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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02
2018.02.20 00:13

속음소금전 展

조회 수 167 추천 수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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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기간 2018. 2. 1 ~ 2. 10
전시장소 사진공간 배다리 BAEDARI Photo Gallery, Incheon
갤러리 주소 인천광역시 중구 차이나타운로 51번지 19-1 (070-4142-0897)
갤러리 홈페이지 http://uram54.com
참여작가 고정남 Ko, jungnam 권보미 Bo Kwon 오철민 Oh, chulmin 이영욱 Lee, Young Wook
사건은 필연적으로 있었다가 없어진 것들이다. 지금 여기 없으면서도 의미로 되살아나는 존재. 사진이 딱 그와 같다. 모든 사진이 의미를 가지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사진들은 사건이랄 것도 없는 떠도는 유령 같다. 그것들은 장면을 제시하면서 사태를 슬쩍 보여준다. 무언가 일이 발생한 현장을 보듯 우두커니 멈춰야 한다. 아직 무엇이라 말할 수 없는 상태에 빠진 시선, 사진을 본다는 현상은 직면한 사태를 바라보는 이상한 시선의 멈춤을 경험하는 ”응고된 사건“이다. 그러니깐 사태파악이 되고 난 뒤에 특정한 의미로 규정될 때 발생하는 것이다. 그것은 과거에 발생한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소환한 이미 예견된 것들이다. 오철민의 사진은 시공간이 뒤틀린 장면을 보여준다. 마치 꿈에서 본 듯한 인상을 얇게 저며 내어 겹겹이 부쳐 놓은 듯, 그러고 보니 사진은 평면이었음을 잊고 있었다. 꿈에서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을 잠에서 깨고 나서 알았다면, 그 꿈속에 사건들은 도대체 무엇이었을 까? 꿈이 유효한 것은 아마도 현실에서 무언가 발생할 것을 미리 예시한다고 믿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로또도 사고, 개꿈이라고 치부하기도 한다. 그런데 사진은? 현실을 얇게 배겨낸 이미지가 아닌가! 꿈에서 본 듯 사진도 이 세계를 감추면서 거짓말로 지시한다. 거기에 속지 않을 때 비로소 잠에서 깨어나는 것이다. 권보미의 작업은 어떤 사건들을 만들고 기록한다. 현실 속에서 연출되고 설치된 사물을 통해 연상되는 이미지는 상징적으로 읽혀진다. 사용된 재료와 형태, 색, 현장은 그녀의 작업을 읽는 중요한 모티브다. 이를테면 생리 혈 같은 붉은 색은 생명의 잉태와 죽음을 동시에 부여한다. 겨울 나뭇가지에 거꾸로 매달린 광목천에 쌓인 붉은 것들이 밑으로 배어나오고 푸른 나뭇잎바리들이 뚫고 나왔다. 자연의 영원회귀의 섭리처럼 모든 것은 처음과 끝이 없다. 죽었으나 태어나고 다시 반복되는 현상을 동결하는 사진이미지는 덧없다. 이때 사건은 잠시 응고되는 ‘젤’같은 것이다. 고정남의 사진은 다분히 시(詩)적이다. ”말이 안 되는 말“ 이게 ’시‘다. 하나의 의미로 고정되지 못하는 시적언어는 이미지적이다. 사진도 분명한 의미로 전달되는 것들은 이미지가 아니라 언어다. 그런 점에서 시와 사진은 이미지의 속성을 공유한다. 사태를 드러내지 못하고 하나의 고정된 의미들의 사건은 시와 사진 속에 없다. 그것은 시와 사진 밖에서 발생하는 관계적 의미맥락이 만든 거짓이미지다. 존재론적으로 그것은 말들이 만든 생각들일 뿐 이 세계를 충만하게 지시하지 못한다.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가 제시하는 사진들은 말들이 없다. 이영욱의 사진은 사건처럼 보이는 사진들을 배치했다. 물론 모든 사진들은 사건을 만나야 의미가 결정되고 그 차이를 가질 때 분명해 진다. 그러는 순간 어떤 말 못할 것들은 뒤로 숨어버린다. 그는 숨겨진 이야기를 말도 안 되게 말하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관객의 의식 속에서 합성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잠재적인 것들을 기대하면서 시각적으로 유혹한다. 그것이 꼭 한 장의 사진이 조형적으로 잘 다듬어지지 않을 지라도, 사진과 사진 사이에 발생하는 시각장의 역학적 관계의 힘들이 끌어당기고 밀어내면서 마치 사건현장을 추리하도록 유도한다. 여기 참여하는 작가들은 임시방편적으로 모여서 사진이라는 매체의 속성을 매개로 고민하고 작업한 결과를 내보인다. 처음부터 사진 그 자체를 고민 한 것은 아니 지겠지만, 여하튼 사진매체를 작업도구로 사용하는 자들에게 필연적으로 따라다니는 것은 사진이미지가 보여주는 장면이 어떤 사태를 유발하는지를 경험적으로 안다. 어떤 메시지들을 만들어내는지, 또 조형적 형태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도대체 이 작업의 의미는 무엇인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다 보면 사진의 이미지는 참 어이없게도 말이 없다는 사실을 발견 할 것이고, 장면을 사태로만 보여주는 한계에 직면하게 된다. 사건 없는 사태들의 연속 그러면 이 전시는 사건인가 사태인가? 질문이 참 초라하다. 사건 없는 사태 ”응고된 사건들“로 보여 지기를.
  • ⓒ고정남 Ko, jungnam
    바람의 봄#00-1, Archival Pigment Print_76.2x60.96cm_2014
  • ⓒ고정남 Ko, jungnam
    바람의 봄#00-2, Archival Pigment Print_76.2x60.96cm_2014
  • ⓒ고정남 Ko, jungnam
    바람의 봄#00-3, Archival Pigment Print_76.2x60.96cm_2017
  • ⓒ권보미 Bo Kwon
    Four Three Five Zero#1_Pigment Print_60x75cm_2017
  • ⓒ권보미 Bo Kwon
    Four Three Five Zero#2_Pigment Print_60x75cm_2017
  • ⓒ오철민 Oh, chulmin
    꿈에 본 거짓말1-digital print-69.54X100cm-2017
  • ⓒ오철민 Oh, chulmin
    꿈에 본 거짓말2-digital print-69.54X100cm-2018
  • ⓒ이영욱 Lee, Young Wook
    응고된 사건들_그집1_가변size_archival pigment print_2017
  • ⓒ이영욱 Lee, Young Wook
    응고된 사건들_그집2_가변size_archival pigment print_2017
  • ⓒ이영욱 Lee, Young Wook
    응고된 사건들-그집3_가변size_archival pigment print_2017

