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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05
2017.03.12 19:52

윤정미 Jeongmee Yoon

조회 수 297 추천 수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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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제목 공간-사람-공간’ 시리즈('Space-Man-Space' Series)
전시기간 2017. 3. 10 ~ 5. 7
전시장소 상업화랑
갤러리 주소 서울시 중구 을지로 143번지, 4층, 을지로 3가 6번출구에서 세운대림상가 방향으로 50미터
관람시간 목~일 1-6시
이 사진들은 2000-2002년동안 한국의 서울에 위치한 인사동, 청계천 등에 있는 사람들을 각자의 일터를 배경으로 하여 촬영한 사진들이다. 먼저, 인사동이라 하면 떠오르는 것은 외국인들이, 한국의 ‘전통적’인 물건들을 많이 파는 곳이라고 하여, 한국에 오게되면 꼭 방문하는 곳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사실 그곳에 진열되어 팔고 있는 물건들은 실제로는 진짜 한국의 전통 골동품 등이 아니라 중국이나 동남아 등지에서 갖고 온 물건들이다. 현재 인사동에 넓게 분포되어 있는 ‘전통 무엇 무엇’ 등은 전통이라는 것을 내세워 상업적으로 많이 변형된 형태로 팔리고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또, 특이할 만한 점은, 요즈음은 한국의 1960-70년대의 물건들을 골동품화하여 팔고 있기도 하다. 또한 인사동에 있는 상점에 있는 물건들의 배치들은 비싸고 정말 값진 것들은 점점 뒤로 물러나고 싸구려 기념품들이 도로 앞으로 나오는 배치구조로 변하고 있으며, IMF 이후 전통적인 표구 등을 취급하는 상점에서 기념품 가게로 직종을 바꾸는 사람들도 늘어났다고 한다. 또, 인사동과는 여러 가지 면에서 다른 물건들을 취급하는 청계천은 이곳에서 여러 가지 부품들을 사서 우주선을 만들 수 있다는 유머가 나올 정도로 각양 각색의 여러 가지 공구들, 부품들을 파는 곳으로 유명하다. 나는 이러한 각각의 특별한 배경을 가진 인사동과 청계천의 모습들을 조리개를 최대한 조여서 찍어줌으로써, 내 사진에 나오는 인물들과 그 인물들의 배경이 되는 일터에 진열된 물건, 환경, 세밀한 부품 같은 것들이 마치 하이퍼리얼리즘 회화를 보는 듯 뚜렷하게 보이게 촬영하였다. 그리하여 상점에 진열된 물건들과 인물이 섞여서, 사진 속의 인물이 물건에 묻혀서 두드러져 보이지 않는다. 또한 어떤 직업을 가진 사람(주인)이나 상점에 고용된 사람은 그 인상, 복장 등 외모에서 풍겨 나오는 모습과, 그 장소에서 파는 물건, 환경 등과 매우 유사함을 발견하게 된다. 예를 들면 어떤 가게에 가면 그 주인, 종업원들의 얼굴, 복장은 정확히 그 가게의 수준과 일치한다. 그것은 자신이 알지 못하는 사이에 그 직업에 순응되는 측면도 있으며, 자신이 의식적으로 자신의 직장, 상점의 분위기에 옷, 화장, 머리스타일 등 외모를 맞추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 즉, 자신이 처한 환경에 자신을 맞추는 것이다. 