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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03

신현림 Shin Hyun Rim 개인전

by PhotoView posted Mar 02,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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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제목 사과꽃 당신이 올 때
전시기간 2019. 2. 26 ~ 3. 17
전시장소 류가헌 Ryugaheon 전시1관, Seoul
오프닝 2019년 2월 27 일 (수) 오후 5시
갤러리 주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청운동 113-3(자하문로 106) 02-720-2010
갤러리 홈페이지 http://www.ryugaheon.com
꽃이 피면 눈시울이 뜨겁다. 온 산과 들의 꽃이 매혹적인 건 죽음을 품고 있어서다. 삶이 죽음이고, 죽음이 삶이며. 죽음은 신의 거울이다. 예술과 시는 장례에서 왔다. 예술과 시는 죽음에 대한 끝없는 질문과 애도의 흐느낌이다. 그렇게 작가는 죽음을 고뇌하고, 자신의 삶을 비춰보곤 한다. 내게 [사과꽃 당신이 올 때]는 ‘사라진 이들이 올 때’다. 세상을 위해 희생한 이들은 더없이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나서 산 자들에게 온다고 나는 생각한다. 우리 근대사에서 국민의 큰 희생과 사랑의 극치의 표현은 3.1절이 아닐까. 일제 강점기 때 저항하다 허망하게 사라졌으나, 그 꽃들로 우리가 살아갈 수 있음을 가슴에 새기고 감사하고 싶었다. 오랫동안 나의 현실과, 한국의 현실과 꿈을 어찌 작품으로 승화시킬까 늘 꿈꾸었다. 더불어 사진까지 오래 전부터 찍어왔다. 한국의 근현대사가 나의 외가와 아버지 삶과 깊이 이어져 정치사회적 현실은 내게 늘 무거운 숙제와 고뇌를 주었다. 충분히 아프고 고달팠다. 이번 작업은 나의 외할아버지와 삶과 죽음에서 시작되었다. 내 반쪽의 가계는 엄마밖에 모른다. 생전에 내가 보고 느낀 엄마와 엄마의 증언이 어릴 때부터 무의식적으로 깊이 쌓아진 거 같다. 평북 선천의 동학-천도교 가계에서 자란 나의 어머니는 한국의 근현대사의 비극을 온몸으로 안고 사셨다. 김영상 외할아버지는 독립자금을 나르다 고문 끝에 돌아가신 무명의 독립군이셨다. 그리고 엄마는 가족과 헤어져 혈혈단신으로 이산의 아픔과 그리움을 절절히 앓다 소천 하셨다. 전쟁 때 가방을 도둑맞아 가족사진조차 잃은 상태라 엄마의 절망감은 너무나 컸다. 엄마의 증언에 기대서 나의 반쪽을 알아갔다. 김구 선생의 아들인 김 신 선생의 집까지 찾아갔던 엄마의 증언과 외할아버지와 그 시대의 아픔들을 듣고 자랐다. 작가가 되어 더욱 어떻게 하면 나의 이야기로 우리의 역사와 민초들의 삶을 예술로 승화시키고, 기록할까 늘 고민했다. 민추협사회국장과 국회의원직을 역임했던 정치가로 한국 민주화를 위해 헌신하신 아버지의 삶을 통해서도 역사는 무엇이며, 또한 역사의 발전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에 대한 고뇌를 할 수밖에 없었다. 역사의 발전은 이런 나의 외할아버지 같은 수많은 익명의 희생으로 이루어졌음을 이번 전시에서 보여주고 싶었다. 커다란 주제로 첫 번째는 사과밭에서‘사과꽃 진혼제’라는 설치작업을 통해 선보인다. 일제 강점기의 증거로서 채록한 사진들은 17년 전 우연히 길에서 사진으로 보는 한국 근·현대 역사 한 세트를 참고로 했다. 지금은 구하기 힘든 서적일 것이다. 그리고 최근에 찾은 이미지들과 후배가 모델이 돼준 한복입은 소녀이미지 등 이번 사진전은 사과작업 처음 시작할 때부터 같이 작업 했다. 나의 작업 스타일은 여러 콘셉트 폴더를 안고 하는 편이다. 2~3년에 한 번씩 설치하며 틈틈이 찍은 것을 모았다. 사진 자체가 나라를 빼앗겨 참혹한 학대를 겪던 우리 조상들 모습에서 가슴이 미어진다. 정리하면서 내내 울적하고 안타까웠다. 환하게 사과꽃 피는 사과나무 밭에서 할아버지 혼과 조상들의 혼을 달래어 조금이라도 편안하시길 빌었다. 전시 2부 일제 때 희생당한 내가 사랑하는 시인들도 사과밭에 풀어놓고 그들 영혼을 따뜻이 달래기 3부는 서구미술사와 15년째 사과 던지기 연작을 명화콜라보로 꾸며 보았다. 거대한 역사의 흐름 속에 놓인 인간의 실상을 깊이 고뇌했던 고야와 초기 사진의 역사에서 중요한 스티글리츠, 루이스 하인 등의 작업을 기리고 싶었다. 이로써 더불어 사진예술의 확장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사적이면서 공적인 역사 증언을 혼곤히 녹여내고 싶었다. 이런 나의 현실과, 한국의 현실과 꿈을 어찌 작품으로 승화시킬까 늘 꿈꾸었는데 이제 총정리를 할 수 있어 기쁘다.
  • ⓒ신현림 Shin Hyun R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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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으로 피운 꽃, 사진으로 지내는 ‘사과꽃 진혼제’
-2월 26일부터 갤러리 류가헌에서


