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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제목 여기, 우리가 만나는, Here we meet
전시기간 2023. 2. 6 - 3. 3
전시장소 SPACE MM
갤러리 주소 서울 중구 을지로 지하 12 시티스타몰 새특 4-1호
e도록 http://www.ephotoview.com/eBooks/10503
갤러리 홈페이지 http://www.spacemm.net
관람시간 월-금 13-19시, 토요일 예약제. 일,공휴일 휴무
이번 전시 제목 '여기, 우리가 만나는'은 존 버거(John Berger)의 '여기, 우리가 만나는 곳'이라는 작품명을 오마주하여 지었습니다. 존 버거는 이 작품에서 각 장소마다 떠오르는, 자신과 인연이 있었던 과거의 인물들을 현재로 소환해 함께 장소의 경험을 공유합니다. 저는 한 개인이 가지고 있는 극히 사적이고 은밀한 경험과 기억을 특정된 장소에 투영하여 진행되는 이 작품을 읽으면서 해당 장소에 대한 개인적 경험을 존 버거와 함께 공유할 수 있었습니다. 리스본에서 죽은 어머니와의 대화를 들으면서 저는 리스본 광장에서 맛보았던 군밤과 우연히 들어간 식당에서 맛보았던 해물밥의 황홀한 식감을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한편, 저는 존 버거가 느낀 우울한 크라쿠프가 아닌,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문으로 한껏 들뜬 활기찬 크라쿠프의 인상을, 마드리드에서는 타파스 바에서 맥주와 무료 안주를 유쾌한 현지인과 함께 즐겼던 제 행복한 경험을 존 버거에게 들려주고 싶어졌습니다.
  • ⓒ한문순 HAN Moonsoon
  • ⓒ한문순 HAN Moonsoon
    해우-소_Pigment Print_66.6x100cm_2023
  • ⓒ한문순 HAN Moonsoon
    브레이크 타임_Pigment Print_61x91cm_2023
  • ⓒ한문순 HAN Moonsoon
    오체투지_Pigment Print_61x91cm_2023
  • ⓒ한문순 HAN Moonsoon
    파파라치_Pigment Print_61x91cm_2023
  • ⓒ한문순 HAN Moonsoon
    사생활침해_Pigment Print_50x70cm_2023
  • ⓒ한문순 HAN Moonsoon
    한입만_Pigment Print_50x75cm_2023
  • ⓒ한문순 HAN Moonsoon
    점핑 캣_Pigment Print_50x75cm_2023
#장면1
"존, 이번 제 전시 작품에 대한 당신의 의견을 말해줄 수 있나요?"
"자네, 내가 이전에 이라크 시인 압둘카림 카시드의 시에 대한 감상을 말해주면서 프랑스 단어인 S.D.F(일정한 주거지가 없이 떠돌아 사는 사람들)에 대해 얘기해 준 것을 기억하나? 자네의 작품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S.D.F 상태를 보여주는 것 같았네. 매일 매일의 삶은 있지만 그걸 둘러싸고 있는 건 공백이고, 그 공백 안에서 수백만 명의 우리는 오늘 홀로 있다고 하지 않았나! 나는 자네 작품에서 동물들이 그런 상태로 있다는 느낌을 받았네." [우리가 아는 모든 언어 中에서 재구성]

#장면2
"존, 그럼 제 작품의 의도를 S.D.F상태인 동물의 현실을 드러내고자 하는 것이라고 판단하고 계신가요?"
"자네, 내가 어려서부터 존경해 마지않아 폴란드를 사랑하게 만든 장본인이 바로 로자 룩셈부르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 않나! 로자 룩셈부르크는 '아무리 다수라고 하더라도 특정 계층을 위한 자유는 전혀 자유가 아니다! 자유는 언제나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자유여야 한다. 정의라는 관념에 대한 열광 때문이 아니다. 자유가 특권이 될 때 그 효용성도 사라질 것이다'라고 하였다네. 그런 맥락에서 자네는 동물들이 진정한 자유를 누리고 있는 아르카디아의 삶을 포착한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네." [풍경들 中에서 재구성]