응고된 사건들


이영욱


사건은 필연적으로 있었다가 없어진 것들이다. 지금 여기 없으면서도 의미로 되살아나는 존재. 사진이 딱 그와 같다. 모든 사진이 의미를 가지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사진들은 사건이랄 것도 없는 떠도는 유령 같다. 그것들은 장면을 제시하면서 사태를 슬쩍 보여준다. 무언가 일이 발생한 현장을 보듯 우두커니 멈춰야 한다.

아직 무엇이라 말할 수 없는 상태에 빠진 시선, 사진을 본다는 현상은 직면한 사태를 바라보는 이상한 시선의 멈춤을 경험하는 ”응고된 사건“이다. 그러니깐 사태파악이 되고 난 뒤에 특정한 의미로 규정될 때 발생하는 것이다. 그것은 과거에 발생한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소환한 이미 예견된 것들이다.

오철민의 사진은 시공간이 뒤틀린 장면을 보여준다. 마치 꿈에서 본 듯한 인상을 얇게 저며 내어 겹겹이 부쳐 놓은 듯, 그러고 보니 사진은 평면이었음을 잊고 있었다. 꿈에서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을 잠에서 깨고 나서 알았다면, 그 꿈속에 사건들은 도대체 무엇이었을 까? 꿈이 유효한 것은 아마도 현실에서 무언가 발생할 것을 미리 예시한다고 믿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로또도 사고, 개꿈이라고 치부하기도 한다. 그런데 사진은? 현실을 얇게 배겨낸 이미지가 아닌가! 꿈에서 본 듯 사진도 이 세계를 감추면서 거짓말로 지시한다. 거기에 속지 않을 때 비로소 잠에서 깨어나는 것이다.

