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수범. 평범-굴업도 성명서(Banality- Manifesto of Gulupdo). 2014. 63x53cm. Pigment ink print on fine art paper
#2 이수범. 평범-굴업도 성명서(Banality- Manifesto of Gulupdo). 2014. 63x53cm. Pigment ink print on fine art paper
#3 이수범. 평범-굴업도 성명서(Banality- Manifesto of Gulupdo). 2014. 63x53cm. Pigment ink print on fine art paper
#4 이수범. 평범-굴업도 성명서(Banality- Manifesto of Gulupdo). 2014. 63x53cm. Pigment ink print on fine art paper
#5 이수범. 평범-굴업도 성명서(Banality- Manifesto of Gulupdo). 2014. 63x53cm. Pigment ink print on fine art paper
굴업도가 써내려갈 오늘과 내일
- 굴업도에 대한 사진과 영상의 콜래보레이션
자연의 원형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는 섬 ‘굴업도’. 서쪽으로는 파도가 만들어낸 절벽이 장관을 이루고 동쪽으로는 소금이 깎아낸 바위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독특한 지형과 아름다운 절경을 감상하려면 인천에서 뱃길로 서너 시간 남짓 들어가야 한다. 십여 가구만이 거주하는 탓에 그나마 섬까지 닿는
여객선도 많지 않다. 그렇기에 이 섬에는 천연기념물인 검은머리물떼새가 날아들고 왕은점표범나비, 애기뿔소똥구리가 자유롭게 뛰어
논다.
이런 조용하고 평화로운 섬은 그 뒤로 굴곡진 역사를 감추고 있다. 민어 파시가 한창이던 1920년대 초까지는 식민지의 부유한
섬으로서 일본 정부의 간섭을 받아야 했고, 90년대에는 방사성폐기물 관리시설 건립 후보지로 선정되어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이후 다시 평화를
되찾는 듯 했으나 2006년 한 대기업이 섬 전체를 사들여 해안언덕에 골프장을 짓고 관광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결코 인간만의 것이
아닌 작은 섬 굴업도는, 자연의 주인 행세를 하는 인간들에 의해 오랜 아픔을 겪고 있다.
굴업도를 자연의 품으로 돌려주기 위해
2009년부터 건축가 김원을 중심으로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모여 ‘굴업도를 사랑하는 문화예술인 모임’을 만들었다. 다양한 분야의 문화예술인들은
굴업도를 무대 삼아 무용, 음악, 사진 등 여러 문화예술활동을 펼침으로써 이 섬이 처한 현실을 세상에 알리고자 노력해 왔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지난 2012년 갤러리 류가헌에서는 굴업도를 사랑하는 문화예술인 모임과 함께 뜻을 모아 사진전 ‘굴업도의 바람’을 기획하고 전시한 바
있다.
지난 전시에 이어 올해에도 류가헌은 문화예술인들과 함께 굴업도를 알리는 전시를 개최한다. 세가지 각각 다른 장르의 예술로
굴업도의 현재와 미래를 묘사한 사진·영상·설치미술 전시인 ‘섬을 찾는 사람들’展이 바로 그것이다. 이번 전시는 굴업도라는 공감대를 갖고 다른
장르의 작가가 각각의 방식으로 섬의 현재와 미래를 기록한 콜래보레이션 전시이다.
이수범 작가는 호주에서 활동하며 환경에 적응하는
인간과 자연을 주제로 한 포스트모더니즘 형태의 작업을 지속해 온 사진가로, 환경오염이 극심했던 선박 수리 전용 섬에서 예술섬으로 거듭난 시드니의
코카투 섬을 기록한 경험을 갖고 있다. 지금도 아픈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한국의 굴업도가 자연스레 작가의 관심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이수범 작가는 굴업도의 자연경관을 기록하는데 초점을 두기 보다는 앞으로 굴업도의 한 가지 대안이 될 수 있는 코카투 섬과 굴업도의 현재를
교차시킴으로써 섬이 직면한 고통과 사유화에 대한 대응의 메시지를 담아낸다.
전시와 함께 상영되는 민병훈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너를 부르마’는 개발위기에 처한 굴업도의 현실을 담아내면서 사진작가 김중만의 여정을 주로 좇는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코리아시네마스케이프
섹션에 선정돼 공개된 이 영화는 굴업도의 외적 풍경과 인물의 내적 심상을 병치시키며 환경과 생명이라는 화두를 꺼내든다(김영진 전주국제영화제
수석프로그래머). 2012년 ‘아! 굴업도’라는 영화를 통해 굴업도의 모습을 처음 영상작품으로 승화시킨 민병훈 감독은 이번 영화를 통해 다시 한
번 굴업도를 상기시키고 섬이 자연 그대로의 원형을 보존하기 바라는 염원을 드러낸다.
