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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04
2018.03.08 17:43

홍인숙 Hong In Sook

조회 수 248 추천 수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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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제목 서초동 1335 Seocho-dong 1335
전시기간 2018. 3. 28 ~ 4. 3
전시장소 갤러리 나우 gallery Now, Seoul
갤러리 주소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길 39, 관훈동 성지빌딩 3F T. 02. 725. 2930
갤러리 홈페이지 http://www.gallery-now.com
기타 2차 전시 : 2018. 4. 13 ~ 5. 10 GS타워 The Street Gallery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679 GS타워 B1, 1F 로비 (02-2005-1173)
도시의 삶은 ‘속도’로 특징지어진다. 어디론가 바쁘게 걷는 사람들, 급하게 달리는 차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빠르게 변하는 도시의 풍경들. 우리가 사는 집들도 예외는 아니다. 1978년 서초동 1335번지에 세워진 12층 아파트도 이제 수명을 다해 재건축이 예정되어 있다. 하나의 꿈을 담고 있었던 집과 정원은 이제 또 다른 삶을 꿈꾸며 초고층으로 탈바꿈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삶에 새겨진 그 집의 흔적과 기억은 사라지지 않는다. 여기에서 내가 담아내고 기록한 것은 그 흔적의 이미지들이다. 집은 비바람을 피하고 추위와 더위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주는 실용적인 기능만을 갖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에게 집은 심리적 안정과 행복을 느끼게 하는 내적 공간이다. 즉 그것은 사회로부터 돌아와 진정한 나와 마주하는 공간이며, 생존을 위한 경쟁의 논리로부터 벗어나 참다운 삶의 본질을 마주하게 되는 공간인 것이다. 우리를 과거와 연결시켜주고 그 기억들을 소중하게 간직한 집이 머지않아 사라지려 한다. 기억의 단절에서 오는 두려움을 애써 감춘 채 우리에게 소중한 일상을 기록한다.
  • ⓒ홍인숙 Hong In Sook
  • ⓒ홍인숙 Hong In Sook
    서초동 1335 Seocho-dong 1335, 80x120cm, E of 8-Pigment Print, 2011
  • ⓒ홍인숙 Hong In Sook
    서초동 1335 Seocho-dong 1335, 80x120cm, E of 8-Pigment Print, 2017
  • ⓒ홍인숙 Hong In Sook
    서초동 1335 Seocho-dong 1335, 80x120cm, E of 8-Pigment Print, 2011
  • ⓒ홍인숙 Hong In Sook
    서초동 1335 Seocho-dong 1335, 80x120cm, E of 8-Pigment Print, 2017
  • ⓒ홍인숙 Hong In Sook
    서초동 1335 Seocho-dong 1335, 66x100cm, E of 8-Pigment Print, 2010
  • ⓒ홍인숙 Hong In Sook
    서초동 1335 Seocho-dong 1335, 66x100cm, E of 8-Pigment Print, 2017

‘서초동 1335’


홍인숙


도시의 삶은 ‘속도’로 특징지어진다. 어디론가 바쁘게 걷는 사람들, 급하게 달리는 차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빠르게 변하는 도시의 풍경들. 우리가 사는 집들도 예외는 아니다. 1978년 서초동 1335번지에 세워진 12층 아파트도 이제 수명을 다해 재건축이 예정되어 있다. 하나의 꿈을 담고 있었던 집과 정원은 이제 또 다른 삶을 꿈꾸며 초고층으로 탈바꿈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삶에 새겨진 그 집의 흔적과 기억은 사라지지 않는다. 여기에서 내가 담아내고 기록한 것은 그 흔적의 이미지들이다.

집은 비바람을 피하고 추위와 더위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주는 실용적인 기능만을 갖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에게 집은 심리적 안정과 행복을 느끼게 하는 내적 공간이다. 즉 그것은 사회로부터 돌아와 진정한 나와 마주하는 공간이며, 생존을 위한 경쟁의 논리로부터 벗어나 참다운 삶의 본질을 마주하게 되는 공간인 것이다.

우리를 과거와 연결시켜주고 그 기억들을 소중하게 간직한 집이 머지않아 사라지려 한다. 기억의 단절에서 오는 두려움을 애써 감춘 채 우리에게 소중한 일상을 기록한다.