권보미의 작업은 어떤 사건들을 만들고 기록한다. 현실 속에서 연출되고 설치된 사물을 통해 연상되는 이미지는 상징적으로 읽혀진다. 사용된 재료와 형태, 색, 현장은 그녀의 작업을 읽는 중요한 모티브다. 이를테면 생리 혈 같은 붉은 색은 생명의 잉태와 죽음을 동시에 부여한다. 겨울 나뭇가지에 거꾸로 매달린 광목천에 쌓인 붉은 것들이 밑으로 배어나오고 푸른 나뭇잎바리들이 뚫고 나왔다. 자연의 영원회귀의 섭리처럼 모든 것은 처음과 끝이 없다. 죽었으나 태어나고 다시 반복되는 현상을 동결하는 사진이미지는 덧없다. 이때 사건은 잠시 응고되는 ‘젤’같은 것이다.

고정남의 사진은 다분히 시(詩)적이다. ”말이 안 되는 말“ 이게 ’시‘다. 하나의 의미로 고정되지 못하는 시적언어는 이미지적이다. 사진도 분명한 의미로 전달되는 것들은 이미지가 아니라 언어다. 그런 점에서 시와 사진은 이미지의 속성을 공유한다. 사태를 드러내지 못하고 하나의 고정된 의미들의 사건은 시와 사진 속에 없다. 그것은 시와 사진 밖에서 발생하는 관계적 의미맥락이 만든 거짓이미지다. 존재론적으로 그것은 말들이 만든 생각들일 뿐 이 세계를 충만하게 지시하지 못한다.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가 제시하는 사진들은 말들이 없다.

이영욱의 사진은 사건처럼 보이는 사진들을 배치했다. 물론 모든 사진들은 사건을 만나야 의미가 결정되고 그 차이를 가질 때 분명해 진다. 그러는 순간 어떤 말 못할 것들은 뒤로 숨어버린다. 그는 숨겨진 이야기를 말도 안 되게 말하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관객의 의식 속에서 합성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잠재적인 것들을 기대하면서 시각적으로 유혹한다. 그것이 꼭 한 장의 사진이 조형적으로 잘 다듬어지지 않을 지라도, 사진과 사진 사이에 발생하는 시각장의 역학적 관계의 힘들이 끌어당기고 밀어내면서 마치 사건현장을 추리하도록 유도한다.
여기 참여하는 작가들은 임시방편적으로 모여서 사진이라는 매체의 속성을 매개로 고민하고 작업한 결과를 내보인다. 처음부터 사진 그 자체를 고민 한 것은 아니 지겠지만, 여하튼 사진매체를 작업도구로 사용하는 자들에게 필연적으로 따라다니는 것은 사진이미지가 보여주는 장면이 어떤 사태를 유발하는지를 경험적으로 안다. 어떤 메시지들을 만들어내는지, 또 조형적 형태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도대체 이 작업의 의미는 무엇인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다 보면 사진의 이미지는 참 어이없게도 말이 없다는 사실을 발견 할 것이고, 장면을 사태로만 보여주는 한계에 직면하게 된다. 사건 없는 사태들의 연속 그러면 이 전시는 사건인가 사태인가? 질문이 참 초라하다. 사건 없는 사태 ”응고된 사건들“로 보여 지기를.

unlimited_Spring of the wind


디지털의 발달은 매우 빠르게 사진환경을 변화시켰다. 필름_현상_프린트의 프로세스에서 데이터_리터칭_스크린시대로 바뀌고 있다. 세상은 모두 유혹으로 통하며 유혹하지 못할 것도 없는 시대이다. 트랜드 변화의 유연함을 간과할 수 없으나 작가의 일관성을 지키는 일은 고민의 지점이다. 시각을 홀리는 것은 의미가 없음을 모호하게 고민하다.

