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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04
2019.04.18 21:50

김지욱 Kim JiWook 사진전

조회 수 307 추천 수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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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제목 변주된 찰나
전시기간 2019. 4. 16 ~ 4. 28
전시장소 사진위주 류가헌 Ryugaheon, Seoul
오프닝 2019년 4월 17일 (수) 오후 6시
갤러리 주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청운동 113-3(자하문로 106) 02-720-2010
작가 홈페이지 http://sorigil.com
갤러리 홈페이지 http://www.ryugaheon.com
존재하는 모든 것은 필히 사라질 운명. 그래서, 그것은 그리도 슬픈 소리를 내는 거겠죠. 빔 벤더스도 ‘팔레르모 슈팅’에서 시칠리아의 한 사진가의 입을 빌어 ‘죽음’을 찍는다고 말했습니다. ‘산 자를 기념하고 잊지 않기 위해서’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생기듯, 삶의 이면엔 죽음이 있죠. 출구가 보이지 않는 현실에 분노하고 미궁에 빠져 헤매다 내 안의 그림자가 나를 삼켜버릴 지경에 이르렀을 때, 목 없는 불상이 들려준 것이 그것이었습니다. 나는 이따금 빛의 이면, 삶의 네거티브를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기저기를 떠돌며 의식의 경계를 넘나드는 때가 오면 보이는 그 것, 그 찰나의 순간들을 포착합니다. 수천 킬로 떨어진 시칠리아 섬에서 보게 된 것들도 그 것이었습니다. 윤동주 시인이 길모퉁이에서 보았다는 그 흰 그림자들. 부유하는 흰 그림자, 그것은 삶의 이면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여행은 지금 여기에서도 진행 중입니다.
  • ⓒ김지욱 Kim JiWook
    변주된 찰나
  • ⓒ김지욱 Kim JiWook
    변주된 찰나
  • ⓒ김지욱 Kim JiWook
    변주된 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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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주된 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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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주된 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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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주된 찰나

시칠리아의 ‘흰 그림자’, 김지욱 사진전 [변주된 찰나]
- 오는 4월 16일부터 갤러리 류가헌에서



김지욱의 사진 [변주된 찰나]는 모두 이탈리아 남서부에 위치한 지중해 최대의 섬 ‘시칠리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괴테가 사랑한 섬으로도 유명한 이곳은, 바다로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고대부터 제2차 세계대전에 이르기까지 숱한 부침의 역사를 겪었다. 때문에 아름다운 자연 풍경 안에 그리스, 이슬람, 노르만 등 여러 양식들이 혼합된 건축물들이 어우러져, 유럽의 섬 중에서도 유난히 다채로운 분위기를 지녔다.

여러 시간들이 켜켜한 이 섬에, 사진가 김지욱은 조용히 자신의 시간을 끼워 넣었다. 40여 일을 지내면서, 여행자라기보다는 그 섬에 멈춘 자로서 섬을 돌아다니며 살아온 지금까지의 삶을 돌이켜 생각했다. 그리고는 ‘흰 그림자’를 만났다. 윤동주의 시에 등장하는 바로 그 흰 그림자다.

“이제 어리석게도 모든 것을 깨달은 다음 / 오래 마음 깊은 속에 / 괴로워하던 수많은 나를 / 하나, 둘 제 고장으로 돌려보내면 / 거리모퉁이 어둠 속으로 / 소리 없이 사라지는 흰 그림자 // 흰 그림자들 / 연연히 사랑하던 흰 그림자들” - 윤동주 [흰 그림자] 中 1) 《정본 윤동주 전집》, 윤동주, 문학과지성사

사실 그가 한국에서부터 이탈리아의 먼 섬으로까지 떠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오랜 방황과 부친의 죽음이라는 현실로부터 스스로를 유리시켜야 했기 때문이다. 지금 여기 발 딛고 선 자리에서 멀리 떠나면, 마음을 산란케 하는 삶의 수수께끼 같은 실타래를 풀어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직감처럼 그는 그곳에서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를 넘나들며, 맨 눈으로는 볼 수 없는 흰 그림자를 카메라 렌즈 너머로 만난 것이다.

그렇게 포착한 강렬한 흑백사진들로 묶인 [변주된 찰나]에 대해, 사진가는 ‘마음만으로 손끝을 움직여 포착한 순간들이 들려 준 것은 그림자들의 이야기. Memento Mori(죽음을 기억하라)였다’라고도 말한다.

분명히 눈앞에 펼쳐진 사실적인 상황과 현실의 대상을 찍었는데도 마치 여러 장면들을 겹친 것과도 같이 비현실적이고 몽환적인 느낌이, 다채로운 층위를 가진 시칠리아 섬 그 자체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사진가 김지욱의 [변주된 찰나]는 오는 4월 16일부터 류가헌에서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류가헌의 42번째 사진책전시지원전으로, 갓 출간된 같은 제목의 사진집을 전시장에서 만날 수 있다.

1)《정본 윤동주 전집》, 윤동주, 문학과지성사

흰 그림자를 찾아 떠난 여행


존재하는 모든 것은 필히 사라질 운명. 그래서, 그것은 그리도 슬픈 소리를 내는 거겠죠.
빔 벤더스도 ‘팔레르모 슈팅’에서 시칠리아의 한 사진가의 입을 빌어 ‘죽음’을 찍는다고 말했습니다. ‘산 자를 기념하고 잊지 않기 위해서’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생기듯, 삶의 이면엔 죽음이 있죠. 출구가 보이지 않는 현실에 분노하고 미궁에 빠져 헤매다 내 안의 그림자가 나를 삼켜버릴 지경에 이르렀을 때, 목 없는 불상이 들려준 것이 그것이었습니다.

나는 이따금 빛의 이면, 삶의 네거티브를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기저기를 떠돌며 의식의 경계를 넘나드는 때가 오면 보이는 그 것, 그 찰나의 순간들을 포착합니다. 수천 킬로 떨어진 시칠리아 섬에서 보게 된 것들도 그 것이었습니다. 윤동주 시인이 길모퉁이에서 보았다는 그 흰 그림자들. 부유하는 흰 그림자, 그것은 삶의 이면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여행은 지금 여기에서도 진행 중입니다.

김지욱 Kim JiWook


독학으로 사진에 입문하여 리얼리티 리더스 클럽 2기과 매그넘 워크샵을 수료했고, 2008 SLR클럽 ‘바람의 풍경’ 공모전 대상을 비롯 다수의 공모전에서 입상한 바 있으며, 2014년 5월 트런키라이저 ‘My favorite thing’, 12월 트런키 ‘탄생’ 그룹전에 참가했으며, NGPA 사진가 그룹과 함께 2018년 1월 ‘서울속 신골목’, 2019년 2월 ‘서울 속 근대’ 전시 및 출판에 참가했다. 이외에 2017년 KBS UHD 유네스코 세계유산 8부작 중 4편 – ‘돌부처의 숲 경주 남산’ 편을 촬영하는 등 다양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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