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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02
2017.02.03 12:26

안성용 Seong Young An

조회 수 134 추천 수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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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제목 포항 송도
전시기간 2017. 2. 3 ~ 2. 24
전시장소 사진‧미술 대안공간 SPACE22, Seoul
오프닝 전시오프닝 및 출판기념식: 2월 3일(금) 6:00pm~
작가와의 만남 2월 10일(금) 4:00pm~
갤러리 주소 서울시 강남구 강남대로 390 미진프라자 빌딩 22층(02-3469-0822)
갤러리 홈페이지 http://www.space22.co.kr
관람시간 월~토 11:00~19:00 공휴일 휴관
후원 미진프라자
나는 누군가를 처음 만날 때면, ‘사진가 안성용’이라고 인사를 한다. 어떤 사람의 경우는 ‘사진작가’나 ‘사진가’가 거기서 거기고, 그 말이 그 말이지 않냐?고 반문한다. 어찌 보면 이것 또한 나 스스로 만든 습(習)인지도 모르지만, ‘사진가’가 훨씬 더 세상에 깊이 발을 들여놓은 것 같아 나는 사람들이 나를 조금 더 세속적인 ‘사진가’로 불러주길 바란다. 어찌 되었든 내가 살아온 3분의 2를 나는 사진과 뒹굴며 살아왔다. 얼마 전에 분신 같았던 자동차와 이별을 했다. 여기저기 부딪치고 찢어진 상채기로 고물에 불과했지만, 평균적인 자동차 수명의 두 배를 넘기고도 씩씩하게 동행했기에 이별을 감당하는 데에 시간이 생각이상으로 많이 들었다. 사람이든 사물이든 정이 들면 떨치기가 쉽지 않다는 걸 또 한 번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포항도 그랬다. 산과 바다가 가까워 훌쩍 떠나려는 생각을 실천하는 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사진집으로 『자리밭마을의 신화』, 『목선』, 『뒤안』, 『경주양남 주상절리 파도소리길』을 펴냈고, 포항MBC와 불국사, 양동마을, 이두문자 등 24편의 다큐멘터리 제작에도 참여했다. 현재는 1999년에 설립한 포항예술문화연구소 소장을 맡아 구도심 중심가인 육거리에 십 년째 터를 잡고, 오고가는 문화예술가들의 사랑방에서 구수한 커피 한 잔을 권하며 밤새도록 문화와 예술에 대한 바라기를 이야기하고 있다. 『경주양남 주상절리 파도소리길』을 함께 쓴 정혜 작가는 나를 ‘시간을 자유자재로 조종한다’고 한다. 아마도 그녀가 포항 송도 태생이라 그리 이야기 하는 것 같다. 송도에 대한 추억을 가진 사람들에게 나는 꽤나 유명한 사진가다. 1990년부터 오늘까지 ‘포항 송도’를 촬영해오고 있다. 모노크롬으로 환생된 ‘송도’의 시간들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지 만날 수 있다는 게 아주 매력적이다. 송도 출신이 아니더라도 어디선가 낯익은 골목과 바람의 시선을 감지해내는 사람들을 볼 때면 희열마저 느낀다. ‘사진’은 정지되었지만 그 속에 내밀하게 품은 이야기는 수만의 보따리다. 그동안 포항과 서울 등지에서 치룬 「자리밭의 신화」, 「목선」, 「송도」 개인전에서 만난 사람들의 경우도 고향과 세대가 다르고, 삶의 터전이 공유가 안 되어도 산업사회의 회고, 즉 ‘기억’이라는 모티브를 갖고 있기에 감동이 크다고 말한다. 그들 말의 거의가 칭찬일색이라 하더라도 지난 시간에 대한 추억만은 어느 부분은 일맥상통했을 것이다. 나는 작업을 할 때에는 세 가지 주제에 집중한다. 첫째로 산업사회에 대한 반성과 회고다. 부정적인 반성이 아니라 보낸 것에 대한 연민이 반성이라는 또 다른 얼굴로 나타난다. 둘째로 ‘내’ 자신의 정체성이다. 적어도 시대의 유행을 좇지 말아야 한다는 뚝심과 가장 ‘안성용다운’에 접근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셋째로 예술과 비예술 사이의 경계에 주목한다. 예술은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생각의 표현이 그 자체로 예술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예술은 예술작품으로서의 표현의 질과 생각에 관한 집중에 의해 결정된다. 조금 더 덧붙이자면, 생각의 표현으로서의 예술의 의미는 보편적이고 추상적인 것뿐만 아니라 특별하고 사실에 기반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이러한 관점에서 나의 작업과 다큐멘터리 사이에 연결점이 있다.
  • ⓒ안성용 Seong Young An
  • ⓒ안성용 Seong Young An
    포항 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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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항 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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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항 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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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항 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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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항 송도
지난 시간의 뒷골목에 대한 애착

