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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07
2020.08.20 15:33

이용순 LEE Yong Soon 개인전

조회 수 63 추천 수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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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제목 오후에 쓰는 시 / A Poem Written in the Afternoon
전시기간 2020. 8. 19 ~ 8.25
전시장소 갤러리 이즈 gallery is
갤러리 주소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길 52-1 02-736-6669
갤러리 홈페이지 http://www.galleryis.com
관람시간 AM 10:00 ~ PM 7:00
오후에 쓰는 시 / A Poem Written in the Afternoon " 사진은 비유이며 은유이며, 사진은 환유다. 따라서 보이는 모든 색과 형태는 다른 어떤 단어로 치환되어진다. “ 여름의 끝 어느 날, 단어들이 폭우처럼 내렸다. 그러나 그 무렵의 나는 이 것을 받아 쓸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시간이 많이 흐른 뒤 나는 그 여름의 오후를 반추해야했고 마침내는 서툰 몸짓으로 그 것을 사진을 통해 쌓아 갈 수 있었다. 긴 여행에서 나는 상처처럼 빨간 적단풍 나무를 보았다. 내게 그 나무는 온통 그 긴 시간과 공간의 상징이었다. 잎들은 겨울에도 지는 법 없이 눈 더미에 짓눌린 상태로 이따금씩 녹아내리는 눈 사이로 빨간 잎을 상처처럼 드러내고 있었다. 언제나 사막처럼 열린 공간에서 나는 홀로인 나 자신의 고립을 본다. 실은 저 사막은 아무 것도 아니다. 그저 고립되어진 무형상의 내가 지나간 발자취에 불과한 것일 뿐. 적단풍 나무을 바라보던 나와 사막에 서있던 나를 다시 끄집어내어 오늘이라는 시간에 다시 존재하게 하는 것은 슬픈 일이다. 그러나 그 것이 내 본질의 문제임을 자각하기에 나는 피할 의지를 가지지 않는다. 오후가 되면 무엇인가에 짓눌린 나는 다시 여행을 한다. 이 여름의 햇살도 폭우가 지나갔던 그 여름의 오후와 같을까. 2020. 08 이용순
  • ⓒ이용순 LEE Yong Soon
  • ⓒ이용순 LEE Yong Soon
  • ⓒ이용순 LEE Yong Soon
    적단풍 나무의 기억 (A memory of the Red Maple Tree), 100x66 Archival Pigment Print 2020
  • ⓒ이용순 LEE Yong Soon
    적단풍 나무의 기억 (A memory of the Red Maple Tree), 80x100 Archival Pigment Print 2020
  • ⓒ이용순 LEE Yong Soon
    사막에서 (In the Desert), 66x110 Archival Pigment Print 2020
  • ⓒ이용순 LEE Yong Soon
    사막에서 (In the Desert), 66x110 Archival Pigment Print 2020
  • ⓒ이용순 LEE Yong Soon
    자화상 (Self Portrait), 70x113 Archival Pigment Print 2020
  • ⓒ이용순 LEE Yong Soon
    자화상 (Self Portrait), 70x113 Archival Pigment Print 2020
누군가의 작품을 본다는 것은 누군가의 삶을 들여다보는 행위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그 작품을 실행한 사람의 지나온 시간들이 그 것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내어지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랜 지인이자 사진가인 이용순의 글을 쓰는 것이 반가웠다. 더구나 참 오랜만에 그의 사진작품을 대하는 것이기에 그 반가움이 배가된다.

오후에 쓰는 시/ A Poem Written in the Afternoon라는 제목으로 전시된 이번 이용순의
전시는 크게 3개의 소제목으로 나뉘어져있다. 하나는 그의 스타일에 맞는 “자화상”(Self Portrait) 이며 둘째는 “사막에서”(In the Desert), 그리고 남은 하나는 “적단풍 나무의 기억”(A memory of the Red Maple Tree) 이다.

얼핏 다를듯한 느낌의 제목이지만 실은 이들은 어떤 동일한 흐름위에 위치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의 사진은 기억이라는 것을 토대로 한다. 그리고 그 기억은 그 자신의 내적 외적 경험에 의존한다. 그러므로 그는 그의 과거의 경험을 풀어놓기 위한 방법으로 다른 사물들을 선택한다. 그 것은 그의 글에서도 쉽게 인지 할 수 있다.

