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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제목 아버지의 삶
전시기간 2017. 1. 10 ~ 1. 22
전시장소 류가헌 ryugaheon, Seoul
갤러리 주소 서울 종로구 청운동 113-3 (02-720-2010) / 3호선 경복궁역 4번 출구 청와대 방향
갤러리 홈페이지 http://www.ryugaheon.com
관람시간 화~일 10:30am~06:30pm 월 휴관
도시락을 든 광부가 오르막길을 오른다. 막장으로 향하는 인차에 몸을 맡긴다. 인차는 쇳소리를 울리며 내달린다. 어둠을 밝히는 것은 오로지 이마 위 안전등뿐이다. 분진 섞인 검은 땀이 온몸에 흐른다. 막장의 시커먼 어둠을 등지고 나온 광부를 맞이하는 것은 또 다른 어둠이다. 밤이 된 것이다. 몸에 들러붙은 검정 탄가루를 씻어 내린 후 삼겹살에 소주병을 기울인다.... 이십년 동안 끈질기게 광부들의 삶을 좇았던 사진가 박병문의 사진이다.
  • ⓒ박병문 Byungmoon Park
    2, 삼방동 마을
  • ⓒ박병문 Byungmoon Park
    6, 수갱 안에서 기다리는 광부
  • ⓒ박병문 Byungmoon Park
    9, 인차타고 막장으로 가는 모습
  • ⓒ박병문 Byungmoon Park
    10, 막장 작업장 들어가기위한 준비
  • ⓒ박병문 Byungmoon Park
    11, 지하 1400m 막장 작업모습
  • ⓒ박병문 Byungmoon Park
    12, 광부
  • ⓒ박병문 Byungmoon Park
    15, 작업후 퇴근하기위해 나가는 모습
  • ⓒ박병문 Byungmoon Park
    17, 안전등
  • ⓒ박병문 Byungmoon Park
    18, 목욕
  • ⓒ박병문 Byungmoon Park
    19, 퇴근후 삼겹살에 소주 한잔
올해 온빛이 주목한 사진, 아버지로 투영된 광부의 삶
- 온빛 사진상 수상작 박병문 [아버지의 삶] 1월 10일부터 류가헌에서

도시락을 든 광부가 오르막길을 오른다. 막장으로 향하는 인차에 몸을 맡긴다. 인차는 쇳소리를 울리며 내달린다. 어둠을 밝히는 것은 오로지 이마 위 안전등뿐이다. 분진 섞인 검은 땀이 온몸에 흐른다. 막장의 시커먼 어둠을 등지고 나온 광부를 맞이하는 것은 또 다른 어둠이다. 밤이 된 것이다. 몸에 들러붙은 검정 탄가루를 씻어 내린 후 삼겹살에 소주병을 기울인다.... 이십년 동안 끈질기게 광부들의 삶을 좇았던 사진가 박병문의 사진이다.

사진가의 아버지도 광부였다. 기억 속에 희미해져가는 광부 아버지와 장성 탄광촌의 풍경들이, 카메라를 들자 선명해졌다. 광부들의 그림자마다 아버지가 어른거렸다.

한 때 찬란하고 풍요롭던 탄광촌은 이제 쇠락하고 기울어 그 마지막을 앞두고 있었지만 거기에는 여전히 과거를 기억하는 이들이 살고 있었고, 지하 수천 미터 갱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었다. 광부들을 따라 들어간 막장에서 박병문은 짐작으로만 알고 있던 아버지의 시간들과 마주했다.

“아버지를 생각하니 사진을 허투루 찍을 수가 없었다.”는 말처럼 그는 아침부터 밤까지 탄광과 막장 안의 모든 시간들을 촘촘히 기록했다. 분진이 날려 눈앞이 부옇게 가려졌지만, 그의 카메라 렌즈를 가리진 못했다.