안 성 용(사진가)

나는 누군가를 처음 만날 때면, ‘사진가 안성용’이라고 인사를 한다.
어떤 사람의 경우는 ‘사진작가’나 ‘사진가’가 거기서 거기고, 그 말이 그 말이지 않냐?고 반문한다. 어찌 보면 이것 또한 나 스스로 만든 습(習)인지도 모르지만, ‘사진가’가 훨씬 더 세상에 깊이 발을 들여놓은 것 같아 나는 사람들이 나를 조금 더 세속적인 ‘사진가’로 불러주길 바란다. 어찌 되었든 내가 살아온 3분의 2를 나는 사진과 뒹굴며 살아왔다.
얼마 전에 분신 같았던 자동차와 이별을 했다. 여기저기 부딪치고 찢어진 상채기로 고물에 불과했지만, 평균적인 자동차 수명의 두 배를 넘기고도 씩씩하게 동행했기에 이별을 감당하는 데에 시간이 생각이상으로 많이 들었다. 사람이든 사물이든 정이 들면 떨치기가 쉽지 않다는 걸 또 한 번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포항도 그랬다. 산과 바다가 가까워 훌쩍 떠나려는 생각을 실천하는 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사진집으로 『자리밭마을의 신화』, 『목선』, 『뒤안』, 『경주양남 주상절리 파도소리길』을 펴냈고, 포항MBC와 불국사, 양동마을, 이두문자 등 24편의 다큐멘터리 제작에도 참여했다.
현재는 1999년에 설립한 포항예술문화연구소 소장을 맡아 구도심 중심가인 육거리에 십 년째 터를 잡고, 오고가는 문화예술가들의 사랑방에서 구수한 커피 한 잔을 권하며 밤새도록 문화와 예술에 대한 바라기를 이야기하고 있다.
『경주양남 주상절리 파도소리길』을 함께 쓴 정혜 작가는 나를 ‘시간을 자유자재로 조종한다’고 한다. 아마도 그녀가 포항 송도 태생이라 그리 이야기 하는 것 같다.
송도에 대한 추억을 가진 사람들에게 나는 꽤나 유명한 사진가다. 1990년부터 오늘까지 ‘포항 송도’를 촬영해오고 있다.
모노크롬으로 환생된 ‘송도’의 시간들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지 만날 수 있다는 게 아주 매력적이다. 송도 출신이 아니더라도 어디선가 낯익은 골목과 바람의 시선을 감지해내는 사람들을 볼 때면 희열마저 느낀다.
‘사진’은 정지되었지만 그 속에 내밀하게 품은 이야기는 수만의 보따리다. 그동안 포항과 서울 등지에서 치룬 「자리밭의 신화」, 「목선」, 「송도」 개인전에서 만난 사람들의 경우도 고향과 세대가 다르고, 삶의 터전이 공유가 안 되어도 산업사회의 회고, 즉 ‘기억’이라는 모티브를 갖고 있기에 감동이 크다고 말한다. 그들 말의 거의가 칭찬일색이라 하더라도 지난 시간에 대한 추억만은 어느 부분은 일맥상통했을 것이다.
나는 작업을 할 때에는 세 가지 주제에 집중한다.
첫째로 산업사회에 대한 반성과 회고다. 부정적인 반성이 아니라 보낸 것에 대한 연민이 반성이라는 또 다른 얼굴로 나타난다.
둘째로 ‘내’ 자신의 정체성이다. 적어도 시대의 유행을 좇지 말아야 한다는 뚝심과 가장 ‘안성용다운’에 접근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셋째로 예술과 비예술 사이의 경계에 주목한다. 예술은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생각의 표현이 그 자체로 예술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예술은 예술작품으로서의 표현의 질과 생각에 관한 집중에 의해 결정된다.
조금 더 덧붙이자면, 생각의 표현으로서의 예술의 의미는 보편적이고 추상적인 것뿐만 아니라 특별하고 사실에 기반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이러한 관점에서 나의 작업과 다큐멘터리 사이에 연결점이 있다.
오늘도 나는, 내가 만나는 시간을 가두지 않고 자유롭게 바람을 영위하길 바라며 거리로 나선다.
松島(송도)

