레기는 숭고하다. 매혹과 혐오의 독특한 혼합물인 쓰레기는, 마찬가지로 그만큼 경외와 공포가 독특하게 혼합된 감정을 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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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극히 근본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쓰레기를 처리한다. 즉 쓰레기를 보지 않음으로써 보이지 않게, 생각하지 않음으로써 생각할 수 없도록 만든다.
쓰레기는 아마 우리 시대의 가장 괴로운 문제인 동시에 가장 철저하게 지켜지는 비밀, 모든 생산의 어둡고 수치스러운 비밀이다.”

- ‘쓰레기가 되는 삶들’ 지그문트 바우만

바우만의 말처럼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쓰레기는 어쩌면 가장 철저하게 지켜지는 비밀이요 생산의 공포가 만든 어둡고 수치스러운 비밀이다. 그러한 이유에서 쓰레기산을 가꾸는 1만 명의 사람들 역시 현 세기 자본주의가 반드시 가려놓고 부정해야 하는 또 다른 의미의 잉여인력, 즉 존재를 부정당해 마땅한 쓰레기인지도 모르겠다. ‘잉여’ 란 여분, 불필요함, 불합격품, 불량품, 폐기물, 찌꺼기 그리고 ‘쓰레기’와 의미론상의 공간을 공유하고 있으니까.

쓰레기산. 자본의 부산물이 만들어 놓은 정원, 빼곡히 쌓인 쓰레기와 그 쓰레기를 뒤덮은 사람들이 구분 없는 조화를 이루며 살다 죽는 곳.
자본이 작동한 시간의 ‘전’과 ‘후’가 추락하듯 맹렬히 부딪히며 쌓아올린 거대한 흔적들을 곁에 두고 우리는 언제까지나 소비를 하며 보내고 있다. 언젠가 폐기된 흔적의 양이 소비하는 흔적의 양을 추월해 우리 스스로 쓰레기에 매몰되어 존재의 가치를 잃게 되는 그날을 기다리면서.
사진가 성동훈 Sung Dong Hoon

‘Focus News’ 소속

전시
2013년 [강제된 이름, 코피노] 서울, 류가헌

수상
제3회 온빛사진상. 2013
LUCIE FOUNDATION SCHOLARSHIP COMPETITION, USA, 2011
CITY OF SUBIACO PHOTOGRAPHY AWARD, AU, 2010 _ FINALIST
INTERNATIONAL PHOTOGRAPHY AWARD, USA, 2010 _ 4CATEGORY, 6 PIC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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