그렇게 탄광과 광부들의 삶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사진 [아버지의 삶]은 2016년 다큐멘터리 사진가들이 수여하는 상인 제6회 온빛사진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아버지로 대표되는 숱한 광부의 삶에 대한 작업은 ‘대중적 주목을 받지 못하더라도 의미 있는 스토리를 발굴, 사진으로 기록하여 사회적 소통과 공감을 이루고자 한다’는 온빛 다큐멘터리 사진가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매년 온빛상 수상작에 대한 전시 지원을 이어오고 갤러리 류가헌이 새로 이전 개관한 청운동에서도 온빛과의 인연을 이어간다. 2017년 1월 10일부터 박병문 사진전 [아버지의 삶]을 전시함으로써, 그동안 다큐멘터리 사진에 보여 온 애정을 지속해가는 것이다.

전시작은 총 40여 점이며, 지금 이 순간도 몇 년 후면 폐광이 예견된 탄광에서 광부들의 지워지지 않는 마지막 흔적들을 기록하고 있는 박병문의 새로운 작업 일부가 함께 선보여질 예정이다.

전시자료 02)720-2010
어린 시절 탄광촌에서 살면서 보고 느끼고 들었던 수많은 기억들이 뇌리에 그대로 보존 되어 있다. 여기 저기 흩어진 석탄 부스러기들이 냇물과 섞여서 거무내가 되어 흐르던 모습, 삼삼오오 모여 출근하고 퇴근하는 광부들의 모습이 어렴풋하다.

검은 얼굴에 하얀 이를 보이시며 퇴근하시는 아버지 손에는 가끔 괴탄이 들려 있었고, 그 괴탄으로 불을 지펴 저희 5남매의 든든하고 따끈한 버팀목으로 계셨다. 가끔 이중교위에 “까시랑카”가 지날 때면 간간이 떨어지는 석탄 부스러기들을 주우러 나갔던 어릴 적 기억과 뒷마당 검은 땅 위에서 술래잡기 하던 그 개구쟁이 시절, 비가 오면 검은 탄들이 흘러 내려 골목길은 질퍽질퍽해서 늘 검은 신발이 되었던 기억을 되짚으며 구석구석을 바람처럼 누비며 다녔었다.

숨소리도 벅찬 낮 시간은 거대한 기계소리와 사람 사는 소리로 왁자지껄 하지만 숨을 죽인 밤이 되면 탄광촌은 또 다른 불빛들이 차지하게 되고, 하얀 가로등이 주인이 되고 사물은 조연이 되어 그저 주시할 뿐이었다. 검은 사람들로 검은 도시가 번창하여 인심 또한 넉넉했던 탄광촌은 석탄 합리화 정책이후로 쇠퇴하여 많은 사람들이 탄광촌을 떠났고, 하나 둘 폐업하는 탄광으로 인하여 그 잔해들은 시간을 거꾸로 당기고 있었다.

지하의 검은 세상, 땀방울조차도 검게 빛나는 그 검은 공간에서 가족의 생계를 두 어께위에 짊어지고 사셨던 광부 1세대 아버지. 30년 전에 광부를 퇴직하신 아버지, 검게 얼룩진 옷으로 퇴근하시는 아버지의 모습을 채웠던 기억을 하나씩 꺼내어 카메라에 차곡차곡 담았다.

습한 막장에서 하루의 시작과 끝을 맺는 그들만의 삶을 20년간 사진으로 모질게 담아 왔었다. 막장사고가 나면 모두가 가슴 졸이며 서로를 위로 해 주고 다독였다. 피넷골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흥복사에는 막장 사고로 돌아가신 광부들의 극락왕생과 안위를 위해 광부가족들이 자주 찾고 있는 절이다. 흰 눈이 덮이고 연탄불에 된장국이 끓으면 황금색 보자기에 도시락을 싸주며 무사히 귀가하기를 출근하는 광부의 뒷모습을 보며, 가슴 졸이는 것이 광부 동네의 아침 일상이었다. 빙판이 된 출근길에 흔들거리는 도시락을 들고 가족의 무게까지 짊어진 광부의 어께는, 너무나도 버거워 보였다.