원래 그림이 그러했듯이, 사진은 그림보다 뛰어난 어떤 대상의 시각적 복사, 재현 그리고 사실적 기록수단이었다. 그러나 그림이 그러했듯이, 사진은 언제부터인가 원래의 위와 같은 기능에 제한 받지 않고 차원을 넘어, 그 작가의 감성과 관념의 발견과 창조, 사물에 대한 통찰의 표현양식으로서의 예술로 재생하게 됐다. 이 사진작품집의 모두에 쓴 작가의 말에서 작가 안성용은 작가로서의 자신의 작업을 중장기적으로 첫째, “산업사회에 대한 반성과 회고”, 둘째, “나의 내면성 문제” 그리고 셋째, “예술과 비예술의 경계”라는 세 가지 서로 다른 주제에 초점을 맞추어 계획하고 있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그의 위와 같은 언명은 1991년부터 2000년까지 그와 함께 포항공대에 적을 두고 있던 내가 캠퍼스에서 학교 행사가 있을 때마다 반드시 만났던 그가 단순한 ‘사진사’, ‘기계적인 시각적 기록사’가 아니라 예술가로서의 사진작가이었음을 말해준다. 그 동안 대학을 갓나온 젊은 사진사로만 알고 있던 그를 15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야 이런 사실을 알기 된 사실이 송구스럽지만 그의 첫 번째 프로젝트의 성과로서의 이 작품집에 관해서 미숙하나마 한 마디를 이렇게 쓰게 된 것이 자랑스럽고도 기쁘다. 그 동안 젊고, 외모가 유난히 깔끔하고 언행이 각별히 단정해서 언제나 인간적으로 호감을 갖고 있었던 터이라 위와 같은 감회는 더욱 크다.