고정남_高正男 Ko, jungnam
전남 장흥 출생으로 전남대학교 디자인전공, 도쿄종합사진전문학교와 도쿄공예대학대학원에서 사진을 전공하였다. 건축과 인쇄매체, 한국적인 현상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2002년 첫 개인전 <집. 동경이야기>를 시작으로 10여 차례 개인전을 가졌다. 청강문화산업대학, 상지영서대학 등 강사를 거쳐 부천대학, 안산대학,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사진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Four Three Five Zero


‘Four Three Five Zero’는 자연의 소생을 위한 퍼포먼스이며 예술적 의미의 주술행위이다. 나는 예술가로서 그리고 현대문명이 자연에 범한 일들을 회복하고 화해하도록 만들기 위한 샤먼으로서 그와 같은 주술 행위와 유사한 화해의 제의를 시도한다. 핑크색으로 물든 광목 천 자루는 죽어 있음을 뜻하지만 동시에 생명이 다시 회복되기를 기원하는 상징물이 된다. 나는 그것들을 나무에 걸거나 땅에 바치는 행위를 통해 자연과의 화해를 시도한다.
나의 작업은 이와 같이 동전의 양면처럼 두가지 방식이 접붙임 되어 있다. 즉 샤먼이 되어 자연과 화해하는 제의 행위가 한 단면이 되고 다른 한 면은 예술가로서 상징체계를 만들어내고 이를 기록하는 것이다. 나의 작업은 이처럼 두 체계가 같이 작동되고 있다. 나는 자연과 환경을 살리는 커다란 일을 해낼 수 는 없다. 그러나 나는 이러한 방식으로 예술적 실천을 해보고자 한다. 자연이 살아나기를 기원하는 행위는 그러한 의미에서 나에게 예술이 되고 삶이 된다. 자연이 살아나는 것은 내가 사는 길이 되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권보미_權寶美 Bo Kwon
시카고예술대학교(School of the Art Institute of Chicago)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하였다. 졸업 후에는 설치미술가이자 믹스 미디어 작가로서 미국과 한국에서 자연과 어울리는 매혹적인 색감으로 아날로그적 감성을 담아내며 주술적 어법을 이용한 작품들을 만드는 데 집중하는 중이다. 2017년에는 트렁크 갤러리와 인천아트플랫폼 G1 갤러리에서 첫 개인전을 가졌었다.

꿈에 본 거짓말


이 작업은 현실에서 존재하지 않는 어떤 세계의 풍경이다. 고요한 이 곳은 소리내서 스스로 인정하는 ‘발설 행위’만 없다면 모든 것이 엉켜서 흘러간다. 과거, 현재, 미래의 순서가 바뀌고, 원인과 결과가 뒤집힌 채로 반복적인 시간위에 떠있다. 이 세계를 기록하는데 있어서 사진이 갖는 ‘사진적 진실’은 유력하고 설득력 있는 장치가 되어 ‘여기, 지금’과 ‘어떤 세계’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게 해줬다.

오철민_吳哲珉 Oh, chulmin
성균관대 미술교육과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다. 미디어오늘 사진기자를 거쳐 강남 논현동에서 제품촬영, 정치광고 전문 녹두스튜디오를 운영했다. 중앙대 사진과 순수사진 석사과정을 휴학하고 사진과 전혀 다른 일을 하다가 최근 다시 카메라를 들게 됐다.

그집


집에 가보면 사는 사람들을 제외하면 사물들만 남는다. 어느 집이든 그곳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몇 명 찍고 나면 남는 것은 대부분 많은 사물들이 독차지 한다. 마치 그 집의 사물들이 주인 인 것처럼. 물론 집에 주인은 틀림없이 사람이어서 사물들은 사진의 배경으로 머물겠지만, 나는 이런 사진을 찍지 않았다. 오히려 사물들을 통해서 ‘그집’에 숨겨진 사람들의 모습을 찾고 싶었다. 때로는 그 사물들 중 어느 것은 우리 집_내집_에도 있는 것이다.

이영욱_Lee, Young Wook
사진의 중립성을 의심하면서 아카이브방법론으로 변주된 사진으로서의 예술에 관심을 가지고 작업하고 있다. 현재 대학에서 사진관련 강의를 하고 있으며,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서울 오늘을 찍다>, <인천 사진아카이브프로젝트>, <섬들의 비밀과 전설>등 인문학을 접목한 사진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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