나는 이미 안다, 작가는 사막을 말하려는 것도, 적단풍 나무를 말하려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아마도 그 힌트는 그가 자화상이라는 작품을 얼핏 드러낸 것에서 암시하는 것이라 여겨진다. 실은 저 사막은 그의 몫이 아니다. 그의 말대로 그의 몫은 그 사막을 바라보며 느끼는 그의 감정일 것이다. 그래서 그는 저 사막이 어디니 라고 묻기보다, 저기에 왜 갔니?, 또는 저긴 어땠니?, 라고 묻는 것이 편할 것이다. 그런 의미는 적단풍 나무도 마찬가지다. 그는 그의 감정 이입을 위해 추억이 서린 그 나무를 기억해냈을 것이다. 그리고 사막과 다르게 여기에서는 그 적단풍 나무를 드러내지도 않는다. 그 것이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도 그의 제목은 적합하다. 그의 사진은 사실 시각이라는 것에 의존하지않고 이미 문학, 특히 시라는 형태에 많이 넘어와 있음을 인지할 수 있다.

시간이 많이 흐른 뒤에 과거를 회상하듯 말해 나가는 그의 사진은 많은 부분 서정적 단어들로 채워 나간 시(Poem)와도 흡사하다. 그러나 그 시는 서정적이라는 단어에 머물기를 거부한다. 그 보다는 나른한 오후와 이미지들이 맞닿아 있다. 그리고 그가 말하는 오후는 또 많은 시간이 지나 회상의 시간에 위치해있는 그 자신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것이 내가 아는 그, 이용순이다. 이 여름의 어느 날 찾아온 이용순의 사진이 아름답다. 나는 여름 어느 날에 그의 사진이 걸린 전시장에서 그가 써 내려간 한 편의 시를 읽을 것이다.

글: 황주리(화가)

오후에 쓰는 시 / A Poem Written in the Afternoon


" 사진은 비유이며 은유이며, 사진은 환유다. 따라서 보이는 모든 색과 형태는 다른 어떤 단어로 치환되어진다. “

여름의 끝 어느 날, 단어들이 폭우처럼 내렸다. 그러나 그 무렵의 나는 이 것을 받아 쓸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시간이 많이 흐른 뒤 나는 그 여름의 오후를 반추해야했고 마침내는 서툰 몸짓으로 그 것을 사진을 통해 쌓아 갈 수 있었다.

긴 여행에서 나는 상처처럼 빨간 적단풍 나무를 보았다. 내게 그 나무는 온통 그 긴 시간과 공간의 상징이었다. 잎들은 겨울에도 지는 법 없이 눈 더미에 짓눌린 상태로 이따금씩 녹아내리는 눈 사이로 빨간 잎을 상처처럼 드러내고 있었다. 언제나 사막처럼 열린 공간에서 나는 홀로인 나 자신의 고립을 본다. 실은 저 사막은 아무 것도 아니다. 그저 고립되어진 무형상의 내가 지나간 발자취에 불과한 것일 뿐.

적단풍 나무을 바라보던 나와 사막에 서있던 나를 다시 끄집어내어 오늘이라는 시간에 다시 존재하게 하는 것은 슬픈 일이다. 그러나 그 것이 내 본질의 문제임을 자각하기에 나는 피할 의지를 가지지 않는다. 오후가 되면 무엇인가에 짓눌린 나는 다시 여행을 한다. 이 여름의 햇살도 폭우가 지나갔던 그 여름의 오후와 같을까.

2020. 08 이용순
이용순은 경기도 광주생으로 시카고 컬럼비아 칼리지에서 사진을 전공했고
뉴욕대학교(NYU) 대학원에서 사진을 전공했으며 서울 뉴욕에서 8번의 개인전과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1995년 사진예술에서 주관한 올해의 사진가상을 받았으며
경기대,한양대, 서울예술대에서 강사를 서울예술대에서 겸임교수와 수원대학교에서
초빙교수를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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