예술은 필연적으로 관념의 표현이지만 모든 관념적 표현이 자동적으로 예술이지는 않다, 한 예술작품으로서의 표현의 특징과 한 관념의 구상성에 있으며, 그러한 표현의 가치는 그 관념의 깊이, 그 관념의 구상솜씨와 독창성에 비추어 결정된다. 관념적 표현으로서의 예술의 의미는 보편적 즉·추상적 이 아니라 단독적 즉· 구체적이다. 이런 차원에서 볼 때 사진작가 안성용의 작품이 보여주는 특징은 “산업화에 대한 회고와 반성”라는 문명비판, “삶의 내면성’이라고 철학적 성찰, “예술과 비예술의 경계”라는 논리적 타당성 등의 추상적 관념으로서가 아니라 1990부터 오늘날까지 살며 일하고 있는 “포항浦項”이라는 지역적 이름으로 보다 잘 들어난다. 왜냐하면 그가 분명히 말하고 있듯이, 이번의 첫째 작품집은 물론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다른 두 개의 작품집도 그의 서로 다른 세 가지 프로젝트의 관념적 주제들은 한결같이 포항 그리고 그곳과 인접한 장소에서 본 풍경, 겪은 경험 및 만난 사람들을 통해서 창조된 것이며, 앞으로도 적어도 얼마 동안은 그럴 것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차원에서 볼 때 포항은 안성용의 레벤스벨트·삶의 세계이자 사진예술의 모태이며, 안성용은 포항이라는 하나의 특정한 지역의 예술사진작가로 봐도 틀임없다. 하지만 그가 위와 같은 뜻에서 포항이라는 한 지역의 작가라는 사실은 그의 작품의 의미를 보편적이 아니라 상대적인 시점에서 해석하고, 그 작품의 가치를 궁극적이 아니라 주변적인 기준에 비추어 평가해야 함을 결코 함축하지 않는다. 종교, 철학 그리고 과학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지적 가치가 보편적 진리이고, 윤리학이 궁극적인 탐구하는 도덕적 가치가 보편적 공동 선이듯이, 예술이 궁극적으로 창조하고자 하는 예술적 가치는 특수한 지역의 특수한 사람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인류가 공유할 수 있는 미학적 가치이다. 포항에서 활동하는 작가 안성용과 그곳의 경험을 소재로 한 그의 사진 작품, 더 정확히, “긴 발톱을 가진 여자”라는 부제가 달린 그의 작품집인 [松島]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 작품집의 주제가 작가자신의 표현대로 “선업화에 대한 회고와 반성”에 있다면, 그것은 작가의 이념적 초점이 산업화가 상징하는 근대과학문명에 대한 냉철한 인식과 고발에 맞추어져 있음을 말해준다. 근대문명이 인류에게 가져 온 물질적, 사회적 및 문화적 혜택을 부정할 이는 없다면, 그 이면에 존재하는 자연의 파괴, 빈부의 극심한 격차, 정신적 가치의 물질적 가치에의 종속, 도덕적 가치의 황폐화, 실존적 고독 등으로 나타난 어두운 이면에 눈을 감을 수 있는 이도 없다. 산업화된 사회는 빛과 어둠의 양면을 갖고 있다면 오늘날의 산업화에 성공한 한국에서 포항, 더 정확히는 포항의 일부로서의 송도만큼 그러한 두 가지 모순된 양상을 함께 들어내는 고장은 존재하지 않는다. 현재 포항은 세계에서 첫째, 둘째를 다투게 된 거대한 첨단 제철소의 소재지로 우뚝 서서 현대산업문명을 상징하는 50만에 가까운 인구의 도시로 성장했다. 하지만 이 사진작품집에 첨부된 역사학자 김일광 씨의 기록에 의하면 송도는 포항과 떨어진 5 개의 작은 섬 중의 하나였으며, 한 세기 전만해도 10호도 안 되는 어부들이 정어리, 오징어 등 해물을 잡으면서 가난하지만 평화롭게 살수 있었던 아름다운 곳이었다. 6.25 전쟁 때의 격전으로 포항이 황폐했었음에도 백사송림白沙松林으로 이름난 해수욕장으로 사람들이 전국에서 모여 들던 휴양지였다.

이 작품집에 담은 송도의 면모들은 이런 과거의 모습과는 정반대의 해변가 낙후된 어촌의 뒷골목 풍경이다. 이런 송도의 낙후성은 이 작품집에 자주 나타나는 바다 저쪽의 높이 솟은 포항제철의 굴뚝 숲과 대조되어 더욱 부각된다. 그러나 [해녀의 집], [조개를 가지고 가는 해녀], [멸치를 말리는], [동백꽃 주인], [개인택시 운전자의 쉼터], [생선박스를 수리하는 고물장수], [술 취해 자는 사람]등에서 서민들의 소박하면서도 성실하고 고달프면서도 정직한 삶의 모습을 발견하고, [송도를 기억하는 사람], [벤치에 앉아 있는 연인], [여신상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 등에서 아직도 죽지 않고 남아있는 낭만을, [곤충채집용 도구를 든 아이], [눈싸움을 하는 사람들], [자전거 위에서 우는 아이], [풀라후프를 가지고가는 아이], [모래찜을 하는], [임신한 여자]에서 동심, 웃음 그리고 삶의 원초적 기쁨을, 이 사진집의 부제인 “긴 발톱을 가진 여자”의 주인공으로서 미신 때문에 끔직하게 긴 발톱을 깍지 않는다는 [두터운 옷을 입은 여인]이나 큰 화물선이 멀리 바라보이는 모래사장에서 [굿하는 사람]을 찍은 사진에서 재발견한다. 이 모든 것들은 산업화 과정에서 회고로만 남아 있는듯했던 한 세기, 아니 반 세기 전까지 만해도 상존했지만 이제는 완전히 사라진 것 같았던 전원적 송도의 흔적과 그곳에 남아 있는 반근대적 전통적 믿음을 보존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흔적들의 귀중한 인간적 가치는 이제 송도는 물론 포항시 전체, 그리고 그곳 동해안의 전통적 과거 속에서 우뚝 군림해서 서서 산업화와 아주 현대적 세계관을 상징하는 포항제철의 굴뚝, 그것의 그늘로서의 너절한 해변의 모습과 대조되어 있다.