여기에 이수범 작가는 류가헌 갤러리 전체를
굴업도가 처한 현실을 보여주고 미래지향적인 컨셉트를 함께 반영한 굴업도의 모습을 형상화한 설치미술을 보여준다. 따라서 관람객에게는 설치와 영상,
사진이 함께 어우러진 굴업도를 경험할 수 있는 ‘예술적 체험’이 기대된다.
세 작업은 다른 형식으로 표현되었지만 굴업도가 안고 있는
현재의 문제와 미래의 모습을 고민한다는 점에서는 맥락을 같이한다. 다양한 관점과 방식으로 굴업도를 시각화하여 사람들에게 알린다는 점에서
‘굴업도의 바람’展에 이어 ‘섬을 찾는 사람들’展 역시 의미를 갖는다. 전시는 7월 29일부터 8월 17일까지 3주간 류가헌에서 계속
이어진다. 전시 문의 : 류가헌 02-720-2010 |
굴업도 예술공동구역 선언
글 이수범 주거생활을 위한 환경의 개혁과 개발을 추구함은 인간의 본능 중 하나일 수 있다.
그러나, 특정 지역의 개발을 계획함에 반드시 대상 지역 주민의 생활문화와 자연환경을 우선으로 생태계 파괴에 영향을 미치는지 등의 심도있는 분석이
선행되어야 하고, 무엇보다 인간 존중 정신이 근본이 되어야 할 것이다.
삶의 터전을 이루며 살아오던 주민의 생활, 문화 및 자연의
중요성을 외면한 체 이익 창출의 목적으로 개발 계획이 특정 지역의 주위 환경과 부조화를 이루게 될 것이 분명함에도 유흥과 향락을 위한 건설이
계획되고 시행된다면 이는 지극히 이기적이고 파괴적인 발상이며 자연에 역행하는 일일 것이다 .
굴업도의 자연과 문화를 보호하려는
뜻있는 이들의 노고와 이의 결실로, 굴업도는 여전히 본래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게 약한 몸살을 앓고 있지만, 개발계획이 지연되고 있는 지금의
시점에서 장기적인 계획 하에 현실적으로 가장 적합한 실천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고, 대안을 실행으로 옮겨, 더이상 사욕과 합당치 않은 정책에
시달리지 않는 자연의 섬 굴업도가 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 믿는다.
이번, 류가헌 갤러리의 기획으로 굴업도 관련 영화상영 및
나의 컨템포러리 사진 전시회 콜래보레이션을 공동으로 준비하며 , 굴업도의 이슈와 자연을 소개함은 물론, 나아가 굴업도를 테마로 한 현대적인 예술
활동이 서울의 겔러리에서 보다 많은 관객들에게 소개될 수 있다는데 큰 의미를 둔다. 이러한 형태의 예술활동이 굴업도의 미래에 지대한 관심이 있는
여러 단체 및 행정기관의 뜻을 모아 조직적으로 기획되고 가장 현대적인 컨템포러리 예술활동을 중심으로 대중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여러
프로그램들까지, 국내외 전문 예술인들이 교류할 수 있는 기회와 여건이 조성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러한 행사들이 굴업도의 자연 및
생활환경과 어우러지며 특색있는 예술섬 굴업도를 그대로 보존하는데 기여한다면, 이것이 아마도 굴업도를 사랑하는 예술인들의 염원일 것이라 믿고,
굴업도의 미래를 위한 적절한 대안이 아닐까 생각한다.
대중은 대중문화와 예술에 목말라 있지 않다. 대한민국 전국 어디에서도 어렵지
않게 활동에 직접 참여하거나 경험할 수 있도록 대중을 위한 문화와 예술의 활동 기회와 시설은 부족하지 않다고 본다. 굴업도가 평범함을 넘어
천혜의 자연을 뽐내는 섬이 분명하다면, 굴업도의 남은 주민과 이 섬을 사랑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열망이 그러하다면 이곳엔, 이 섬의 품격에 걸맞은
특별한 색깔이 있어야 할 것이다.
