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 이규철이 일곱 번째 개인전을 연다.
이규철은 일찍이 다큐멘터리의 사실성에 실존적 감수성을 짙게 부여한 작품들을 발표하며 주목을 받았다. 입대한 청년들의 생생한 병영생활을 역동적인 쇼트로 찍은 <군인, 841의 휴가>(2002), 증도의 소금밭에 어른거리는 노동과 생태를 교차시킨 <달빛, 소금에 머물다>(2007), 굿이라는 무속 의식의 현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뜨거운 발원發願과 긴장을 포착한 <굿―징소리>(2014)가 그것이다.
관찰자적 응시와 참여적 밀착이 굳게 결합한 이규철의 사진은 집합적 무의식의 언저리를 건드린다. 그의 사진들에서 우리는 절대규율의 세계로 소집된 병사였고, ‘삼천리강산’에 피고 지는 질긴 풀잎이었으며, 신령스러운 굿으로 생의 불안과 공포를 다스리려는 의뢰자였다.
그런 그가 이번엔 몽골의 초원을 관람객 앞에 펼쳐놓는다.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75킬로미터 북동쪽에 위치한 테렐지. 몸과 마음이 함께 머문 그곳에서 거두어온 사진들이다.
사진가 이규철이 일곱 번째 개인전을 연다.
이규철은 일찍이 다큐멘터리의 사실성에 실존적 감수성을 짙게 부여한 작품들을 발표하며 주목을 받았다. 입대한 청년들의 생생한 병영생활을 역동적인 쇼트로 찍은 <군인, 841의 휴가>(2002), 증도의 소금밭에 어른거리는 노동과 생태를 교차시킨 <달빛, 소금에 머물다>(2007), 굿이라는 무속 의식의 현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뜨거운 발원發願과 긴장을 포착한 <굿―징소리>(2014)가 그것이다.
관찰자적 응시와 참여적 밀착이 굳게 결합한 이규철의 사진은 집합적 무의식의 언저리를 건드린다. 그의 사진들에서 우리는 절대규율의 세계로 소집된 병사였고, ‘삼천리강산’에 피고 지는 질긴 풀잎이었으며, 신령스러운 굿으로 생의 불안과 공포를 다스리려는 의뢰자였다.
그런 그가 이번엔 몽골의 초원을 관람객 앞에 펼쳐놓는다.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75킬로미터 북동쪽에 위치한 테렐지. 몸과 마음이 함께 머문 그곳에서 거두어온 사진들이다.
몽골의 국립공원이기도 한 테렐지는
삼림과 괴석, 강물과 야생화 군락지를 품은 드넓은 초원지대다.
작가는 2011년부터 세 차례 테렐지를 찾았다.
시간이 성큼 뜀을 뛰듯이, 그곳에 발을 디딜 때마다 우여곡절과 갈망과 깨달음도 뒤얽혔다.
전시장에 걸린 사진들에는 눈 풍경이 많다. 작가는 온통 흰색이 된 설원을 5월 아침, 게르의 문을 열어젖히며 발견했다. 봄에 찾아온 눈, 밤사이 탈바꿈한 풍경은 작가의 가슴을 깊이 건드렸다.
사진으로 밥벌이한 20여 년 세월.
작가는 목울대까지 차오른 삶의 무게를 내려놓고 카메라를 들었다.
그동안 그렇게 수없이 사진을 찍었으면서도, 새롭게 눈이 뜨이는 것 같았다.
눈眼을 덮고 있던 한 꺼풀 막이 벗겨졌다고나 할까?
작가는 무엇을 찾는지도 모르게 온갖 것을 찍었다.
세상을 덮듯이 내린 눈雪 위에서 흔들리거나, 바스락거리거나, 움직이는 초원의 존재들…….
갈구하듯이, 춤을 추듯이 셔터를 누르는데
잇달아 질문이 밀려왔다.
여기 있는 온갖 것들은 왜 내 앞에 있는가?
어찌하여 나는 이곳에 닿았는가?
긴긴 세월 눌리고 깎인 바위가 침엽수의 날선 바늘잎과 어우러진다.
먹을 것을 찾는 마소가 머리를 깊이 수그려 풀을 뜯는다.
그 사이사이, 사람은 걷거나 선 채로 초원의 생태에 익숙한 자세를 취한다.