“꽃이 피면 눈시울이 뜨겁다. 온 산과 들의 꽃이 매혹적인 건 죽음을 품고 있어서다.”
시인이자 사진가인 신현림은 사과꽃이 필 때, 사라진 이들을 떠올리며 이렇듯 꽃 앞에서 운다. 예술과 시를 두고‘죽음에 대한 끝없는 질문’이라고 말한 바 있는 신현림은, 그동안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에 대답이라도 하듯 여섯 번째 시집『사과꽃 당신이 올 때』를 펴냈고, 오는 3월 같은 주제로 작업한 동명의 전시를 류가헌에서 펼친다.

전시 [사과꽃 당신이 올 때]는 일제강점기 때 식민통치에 저항하다 사라진 ‘꽃’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작가가 이 작업을 하게 된 것은 독립군이셨던 외조부와 평북 선천의 동학(東學)-천도교 가계에서 자란 모친의 영향이 크다.

작가의 외조부(김영상)는 무명의 독립군이었다. 1940년에서 1944년 사이, 일제의 학정이 극에 치달았을 무렵, 천도교를 믿던 외조부도 독립운동에 뛰어들었다. 그는 독립자금을 나르다 체포되었고, 이름 없이 스러진 수많은 독립군들처럼 모진 고문과 그 후유증에 시달리다 세상을 떠났다. 열 살 남짓한 소녀였던 신현림의 모친은 그렇게 아버지를 잃고, 남은 가족들과도 헤어져 평생을 이산(離散)의 아픔과 그리움을 앓아야했다.

작가는 외조부의 투쟁과 희생, 근현대사의 비극을 온몸으로 살아낸 모친의 삶을 평생의 숙제로 안고 살아왔다. 이번 전시는 ‘어떻게 우리의 역사와 민초들의 삶을 예술로 승화시키고, 기록할까’하는 작가의 오랜 고민에 대한 작은 실천이며, 나라를 위해 희생한 역사 속 수많은 사람들에 대한 ‘진혼제’다. 그 제(祭)는 사진가 신현림이 15년간 ‘사과던지기’ 작업을 했던 바로 그 ‘사과밭’에서 이루어졌고, 제의의 기록이 사진으로 남겨졌다.

시인의 사적인 가족사와 한국의 아픈 근대사가 서로 엉켜 희디 흰 꽃을 피운 신현림 사진전 [사과꽃 당신이 올 때]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한 올 3월, 갤러리 류가헌에서 열린다. 전시 제목과 동일한, 시인 사진가의 여섯 번째 시집도 함께 선보인다.