우리나라 탄광산업의 원동력이었고 절망을 희망으로 바꾼 광부들, 그들이 일궈낸 희망으로 산업 전사로 기억되고 있는 점에서 우리는 기억해야 할 것이다. 긴 세월 강한 지열로 인해 비 오듯 흐르는 땀과 어둡고 습한 막장에서의 작업으로 인해 남은 건 숨을 조여 오는 진폐의 고통 뿐 이였다. 앞으로 몇 년 후면 폐광이 예견된 탄광, 그 폐광의 중심에서 광부들의 지워지지 않는 마지막 흔적들을 기록하고 촬영할 예정이다.

이 땅에 아름답지 않은 아버지는 없다고 했다. 광부 1세대들의 노고를 우리는 기억해야 할 것 이다.
박병문 Byungmoon Park

박병문은 강원도 태백 출생으로, 어린 시절 광부였던 아버지를 통해 기억하는 광부들의 삶을 태백 철암지역을 중심으로 20년간 다큐멘터리 프로젝트로 진행하고 있다. 탄광촌에서 자라면서 광부로 정년퇴임한 아버지의 흔적과 기억을 사진으로 기록하고 있다. 2010년 제24회 ‘강원도사진대전’ 대상과 2013년 제1회 ‘최민식사진상’ 특별상 대상을 수상했으며, 2014년 “아버지는 광부였다”(경인미술관, 서울), 2015년 “검은 땅 우금(于今)에 서다”(갤러리 브레송, 서울), 2016년 “아버지의 그늘”(갤러리 브레송, 서울) 등의 개인전과 기획전을 연 바 있으며, 같은 이름의 사진집을 냈다.
1. 내 고향 장성
예전의 공화동으로써 제가 어릴 때 살았던 동네입니다. 근대문화 유산으로 지정된 이중교 다리 위에는 지금도
까시랑카가 지나가고 있으며 장성 광업소가 이곳에 있습니다.

2. 삼방동
광산촌의 대표적인 거주 동네이며 지금은 다수의 건물들이 철거되고 없는 상태이다.
눈마저 내리는 날이면 따뜻했던 옛 기억이 되살아납니다.

3. 저탄장 선탄시설
이 건물 내에는 선탄부가 근무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1935년 일제 때 만들어진 건물이며 등록 문화제 21호로 지정되어 있다

4. 출근 하는 광부
도시락을 들고 미끄러운 길을 터벅터벅 출근 하는 광부의 뒷모습 입니다.
맥없이 늘어진 어께는 어릴 적 아버지를 보는듯하여 가슴이 아팠던 장면입니다.

5. 갱구 앞 광차
막장에서 캐내어진 탄을 싣기 위해 갱구 안으로 들어가는 광차.
수없이 오가던 길이지만 광부는 늘 긴장감을 늦출 수 없습니다.

6. 수갱 안에서 기다리는 광부
지하막장으로 가기위해 엘리베이터 기다리는 광부모

7. 수갱 안 운전실 내부
수갱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운전실 내부입니다.
광부는 눈에 힘을 줍니다.

8. 지하 1000m 갈림길
여기에서 좌측으로 인차를 타고 더 가야만 막장에 도달할 수 있다.
오른쪽에 광부 휴게실 겸 탈의실이 아득하게 보인다.

9. 인차 타고 출근 하는 모습
더운 기운이 훅~ 끼쳐오고 인차는 막장으로 재빠르게 출발한다.
레일소리와 앞만 주시 할 뿐이다.

10. 출근 직후 분주한 모습
늦은 식사를 하는 광부,
작업 일지를 체크하는 광부
그렇게 하루를 준비한다.
1초도 허투루 하지 않는다.