대중은 포용력이 넓다. 군중은 예술가들보다도 더 높은 기대를 품고 드러내지 않은 채 평범한 삶을
사는 환경의 주인들이자 권력자 들이다. 어디서나 쉽게 접할 수 없는 특별한 기회와 가치가 제공되는 곳이라면, 뱃길 세시간 거리는 그다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예술인들이 계획하고 운영하며 작품을 교류하는 작은 예술섬 굴업도! 정치적 구속, 경제적
빈곤, 종교적 타부 사이를 오가며 대중과 호흡할 수 있는 신선한 공기와 같은 영혼과 시도를 좋아하는 천성을 지닌 예술인들과 이들의 그룹이 힘을
모으면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자연은 스스로 억지스런 변화를 시도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굴업도를 아끼고 지키고자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분명 이미 많은 부분 전국토가 도시화되었고 이러한 현대문화의 생활환경 속에서 잃어가고 있는 무언가를 그 섬에서 찾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예술섬 굴업도를 방문하는 모든 사람들이 이곳의 환경을 통하여 휘청거림 없는 소박함을 경험할 수 있도록 내내 지금 그대로인 섬으로
지켜지길 바라며 전시회를 준비한다. |
이수범 Roy Subum Lee
이수범 작가는 호주에서 활동하며, 도심화 되어가는 인간의 생활 환경과
이와 관련된 인간의 심리적 반응을 주제로 컨셉추얼한 컨템포러리 사진과 설치를 지속해온 작가이다. 일상생활에서 주로 사용되는 테크놀로지 부산물인
오브제들을 작품에 인용하는 그는 최근 사진작품 시리즈를 통하여, 이를 대하는 사람들의 심리적 반응들을 시각언어로 표현하고 있다. 부산에서
예술고등학교를 졸업하였고,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를 졸업한 그는 본인의 작품활동과 함께, 1990년대초 서울에서 조각실을 운영하며 모뉴멘트
조형물들을 제작하였고 94년 호주로 이주하였다. 이후 96년, 호주 뉴사우스 웨일즈대학교(UNSW) 미술 대학원에 입학하여 작품활동을
지속하였으며, 환경에 적응하는 인간과 자연에 컨셉트를 맞춘 포스트모더니즘 형태의 작업을 하였다. 이수범은 현재까지 30여회 이상의 그룹
전시회를 가진바 있고, 97년 대학원 재학 중 조각 개인전을 가진바 있다. 호주한인미술협회, 시드니한인 사진협회 등등 한인 예술가 그룹이
호주현지의 예술가들과 교류하는 전시회 등을 기획하였으며, 2014 울산 국제 환경사진 페스티벌에 출품은 물론 호주 사진작가들을 섭외하여 함께
참여하였다. 현재 시드니 소재, 뉴사우스 웨일즈 대학교 사진과 대학원 최종 스테이지에 졸업을 앞두고 있으며, 대학원 프로그램 중 10여점의
대형 사진 시리즈 “Day after day”를 창작하였고, 이 작품들 중 4점이 2014 울산 국제 환경사진 페스티벌에서 전시됐다. ‘섬을
찾는 사람들’展 이후 영국과 스페인에서 별도의 컨템포러리 사진전을 준비하고 있다.
Roy Lee is a contemporary
photomedia artist and sculptor, living and working in Sydney. His recent
series of photographic artworks focuses on visual stories of peoples’
psychological reactions and feelings towards items of technology ? that is,
objects which can be found in our everyday lives.
Roy was born in South
Korea, and his early artistic career began when he entered a design art high
school in Pusan, where he built up skills of drawing, clay modelling, wood
carving and photography. With the completion of his high school diploma, he
moved to Seoul to get into the Fine Art College of Hong-ik University, one of
the most famous art schools in Korea. However, it took him nearly ten years to
complete the Bachelor of Art degree majoring in sculpture because he had to
spend a full three years compulsory army service before returning to complete
the course and then graduating in 1991. Upon graduation, he practiced his
artwork. For a number of years he ran a sculpture studio, commissioning large
monumental statues and other sculptural works.
In the mid-1990s, he
moved to Sydney, and had another chance to pursue academic studies in art. He
enrolled in the Master of Art (Sculpture) degree at the College of Fine Art,
University of New South Wales. From this point on, Roy was deeply influenced by
post-modern art forms, and he began to take an interest in nature and the human
environment. He began to practice installations combining figurative sculptures
and photographic works. He held a solo sculpture exhibition in 1997 during his
Mart course at the College of Fine Art, UNSW, and more than 30 times took part
in group art exhibitions in Australia and Korea.
Roy has been actively
involved in community art events and artists’ group activities. In 1996 he
helped to launch the “Association of Korean Visual Artists in Australia. Since
then he organized a number of art exhibitions in Sydney, Melbourne and Seoul. He
was also one of the founders and is now the leader of the Sydney Korean
Photographic Society, launched in 2012.
Currently, Roy is in the final
stage of the Master of Art (Photomedia) degree at the College of Fine Art,
University of New South Wales in Sydney. During the course, he has created
conceptual contemporary artworks including “Day after Day” a photographic series
of ten large cinematic still images. Some of these artworks have been sent to
Ulsan International Photo Festival in Ulsan. Korea. He also arranged for eight
Australian artists to exhibit their works at this Festival, and looks forward to
fostering a greater level of collaboration between Australian and Korean
artist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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