꽃이 피면 눈시울이 뜨겁다. 온 산과 들의 꽃이 매혹적인 건 죽음을 품고 있어서다.
삶이 죽음이고, 죽음이 삶이며. 죽음은 신의 거울이다. 예술과 시는 장례에서 왔다. 예술과 시는 죽음에 대한 끝없는 질문과 애도의 흐느낌이다. 그렇게 작가는 죽음을 고뇌하고, 자신의 삶을 비춰보곤 한다.
내게 [사과꽃 당신이 올 때]는 ‘사라진 이들이 올 때’다. 세상을 위해 희생한 이들은 더없이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나서 산 자들에게 온다고 나는 생각한다. 우리 근대사에서 국민의 큰 희생과 사랑의 극치의 표현은 3.1절이 아닐까. 일제 강점기 때 저항하다 허망하게 사라졌으나, 그 꽃들로 우리가 살아갈 수 있음을 가슴에 새기고 감사하고 싶었다. 오랫동안 나의 현실과, 한국의 현실과 꿈을 어찌 작품으로 승화시킬까 늘 꿈꾸었다. 더불어 사진까지 오래 전부터 찍어왔다. 한국의 근현대사가 나의 외가와 아버지 삶과 깊이 이어져 정치사회적 현실은 내게 늘 무거운 숙제와 고뇌를 주었다. 충분히 아프고 고달팠다.
이번 작업은 나의 외할아버지와 삶과 죽음에서 시작되었다. 내 반쪽의 가계는 엄마밖에 모른다. 생전에 내가 보고 느낀 엄마와 엄마의 증언이 어릴 때부터 무의식적으로 깊이 쌓아진 거 같다. 평북 선천의 동학-천도교 가계에서 자란 나의 어머니는 한국의 근현대사의 비극을 온몸으로 안고 사셨다. 김영상 외할아버지는 독립자금을 나르다 고문 끝에 돌아가신 무명의 독립군이셨다. 그리고 엄마는 가족과 헤어져 혈혈단신으로 이산의 아픔과 그리움을 절절히 앓다 소천 하셨다. 전쟁 때 가방을 도둑맞아 가족사진조차 잃은 상태라 엄마의 절망감은 너무나 컸다. 엄마의 증언에 기대서 나의 반쪽을 알아갔다. 김구 선생의 아들인 김 신 선생의 집까지 찾아갔던 엄마의 증언과 외할아버지와 그 시대의 아픔들을 듣고 자랐다. 작가가 되어 더욱 어떻게 하면 나의 이야기로 우리의 역사와 민초들의 삶을 예술로 승화시키고, 기록할까 늘 고민했다. 민추협사회국장과 국회의원직을 역임했던 정치가로 한국 민주화를 위해 헌신하신 아버지의 삶을 통해서도 역사는 무엇이며, 또한 역사의 발전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에 대한 고뇌를 할 수밖에 없었다.
역사의 발전은 이런 나의 외할아버지 같은 수많은 익명의 희생으로 이루어졌음을 이번 전시에서 보여주고 싶었다. 커다란 주제로 첫 번째는 사과밭에서‘사과꽃 진혼제’라는 설치작업을 통해 선보인다. 일제 강점기의 증거로서 채록한 사진들은 17년 전 우연히 길에서 사진으로 보는 한국 근·현대 역사 한 세트를 참고로 했다. 지금은 구하기 힘든 서적일 것이다. 그리고 최근에 찾은 이미지들과 후배가 모델이 돼준 한복입은 소녀이미지 등 이번 사진전은 사과작업 처음 시작할 때부터 같이 작업 했다. 나의 작업 스타일은 여러 콘셉트 폴더를 안고 하는 편이다. 2~3년에 한 번씩 설치하며 틈틈이 찍은 것을 모았다. 사진 자체가 나라를 빼앗겨 참혹한 학대를 겪던 우리 조상들 모습에서 가슴이 미어진다. 정리하면서 내내 울적하고 안타까웠다. 환하게 사과꽃 피는 사과나무 밭에서 할아버지 혼과 조상들의 혼을 달래어 조금이라도 편안하시길 빌었다. 전시 2부 일제 때 희생당한 내가 사랑하는 시인들도 사과밭에 풀어놓고 그들 영혼을 따뜻이 달래기 3부는 서구미술사와 15년째 사과 던지기 연작을 명화콜라보로 꾸며 보았다. 거대한 역사의 흐름 속에 놓인 인간의 실상을 깊이 고뇌했던 고야와 초기 사진의 역사에서 중요한 스티글리츠, 루이스 하인 등의 작업을 기리고 싶었다. 이로써 더불어 사진예술의 확장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사적이면서 공적인 역사 증언을 혼곤히 녹여내고 싶었다. 이런 나의 현실과, 한국의 현실과 꿈을 어찌 작품으로 승화시킬까 늘 꿈꾸었는데 이제 총정리를 할 수 있어 기쁘다.