#장면3
"존, 당신은 제 작품의 의미와 가치가 '동물의 자유'에 기반한다고 생각하신 건가요?"
"자네, 내가 말했던 사진의 의미에 대한 내용을 떠올려보게. 사진은 주어진 상황에서 실행되는 인간의 선택에 대한 증거라고 했지. 사진은 이 특정한 사건, 혹은 보이는 이 특정한 대상이 기록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사진가의 선택의 결과라네. 사진은 사건 자체도 시각 능력 자체도 찬양하지 않는다네. 사진은 작가가 '나는 이것을 보는 행위가 기록으로 남길 만한 가치가 있다고 결정했다'라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네. 결국 자네는 '이 작품이 유심히 들여다 볼 가치가 있다는 작가의 믿음은, 이미 그 안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작가가 보여 주지 않기로 한 모든 것들에 비례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봐야겠지. 이런 점에서 내 의견보다는 자네의 자세가 더 중요한 것 아니겠나?" [사진의 이해 中에서 재구성]

이번 전시 제목 '여기, 우리가 만나는'은 존 버거(John Berger)의 '여기, 우리가 만나는 곳'이라는 작품명을 오마주하여 지었습니다. 존 버거는 이 작품에서 각 장소마다 떠오르는, 자신과 인연이 있었던 과거의 인물들을 현재로 소환해 함께 장소의 경험을 공유합니다. 저는 한 개인이 가지고 있는 극히 사적이고 은밀한 경험과 기억을 특정된 장소에 투영하여 진행되는 이 작품을 읽으면서 해당 장소에 대한 개인적 경험을 존 버거와 함께 공유할 수 있었습니다. 리스본에서 죽은 어머니와의 대화를 들으면서 저는 리스본 광장에서 맛보았던 군밤과 우연히 들어간 식당에서 맛보았던 해물밥의 황홀한 식감을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한편, 저는 존 버거가 느낀 우울한 크라쿠프가 아닌,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문으로 한껏 들뜬 활기찬 크라쿠프의 인상을, 마드리드에서는 타파스 바에서 맥주와 무료 안주를 유쾌한 현지인과 함께 즐겼던 제 행복한 경험을 존 버거에게 들려주고 싶어졌습니다.
어찌 보면, 우리는 자신만의 경험을 은밀히 간직하고 싶어 하기도 하지만, 다른 이들과 공유하고 싶어 하는 욕망도 함께 지니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개인 안에서 은밀히 잠들어 있던 경험이 남들과 공유될 때, 사회적으로 변화되고 다른 이들의 경험과 결합하면서 생명력을 지닐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사진을 찍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의 작품 제목을 오마주한 것은 자신의 경험을 저와 공유함으로써 저의 개인적 경험에 생명을 불어넣어준 존 버거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하기 위한 것입니다. 다만 원래 제목에서 굳이 '곳'을 뺀 이유는 제 작품의 관심사가 '장소'가 아님을 명확히 밝히고자 한 것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생명'에 대한 작업을 해왔습니다. 이번 전시도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기획한 것입니다. '환경과 동물 보호'라는 흔하다 못해 질려버린 식상한 레토릭이 아닌, 저만의 '생명'을 작품에 담아내고자 노력해왔습니다. 제 작품에 등장하는 '생명'은 제가 이제껏 대면했던 '생명'입니다. 작품 속 생명들을 마주하는 순간 동안 개인적으로 만났던 '생명들'을 떠올려 저의 경험과 각자의 에를레프니스가 함께하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존 버거의 작품 내용 중 일부를 인용하면서 마칩니다.

네가 찾아낸 것만 쓰렴.
제가 뭘 찾아낸 건지 끝끝내 모를 거예요.
그래, 끝내 모를 거야. 다만 네가 거짓말을 하는지, 아니면 진실을 말하려고 노력하는지, 그것만큼은 알아야 해. 더 이상은 그걸 혼동하는 실수를 용납할 여지가 없으니까. [여기, 우리가 만나는 곳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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