흰 눈이 베푼 백지 위에서 모든 “있는” 것들이 몸을 부려놓는데,
이규철의 진실 찾기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눈의 표면과 눈의 이면, 덮였을지도 드러났을지도 모르는 진실을…… 그렇게…….
이규철은 일찍이 다큐멘터리의 사실성에 실존적 감수성을 짙게 부여한 작품들을 발표하며 주목을 받았다. 입대한 청년들의 생생한 병영생활을 역동적인 쇼트로 찍은 <군인, 841의 휴가>(2002), 증도의 소금밭에 어른거리는 노동과 생태를 교차시킨 <달빛, 소금에 머물다>(2007), 굿이라는 무속 의식의 현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뜨거운 발원發願과 긴장을 포착한 <굿―징소리>(2014)가 그것이다.
관찰자적 응시와 참여적 밀착이 굳게 결합한 이규철의 사진은 집합적 무의식의 언저리를 건드린다. 그의 사진들에서 우리는 절대규율의 세계로 소집된 병사였고, ‘삼천리강산’에 피고 지는 질긴 풀잎이었으며, 신령스러운 굿으로 생의 불안과 공포를 다스리려는 의뢰자였다.
그런 그가 이번엔 몽골의 초원을 관람객 앞에 펼쳐놓는다.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75킬로미터 북동쪽에 위치한 테렐지. 몸과 마음이 함께 머문 그곳에서 거두어온 사진들이다.
몽골의 초원 테렐지 눈이 오면 눈에 덮이고, 눈이 녹으면 대지가 드러나고……
몽골의 국립공원이기도 한 테렐지는
삼림과 괴석, 강물과 야생화 군락지를 품은 드넓은 초원지대다.
작가는 2011년부터 세 차례 테렐지를 찾았다.
시간이 성큼 뜀을 뛰듯이, 그곳에 발을 디딜 때마다 우여곡절과 갈망과 깨달음도 뒤얽혔다.
전시장에 걸린 사진들에는 눈 풍경이 많다. 작가는 온통 흰색이 된 설원을 5월 아침, 게르의 문을 열어젖히며 발견했다. 봄에 찾아온 눈, 밤사이 탈바꿈한 풍경은 작가의 가슴을 깊이 건드렸다.
사진으로 밥벌이한 20여 년 세월.
작가는 목울대까지 차오른 삶의 무게를 내려놓고 카메라를 들었다.
그동안 그렇게 수없이 사진을 찍었으면서도, 새롭게 눈이 뜨이는 것 같았다.
눈眼을 덮고 있던 한 꺼풀 막이 벗겨졌다고나 할까?
작가는 무엇을 찾는지도 모르게 온갖 것을 찍었다.
세상을 덮듯이 내린 눈雪 위에서 흔들리거나, 바스락거리거나, 움직이는 초원의 존재들…….
갈구하듯이, 춤을 추듯이 셔터를 누르는데
잇달아 질문이 밀려왔다.
여기 있는 온갖 것들은 왜 내 앞에 있는가?
어찌하여 나는 이곳에 닿았는가?
한 꺼풀 벗겨진 눈眼에 들어온 설원
긴긴 세월 눌리고 깎인 바위가 침엽수의 날선 바늘잎과 어우러진다.
먹을 것을 찾는 마소가 머리를 깊이 수그려 풀을 뜯는다.
그 사이사이, 사람은 걷거나 선 채로 초원의 생태에 익숙한 자세를 취한다.
흰 눈이 베푼 백지 위에서 모든 “있는” 것들이 몸을 부려놓는데,
이규철의 진실 찾기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눈의 표면과 눈의 이면, 덮였을지도 드러났을지도 모르는 진실을…… 그렇게…….
雪 裏 求 真
설 리 구 진
눈 속에서 참 진을 찾는다.불면의 밤이다.
지난 밤 또 지난 시간들을 들추어본다.
무엇이 어떠하여 여기에 있나?
무엇을 찾고 있나?
송곳의 날들은 심장을 비켜가
고통으로 내몬다.
아프고 아프다. 아리고 아리다.
2011년,
나는 몽골로 떠났다.
우여곡절의 사건들로 테렐지에 숨어들었다.
적막의 테렐지, 고요의 테렐지, 별들의 테렐지
몽골리아는 거의 그러하다.
오월의 이른 새벽
게르 문을 열어 내다본 눈 덮인 테렐지.
어제 보았던 그곳이 아니었다.