11. 지하 막장작업
숨을 컥컥 막는 텁텁한 공기, 앞을 막아서는 분진들,
잘잘한 소음을 내는 벨트위에 탄을 쏟아 넣는다.
검은 탄에 안전등은 은빛마냥 빛날 뿐이다.

12. 나는 광부이다.
온몸에 달라붙은 분진으로 인해 숨소리는 거칠어지고
안전등만 조용히 어둠을 비출 뿐이다.
주시하는 눈동자에 힘이 실린다.

13. 막장 굴진 작업
먹먹한 귀, 온 몸의 검은 땀과 분진, 그래도 해야만 한다.

14. 갱차
거무죽죽한 광부의 얼굴에 피로가 역력하고
안전등 불빛에 주시한다.
광부 퇴근시간 맞추어 기다리는 까시랑카 운전자와 안전 관리자의 대화

15. 작업 후 퇴근하기 위해 나가는 모습
광차가 지나가는 길에 광부도 지나간다.
굽어진 갱도, 퇴근하기 위한 발걸음에 힘이 들어간다.

16. 갱구 밖 교대 하는 모습
피로가 역력한 긴장한 얼굴과 안도의 환한 표정의 광부들의 교대 시간이다.
입 벌린 이 광부는 사진 찍지 말라며 욕하는 모습.

17. 안전등
막장에서의 길잡이 안전등을 충전기에 꽂으며 하루를 정리한다.
내일을 위하여.

18.목욕
하루 일과를 마치고 제일 행복을 느낄 때가 목욕이다.
모든 걸 내려놓고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광부는 타들어가는 몸에 물을 들이 붓는다.
검은 물이 몸을 타고 흐르면 뽀얀 속살이 드러날 것이다.

19. 퇴근 후 삼겹살에 소주
검은 탄가루를 씻어주는 삼겹살.
상추쌈이 우겨 들어가고 여흥의 젓가락노래가 흥얼거린다.

20. 편안한 야경모습
숨소리마저 방해될 것 같은 밤,
따스함 속에 내일을 기다린다.
'온빛 다큐멘터리'는 2011년 사진가들이 함께 한국다큐멘터리 사진의 활성화를 위해 뜻을 모아 사진의 본질인 기록성을 다시 돌아보면서 사진을 통해 이 시대를 보다 깊이 있게 해석하기 위해 모인 사진가 단체이다. '온빛 다큐멘터리'를 통해서 대중과 올바른 소통을 이루어 사진의 사회적 역할을 확대함과 동시에 한국다큐멘터리사진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으리라 믿고 있다.
다큐멘터리 사진은 시대의 진정한 기록이자 미래에 과거를 돌아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사료가 되며, 지금 이 순간에도 다큐멘터리 사진가들은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는 사건들과 인류의 기쁨과 고통, 그리고 인간의 존귀함을 열정적 의지로 담아내고 있다.
우리들은 대중적 주목을 받지 못하는 의미 있는 스토리를 발굴, 사진으로 기록하여 사회적 소통과 공감을 이루고자 한다. 동시대인들의 삶에 대한 정보 공유, 인간 삶에 대한 깊은 이해와 공감에서 비롯하여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사회적 변화에 '온빛 다큐멘터리'가 소중한 밑거름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초대 회장 박하선(2011-2012), 2대 회장 故 권태균(2013-2014)의 뒤를 이어 차기 온빛 다큐멘터리 회장으로는 조대연(광주대학교 사진영상학과 교수)가 선출되었다.

[온빛사진상]은 다큐멘터리사진 작업을 하고 있는 누구나 응모할 수 있으며, 사회적인 다큐멘터리사진 뿐 아니라 순수 다큐멘터리, 생태-자연 다큐멘터리, 포토저널리즘 등 사실적인 기록 사진에 기반한 작가의 세계관을 보여줄 수 있는 사진이면 자유롭게 응모할 수 있는 상으로 온빛 다큐멘터리 회원 사진가들이 선정하는 사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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