이 작품집에서 볼 수 있는 위와 같은 관념적 대조는 과거의 송도, 과거의 포항, 산업화 이전의 삶의 양식에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현대물질문명을 반성하면서, 그것의 참된 의미를 다시금 비판적으로 생각하기에 충분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예술은 단순한 이념이나 주장이기 전에 언어적 구조물이며, 모든 구조는 나름대로의 질서, 조화, 스타일을 함축하는 동시에 그러한 것들의 결과물이다. 한 예술작품에서 그것의 관념적 내용이 중요하지만 그와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그러한 내용을 구현하는 표현의 형식미 즉 작품의 논리적, 감각적 가치를 통합하는 구조적 즉 미학적 가치이다. 예술은 미학적으로 아름다워야 한다는 것이다. 작가 안성용이 찍은 송도의 사진들에 담긴 사람들, 물건들, 장면들은 그 자체만을 따로 떼어 놓고 볼 때 그 어느 것도 예술작품의 이 같은 조건을 충분히 만족시키지 못한다. 통상적인 관점에서 볼 때 그것들은 거이 누추하고, 값싸고, 빈곤하고, 조잡하다. 그러나 예술에 있어서 진짜 아름다움은 그냥 아름다운 즉 깨끗하고, 예쁘고, 비싸고, 달콤한 것들이 아니라 오히려 그와는 반대되는 것인 경우가 많다. 고호의 작품들이나 피카소의 그림들, 지아고메티의 인물상들이 백남준의비디오예술작품들은일상적척도에비추어결코아름답지않다. 예술작품의 이뿐 물것들이 아니며, 예술적 아름다움은 그것을 구성하는 지적, 정시적, 삼각적, 논리적 다양한 개별적 요소들과 그것들의 각기 가치들 간에 존재하는 구성적 관계의 신선하고도 긴장된 구조적 조화이다. 이런 점에서 이 작품집에 담긴 안선용의 사진들은 보면 볼수록 아름다우며, 그 아름다움은 부, 권력 그리고 인간의 자연 지배를 상징하는 포항제철의 높은 굴뚝의 숲과 그러한 존재들의 그늘에서 물질적으로 소외된 송도마을과 그 속에서 물질적으로 소외된 가난한 해녀들 혹은 지적으로 낙후되어 정신이상현상을 나타내는 “긴 손톱을 가진 여자”들 사이에 존재하는 조화로운 긴장된 대조와 대립을 축으로 한 사진작품의 미학을 구현된다.

2016년 8월 박이문 –연세대 특별초빙교수
경일대학교 사진영상학과 졸업
대구대학교에서 사진학 석사와 조형학 박사과정 수료
포항공대 10년 화보집, POSCO 중국공장연차보고서, 자리밭마을의 신화, 목선, 뒤안, 경주양남파도소리길 등 출판
MBC와 불국사, 양동마을, 이두문자등 24편 이상의 다큐멘터리 제작
현재 포항예술문화연구소 소장으로 재직하면서 포항을 중심으로 작품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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