기억의 부피로 확장되는 공간, 서초동 1335번지


우리에게 집은 무엇인가? 살아가는 곳으로서의 집, 사라져가는 곳으로서의 집. 집은 삶이 축적되고 시간이 쌓이는 곳,
희로애락이 벌어지고 지속되는 곳, 다시 시간이 사라지고 삶이 사라지는 곳이다.

서리풀이 많이 자라 이름 붙여진 서초동(瑞草洞) 1335번지는 현재 1970년대 말에 건설된 고층 아파트의 재건축이 한창이다.
풀의 형상을 담은 동네 이름과 달리 온통 아파트와 고층 건물로 가득한 서초동에서 집은 단순히 삶을 영위하는 장소나 공간이 아니었다.
서초동은 근대화와 현대화를 거쳐 생성된 메트로폴리스 서울에서도 더욱 특별한 역사지리적 위상과 사회경제적 의미를 지닌 공간,
그 안에서 집은 가족들이 모이는 공간의 효용성을 넘어 경제적 가치로 바로 환원되는 재화였다. 특히 그것이 아파트라면 더욱.

​ 우리나라에서 일제강점기에 처음 등장한 아파트는 1960년대 경제개발과 도시화 과정에서 확대되기 시작했다.
대한주택공사의 설립은 ‘아파트공화국 대한민국’의 포문을 열었고, 1970년대에는 서울의 주택문제 해결을 위해 대량 공급 체계에 들어간다.
정부는 주택을 선호하는 사람들을 아파트로 유인하기 위해 아파트라는 공간을 부, 세련됨, 새로운 도시적 삶과 연결지었고,
강남 개발과 이주의 과정에서 그러한 이미지는 더욱 강화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아파트는 우리에게 항상 도시민의 욕망과 결핍을 상기시키는 존재였다.
중요한 뉴스가 되는 서울의 재건축 열풍은 아파트가 실제의 공간과 장소를 떠나 새로운 브랜드와 패션을 입는 과정이 되곤 한다

​ 하지만 서초동과 아파트가 대한민국 근대사에서 가지는 특별한 위치에도 불구하고,
작가에게 서초동 1335번지는 환원된 사회경제적 가치로 보여지지 않는다.
촌스럽게 가꿔진 정원과 오랜 시간의 흔적을 담은 낡은 구조물들은 작가가 가진 집에 대한 특별한 의미와 기억, 집의 정의에로 작가를 안내한다.
주어진 공간을 창의적으로 바라보고 재해석하는 사람이라고 할 때, 서초동 1335번지는 어느새 작가를 닮은 공간이 되고 만다.
그런데 그러한 시선은 작가에게만 머무는 것이 아니다.
살았던 아파트에서 이주를 준비하는 이웃들에게도 공간의 의미는 비슷한 것이 된다.
평범한 가정에서 자라 한국 근현대의 일상을 온 몸으로 살아낸 개별 사람들에게 서초동 1335번지는 그들의 기억과 언어 속에서
공유 가능한 특별한 공간이자 장소가 된다.

​ 작가의 사진은 삶의 터전인 집이 사라져가는 과정의 기록이다.
사람들이 떠나가고, 소용을 잃은 물건들이 버려지고, 그 모든 것은 그곳에 살았던 사람들의 기억에만 흔적으로 남는 과정의 기록이다.
그런데 그 기억은 참으로 질기고 강하다. 재건축과 변화된 공간이 기억의 단절 혹은 몰수를 요구함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기억은 질기게도 이전의 공간을 살아가곤 한다.
그것은 마치 아직도 꿈속에서는 유년시절에 살았던 이미 재건축되어 사라진 아파트 단지의 예전 공간을 내내 헤매고 있는 이상한 경험만큼이나
강렬한 것이다. 집은 물적인 장소, 실체적 공간은 이미 사라졌지만, 기억 속에 각인된 장소로 재탄생한다.
그것은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장소에 덧씌워지는 장소성, 의식/무의식 속에 각인되어 존재하는 장소성이다. 그런 의미에서 도시는,
공간을 넘어 비실체적, 기억된 장소성으로 가득 찬 곳이자, 수치로 가늠할 수 없는 무한대의 부피를 가진 공간이 된다.

​ 작가에게 이끌리듯 사진을 찍고, 작품을 만들고, 예기치 않은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은 그저 사진가로서의 작업 과정이 아니었다.
그것은 자신의 기억으로부터 생을 돌아보고 연원을 찾는 과정이었다.
자신의 시선과 감정과 다가섬과 해석의 연원을, 이유를 찾는 녹록치 않은 과정이었다.
그 과정에서 작가는 고독의 무게를, 행복의 뿌리를 발견하였고, 마침내 벗어났으며, 새로운 행복의 길에 설 준비를 하였다.
그러한 찾아감의 과정, 몰입의 과정이야 말로 삶의 도구로서 예술이 우리에게 허락하는 희열일 것이다.