비현실의 이불로 포근히 포근히 잠자고 있었다.
살금살금 다가가
말의 지친 걸음,
포르르 날아오르는 새들의 지저귐,
어미를 찾는 어린 양의 간헐적 울음,
나무와 나무 사이에 머무른 낙타들,
사람이 그 풍경으로 살며 스쳐가는 극명함(!)을 훔친다.
훔치려 하지 않았건만 훔칠 수밖에 없었다.
나는 풍경 속에 있지 않았기에
길 떠나와 머물다 가는 지친 사진가이다.
오월의 눈은 오래 머무르지 않았다.
풍경은 이내 겨울에서 봄으로 돌아와
풍경이 있고 풍경이 없음에 대한
새로운 질문을 남기고 갔다.
아직도
직업 사진가로 하루하루를 버틴다.
나는 오월의 눈을 찾아
가을을 헤매고
겨울도 헤맨다.
이규철 Lee, Kyuchel
1969 전북 진안 출생
1987 대구 경북고 졸업
1994 중앙대 사진학과 졸업
현재
한국폴리텍대학 서울 강서 캠퍼스 디지털컨텐츠학과 사진이론 강의
라이카코리아 사진 강좌 강의
내셔널 지오그래픽 사진 아카데미 강의
사진예술 편집위원
AZA 스튜디오 운영
개인전
2018 <눈 속에서 참 진을 찾는다>, 라이카 스토어 강남(서울)
2017 <아지아-이규철 컬렉션>, 류가헌(서울)
2015 <땅의 소리>, 갤러리 브레송(서울)
2014 <굿―징소리>, 스페이스22(서울)
2009 <사진가 이규철을 만나다>, 포스 갤러리(서울)
2007 <달빛, 소금에 머물다>, 갤러리 룩스(서울)
2002 <군인, 841의 휴가>, 스페이스 사진 갤러리(서울)
단체전
2017 수원국제사진축제 - 주제전 작가(수원)
2016 수원국제사진축제(수원)
2016 대구국제사진비엔날레(대구)
2016 태국 치앙마이 사진페스티벌(태국)
2015 수원국제사진축제(수원)
2015 중국 핑야오 국제사진페스티벌(중국)
2015 전주국제사진제(전주)
2010 봄 봄 봄 - 갤러리 류가헌(서울)
2008 NC-cell - 백혈문화재단, 성보갤러리(서울)
2008 수목금토, 건희 갤러리(서울)
2008 창원 아시아 미술제, 성산아트홀(창원)
2006 미소, 백혈문화재단, 토포하우스(서울)
2006 새사회연대 제3회 인권전, 신한갤러리(서울)
2005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주빈국 행사 <한국의 소설가> 동영상전(독일)
2005 인권위원회 인권사진프로젝트 중국동포, 신한갤러리(서울)
2004 동강사진페스티벌 다큐멘터리사진가 33인전, 학생체육관(영월)
2004/2002/2001/1999, 출판사진가협회전, 후지포토살롱(서울)
2003 경기문화재단 초청 사진전, 경기문화재단 전시실(수원)
2002 제14회 조국의 산하전 <공유>, 관훈갤러리(서울)
2001 포토저널리즘 페스티벌, 포토아이갤러리(서울)
2001 경기문화재단 개관 초대전, 경기문화재단 전시실(수원)
2001 도자기 엑스포 사진전, 인천국제공항 특별전시장(인천)
2000/1999 젊은사진가전, 문화예술회관(대구)
1995 서울시립미술관 초대작가전, 서울시립미술관(서울)
기타
2017 아모레퍼시픽 설화수 콜라보레이션 작가(아이 에센스 2017)
2015 중국 하얼빈 세계의 한국 사진가 작업
2012 여수엑스포 화보집 - 사진가
2010 경기도 2010 화보집 - 사진가
2002 경기문화재단 특별 기금 대상자 선정
1997 내셔널 지오그래픽 워크숍, 워싱턴(미국)
사진집
2017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한국의 절》 사진집 출판 (대한불교 조계종 주관)
2015 《굿, 징소리》, 도서출판 눈빛
2005 《같이 왔으니 같이 가야지예》, 도서출판 이른아침
《어디 핀들 꽃이 아니랴》, 현실문화연구
《여행하는 나무》, 청어람
2002 《군인, 841의 휴가》, 도서출판 가각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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