이것은 사람들이 어떤 유행이 있으면 의식/무의식적으로 따라가는 그런 대중심리와 같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것은 마치 동물, 곤충들의 세계에서 모방무늬/보호색을 연상시킨다. 상점의 인물들 역시 배경 속에 자신을 은폐시키는 모방무늬 곤충과 같은 그러한 심리가 있는 것 같다. 더 나아가 그 인물들의 표정/성격 또한 그의 직업에 정확하게 일치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것은 성격의 유형학이라 할 수 있으며 이런 미세한 점 역시 인물의 표정에 나타난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라는 공간 속에서 본인이 촬영한 인물들이 살아가고 있는 직장/상점이라는 공간은, 그 인물들이 어쩌면 자신들의 집보다도 더 많은 시간을 그곳에서 보내기 때문에 마치 자신을 보여주는 것 같다. 또한 사람들은 세월이 흐르면서 자신에게 사회적, 경제적으로 적합한 직업을 택하게 된다. 그것은 어느 한 순간에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마치 태어나면서 그 운명이 결정된 것처럼 느껴지듯이 자연스럽게 여러 시기와 기회를 거치며 형성되는 것이다. 그러기에 본인이 촬영한 사진에 찍힌 인물과 그 인물의 배경이 되는 상점 안의 풍경은 그 인물과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인 것이다. 본인은 사람들과 배경을 현재 서울이라는 도시에서 볼 수 있는 유형학적 사진으로 보여주기 위해, 찍히는 인물들에게 일어선 포우즈나 앉아있는 포우즈나 약간 자연스러운 듯하면서도 기념사진적인 포우즈를 취하게 한다. 이 작업은 근대성의 문제, 보통 권력(기관)에 의해 행해지는 사회전반에 깔려있는 분류, 체계, 수집에 대한 반(反)의식이다. 본 작업은 사진의 반복적인 측면, 양적인 측면을 극대화하여 과학이나 체계 속에서 볼 수 있는 아카이브를 본인의 아카이브로 만드는 것이다.
  • ⓒ윤정미 Jeongmee Yoon
    공간-사람-공간_을지로, 서울, C-Print
  • ⓒ윤정미 Jeongmee Yoon
    공간-사람-공간_청계천, 서울, C-Print
  • ⓒ윤정미 Jeongmee Yoon
    공간-사람-공간_을지로, 서울, C-Print
  • ⓒ윤정미 Jeongmee Yoon
    공간-사람-공간_을지로, 서울, C-Print
  • ⓒ윤정미 Jeongmee Yoon
    공간-사람-공간_관훈동, 서울, C-Print
  • ⓒ윤정미 Jeongmee Yoon
    공간-사람-공간_관훈동, 서울, C-Print
  • ⓒ윤정미 Jeongmee Yoon
    공간-사람-공간_인사동, 서울, C-Print
  • ⓒ윤정미 Jeongmee Yoon
    공간-사람-공간_견지동, 서울, C-Print
  • ⓒ윤정미 Jeongmee Yoon
    공간-사람-공간_견지동, 서울, C-Print
  • ⓒ윤정미 Jeongmee Yoon
    공간-사람-공간_내곡동, 서울,C-Print
  • ⓒ윤정미 Jeongmee Yoon
    공간-사람-공간_내곡동, 서울,C-Print