​ 현혜연(중부대학교 사진영상학과)
나는 1955년 서울 용산구 후암동에서 태어나 여러 차례 이사를 다녔다. 한강을 남북으로 수차례 건너다니며 거처를 옮기고, 학업, 직장, 결혼, 출산, 병치레, 부모와 형제를 잃은 슬픔, 수많은 일을 겪으며 먼 길을 온 것 같다. 이제서야 지나온 길을 돌아보니 태어난 곳을 중심으로 15킬로미터 이내에 살고 있었다.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집은 동작구 본동 언덕에 있던 집이다. 높은 곳에 위치하여 대문 앞에 서면 한강 철교가 보이던 곳이었다. 기역 자 모양의 집에 외할머니는 늘 꽃밭을 가꾸시고, 아버님은 수세미 넝쿨로 그늘을 만드셨다. 초등학교 5학년 어느 날 나는 부엌 위 다락에서 보리차를 한 잔 옆에 두고 엎드려 책을 보았다. 가끔 작은 창으로 내려다 본 꽃밭에는 맨 앞줄부터 채송화, 봉숭아, 깨꽃, 분꽃, 맨 뒷줄에 칸나까지 키 순서대로 가지런히 피어 있었다.

결혼하여 남매를 두었고, 은평구 역촌동에 마당이 있는 집을 장만하였다. 집 구경을 하고 온 날 꿈에 철쭉이 가득한 그 집 정원이 보여서 에누리 없이 구입하였다. 봄이면 나물 캐러 가서는 야생화를 이것저것 가져다 심었다. 척박한 땅에서 자라던 꽃에 물을 자주 주니 웃자라서 가을이면 쑥대밭이 되어버렸다. 어느 해 아프리칸 봉숭아꽃이 봄부터 가을까지 핀다고 하기에 서너 판을 심어 놓았다. 고등학생 딸이 지켜보더니 늘 똑같은 얼굴로 피어 있어서 이건 꽃이 아니란다. 싹이 나고 꽃이 피고 시들기도 해야 꽃이란다. 무심히 지나친 줄 알았더니 마당에서 계절을 읽었던 모양이다.

2010년에 남편과 두 아이의 직장 가까운 서초동 1335번지로 이사하였다. 재건축이 예정되어 있어서 2017년 7월 이사 나올 때까지 아파트 정원을 사계절 서성이며 카메라에 담았다. 실내에서 꽃이 지고나면 내놓은 화분들에서 봄이면 새싹이 돋고, 넝쿨 장미는 아파트 이 층까지 타고 올라가 꽃을 피웠다. 용도를 다한 세간이 나와 있으면 삶의 자취와 시간들이 묻어 있어 쉽게 지나치지 못하였다. 지금은 은평구 역촌동에 살던, 지은 지 40년여 년이 된 주택을 다시 지어 살고 있다. 집의 형태는 디귿 자 모양으로 중정을 두었다. 두 사람이 겨우 앉을 만한 작은 정원에는 하루 종일 해가 든다.

홍인숙 Hong In Sook


학력
중부대학교 인문산업대학원 사진영상학과 졸업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미디어영상학과 졸업

개인전
2018 ‘서초동 1335’ (gallery Now 서울)
2018 ‘서초동 1335’ (GS타워 The Street Gallery 서울)
2008 ‘도시공간’ (갤러리 M 서울)

단체전
2017 이마고 사진학회 사진전
2016 중부대학교 사진영상학과 20주년 기념 전시회
2016 12회 이마고회원전 ‘도시와 사진’
2013 경남현대사진 국제페스티벌 (315아트센터 마산)
2012 ‘MEDITATION' (GALLERY GOTO 대구)
2012 경남현대사진 국제페스티벌 (315아트센터 마산)
2011 ‘도시, 사진적풍경 II’ (갤러리아트사간 서울)
2011 주제전 ‘Personal Vision' (갤러리 라메르 서울)
2010 ‘도시, 사진적풍경’ (갤러리아트사간 서울)
2010 ‘동몽이상’ (갤러리 이룸 서울)

작품소장처
2016 중부대학교 고양 캠퍼스 ‘도시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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