신현림(Shin Hyun Rim)


경기 의왕 출생으로 사진작가이자 시인이다. 미술대학에서 잠시 수학했고, 국문학과 졸업 후, 상명대 디자인대학원에서 파인아트를 전공 졸업했다. 사진작가로서 첫 전시회〈아我! 인생찬란 유구무언〉을 열고, 석사학위 논문「기이하고 미스테리한 생의 관점으로 바라본 일상 이미지 탐구」에서 낯설고 기이하고 미스터리한 삶의 관점을 다중적으로 얽힌 작품 이미지로 연구해보였다. 사과밭에서 벌인 해원의 굿판을 설치 퍼포먼스로 보여준 전시〈사과밭사진관〉으로 2012년 울산국제사진페스티벌 한국대표작가 4인 중 한명으로 선정되었다.

[사과여행]은 일본 교토 게이분샤 서점과 갤러리에 채택되어 판매되고 있다. “미술관 사과”, “사과,날다”, “반지하앨리스”에 이어 “From경주 남산”과 “은밀한 운주사과전”은 [사과여행]의 일곱 번째 작업이다. 도시 풍경에서 바다로, 사과밭으로 대상은 달라졌어도, ‘살아 있는 생물이나 사물들뿐만 아니라 그 인연들의 기묘함’과 자연과 내면적으로 깊이 이어진 만물한 몸이란 동양적 생태적 철학개념에 시선을 두는 ‘신현림식 관점으로 존재 성찰하기’만은 계속 일관되게 스며있다.

전방위적인 작가로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며 평단과 대중으로부터 고른 지지를 받는 신현림 시 인의 다섯 번째 시집 『사과꽃 당신이 올 때』가 사과꽃에서 출간되었다. 『지루한 세상에 불타는 구두를 던져라』 이후 『세기말 블루스』, 『해질녘에 아픈 사람』, 『침대를 타고 달렸어』를 펴내며 당대의 제도권적 여성 담론을 뒤흔든 가장 전위적인 여성 시인으로 최근 영국출판사 Tilted Axis에서 뽑은 한국 대표여성 9인 중에 신현림 시인의 『사과꽃 당신이 올 때』에는 「사과꽃 진혼제」를 비롯해 65편의 시가 실렸다

사진과 글이 결합된 책인 『나의 아름다운 창』, 『희망의 누드』, 『슬픔도 오리지널이 있다』,『신현림의 너무 매혹적인 현대미술』, 『사과밭 사진관』,『사과 여행』,』,『사과, 날다』,『미술관에서 읽은 시』,『사랑은 시처럼 온다』,『아들아, 외로울 때 시를 읽으렴』등과 근간으로 『애인이 있는 시간』그림까지 그린『깨달은 고양이』가 있다. 시집 《지루한 세상에 불타는 구두를 던져라》《세기말 블루스》《해질녘에 아픈 사람》《침대를 타고 달렸어》《반지하 앨리스》를 냈다. 한국예술종합학교와 아주대에서 텍스트와 이미지, 시 창작 강의를 했다. 신선하고 파격적인 상상력과 독특하고 매혹적인 시와 사진으로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전방위작가로 다양한 연령대의 마니아 독자층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