‘공간-사람-공간’ 시리즈('Space-Man-Space' Series)


윤정미(JeongMeeYoon)


재료: 사진(Photography), C-Print
제작년도 : 2000-2002

이 사진들은 2000-2002년동안 한국의 서울에 위치한 인사동, 청계천 등에 있는 사람들을 각자의 일터를 배경으로 하여 촬영한 사진들이다.

먼저, 인사동이라 하면 떠오르는 것은 외국인들이, 한국의 ‘전통적’인 물건들을 많이 파는 곳이라고 하여, 한국에 오게되면 꼭 방문하는 곳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사실 그곳에 진열되어 팔고 있는 물건들은 실제로는 진짜 한국의 전통 골동품 등이 아니라 중국이나 동남아 등지에서 갖고 온 물건들이다. 현재 인사동에 넓게 분포되어 있는 ‘전통 무엇 무엇’ 등은 전통이라는 것을 내세워 상업적으로 많이 변형된 형태로 팔리고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또, 특이할 만한 점은, 요즈음은 한국의 1960-70년대의 물건들을 골동품화하여 팔고 있기도 하다. 또한 인사동에 있는 상점에 있는 물건들의 배치들은 비싸고 정말 값진 것들은 점점 뒤로 물러나고 싸구려 기념품들이 도로 앞으로 나오는 배치구조로 변하고 있으며, IMF 이후 전통적인 표구 등을 취급하는 상점에서 기념품 가게로 직종을 바꾸는 사람들도 늘어났다고 한다.
또, 인사동과는 여러 가지 면에서 다른 물건들을 취급하는 청계천은 이곳에서 여러 가지 부품들을 사서 우주선을 만들 수 있다는 유머가 나올 정도로 각양 각색의 여러 가지 공구들, 부품들을 파는 곳으로 유명하다.
나는 이러한 각각의 특별한 배경을 가진 인사동과 청계천의 모습들을 조리개를 최대한 조여서 찍어줌으로써, 내 사진에 나오는 인물들과 그 인물들의 배경이 되는 일터에 진열된 물건, 환경, 세밀한 부품 같은 것들이 마치 하이퍼리얼리즘 회화를 보는 듯 뚜렷하게 보이게 촬영하였다. 그리하여 상점에 진열된 물건들과 인물이 섞여서, 사진 속의 인물이 물건에 묻혀서 두드러져 보이지 않는다. 또한 어떤 직업을 가진 사람(주인)이나 상점에 고용된 사람은 그 인상, 복장 등 외모에서 풍겨 나오는 모습과, 그 장소에서 파는 물건, 환경 등과 매우 유사함을 발견하게 된다. 예를 들면 어떤 가게에 가면 그 주인, 종업원들의 얼굴, 복장은 정확히 그 가게의 수준과 일치한다. 그것은 자신이 알지 못하는 사이에 그 직업에 순응되는 측면도 있으며, 자신이 의식적으로 자신의 직장, 상점의 분위기에 옷, 화장, 머리스타일 등 외모를 맞추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 즉, 자신이 처한 환경에 자신을 맞추는 것이다. 이것은 사람들이 어떤 유행이 있으면 의식/무의식적으로 따라가는 그런 대중심리와 같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것은 마치 동물, 곤충들의 세계에서 모방무늬/보호색을 연상시킨다. 상점의 인물들 역시 배경 속에 자신을 은폐시키는 모방무늬 곤충과 같은 그러한 심리가 있는 것 같다. 더 나아가 그 인물들의 표정/성격 또한 그의 직업에 정확하게 일치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것은 성격의 유형학이라 할 수 있으며 이런 미세한 점 역시 인물의 표정에 나타난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라는 공간 속에서 본인이 촬영한 인물들이 살아가고 있는 직장/상점이라는 공간은, 그 인물들이 어쩌면 자신들의 집보다도 더 많은 시간을 그곳에서 보내기 때문에 마치 자신을 보여주는 것 같다. 또한 사람들은 세월이 흐르면서 자신에게 사회적, 경제적으로 적합한 직업을 택하게 된다. 그것은 어느 한 순간에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마치 태어나면서 그 운명이 결정된 것처럼 느껴지듯이 자연스럽게 여러 시기와 기회를 거치며 형성되는 것이다. 그러기에 본인이 촬영한 사진에 찍힌 인물과 그 인물의 배경이 되는 상점 안의 풍경은 그 인물과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인 것이다.

본인은 사람들과 배경을 현재 서울이라는 도시에서 볼 수 있는 유형학적 사진으로 보여주기 위해, 찍히는 인물들에게 일어선 포우즈나 앉아있는 포우즈나 약간 자연스러운 듯하면서도 기념사진적인 포우즈를 취하게 한다.

이 작업은 근대성의 문제, 보통 권력(기관)에 의해 행해지는 사회전반에 깔려있는 분류, 체계, 수집에 대한 반(反)의식이다. 본 작업은 사진의 반복적인 측면, 양적인 측면을 극대화하여 과학이나 체계 속에서 볼 수 있는 아카이브를 본인의 아카이브로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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